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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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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이게 다... 뭐예요? 장미?”


어떻게 보면 로맨틱하고 어떻게 보면 살짝 고리타분한 구석이 있는 허드너는 왠지 청혼하면서 장미 엄청 쓸 것 같다 캘빈이 연구소에서 퇴근해서 돌아오기 전 현관부터 거실까지 장미꽃잎으로 꾸며놓고 은은한 향이 나는 향초도 켜놓고 (캘빈 알레르기 때문에 벤즈알데하이드 성분 없는 향초로 골랐음) 반지 케이스 들고 기다리고 있을 듯 정작 캘빈은 이걸 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가져왔는지 어떻게 치울지 살짝 고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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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빈, 나랑 결혼해 줄래요?”


허드너가 큼큼 목 가다듬고 정석 포즈로 무릎 꿇은 다음 반지 케이스에서 반지 내밀면서 청혼하는데 청혼받은 사람 표정이 살짝 떨떠름함 뭔가 고민하는 것 같겠지 아니 우리 어제까지도 좋았잖아요 같이 침대에서 사랑을 속삭였잖아요! 허드너는 자기가 성급하게 구는 바람에 모든 걸 망친 걸까 봐 심장이 막 쿵쾅거려서 죽을 것 같았음 그리고 그때 캘빈이 입을 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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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결혼해도 내가 성은 계속 내 성인 ‘에번스’ 써도 괜찮아요? 톰도 알다시피 내가 쓴 논문도 워낙 많고 학계에서는 이 이름으로 유명해서...”


한다는 말이 저거였으면 좋겠다 ㅋㅋㅋㅋㅋ 저명한 닥터 에번스의 고민은 그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소중한 연구 실적을 유지하는 것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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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캘빈, 당신 이름이 뭐든 나는 상관없어요.”


십 년 감수했다는 듯 허탈하게 웃으며 이름 그까짓 거 아무래도 괜찮다는 허드너의 반응에 그제야 캘빈이 마음 놓고 헤헤 웃을 것 같다





허드너캘빈 파월풀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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