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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7 17:58

어둑한 현관에 불이 켜지고 드러난 얼굴에 호열이는 꽤나 놀라겠지.
정말 미안하다는 얼굴의 정대만이 현관등 아래에 서 있었거든. 

얼마만에 보더라.
북산고 시절 이후로 모임에서 자주 보긴 했었는데 이 사람 감독 부임하고 난 후로는 바빠져서 그마저도...

그새 얼굴이 많이 상했네.
마지막으로 봤을때는 그래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눈에 띄게 헤쓱해진 얼굴의 정대만에 괜히 기분이 이상한 호열이었음.
대만이가 주저하며 꺼낸 말에는 더 기분이 이상해지고 말았지. 

"저...호열아. 정말 미안한데, 당분간 신세좀 질 수 있을까. 나랑 우리 아이가 갈 데가 없어."

아이?

그제야 양호열의 눈에, 정대만의 다리에 대롱대롱 매달려서 말간 얼굴로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는 아이가 들어왔음. 
순간 기분이 확 나빠지는 호열이.

정대만이 아기를 낳았다고?
대체 언제?

그간 연락도 없다가 갑자기 나타나서는,
이렇게 남의 집에 다짜고짜 찾아와서,

다른 남자의 아이를...

다른 남자의 아이?

내가 왜 그런걸 신경쓰-

그순간 머리가 찢어질 듯이 아파오면서 귓가에 들리는 이명에 너무나도 어지러워져서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만 양호열

아, 흣, 아! 호, 호열아...! 안에는, 안에는 안돼...!

제발...일어나...너 없이 내가 어떻게 살아...호열아...


쓰러진 자신에게 허둥지둥 달려와서 부축하는 정대만의 얼굴이 새파랗게 겁에 질려서 무언가를 확인하는 듯한 얼굴이라는 걸 깨닫기도 전에,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아이가...

"아빠?"



호열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