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붕이네 언니가 한때 만났던 사람인데 언니는 너붕과 다르게 별명이 얼음공주였을듯. 너붕이 보기엔 그냥 싸가지 없는 건데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도도하다고 얼음공주라고 하는 거 보고 너붕은 옆에서 우웩 하는데 붕붕이 친구들도 다들 붕붕이네 언니 유명하잖아~ 하고 알정도임.
가끔 너붕 통해서도 언니 소개시켜달라는 남자들 있어서 언니한테 물어보면 언니는 그냥 야, 공부 안해? 이럴 듯. 그래서 너붕이 알아서 우리언니는 남자에 관심없고 결혼도 안할거래. 이렇게 얘기하고 다님. 그러다 너붕네 언니 대학가고 너붕은 학교 일찍 마치고 집에 왔는데 집에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신발장에 언니 신발이랑 남자구두가 있을듯. 너붕 언니 집에 왔나보다 아빠도 있나? 하고 놀래켜주려고 살금살금 언니 방문 열었는데 웬 남자랑 언니랑 같이 있어서 너붕 당황할듯. 언니는 오랜만에 동생 보는건데도 너 왜 벌써와? 학교는? 하고 쏘아붙여서 치.. 하고 문 닫는데 언니 얼굴 빨개져 있어서 언니 남자친군가 싶을듯. 괜히 무슨 소리 들리나 싶어서 부엌에 왔다갔다 하는데 화장실 갔다가 나왔더니 그 남자가 방앞에 나와있을듯. 너붕 괜히 싹싹한 척 마실거 드릴까요? 하고 말거는데 남자가 빤히 보더니 안닮았다더니 똑같이 생겼네. 하고 씩 웃을듯. 너붕 언니랑 닮았다니 솔직히 기분 좋아져서 언니 남자친구예요? 하는데 남자가 잠깐 생각하다가 장난스런 표정으로 언니한테 물어봐. 하겠지. 그리고 그순간 언니 나오는데 언니 둘이 같이있으니까 당황하더니 괜히 너붕한테 너 학교 끝나고 온 거 확실해? 내가 학교에 전화해본다? 이래서 너붕은 그래라~ 하고 언니 근데 이 오빠랑 결혼할 거야? 하고 물을듯. 언니가 갑자기 뭐라는 거냐고 화내고 옆에 남자는 소리내서 웃는데 너붕 언니한테 혼날까봐 도망치겠지. 그 후로 그 남자 다시 만난 적은 없는데 언니 대학다니다가 가끔씩 집 들리면 누가봐도 연애하는 여자처럼 얼굴도 더 예뻐지고 옷도 예쁜 거 입고 엄마는 우리 딸 시집갈 때 다 됐다고 너붕한테도 언니처럼 아가씨 옷 좀 입으라고 잔소리하면 너붕 옆에서 우웩 우웩 하겠지. 그래도 언니 저런 모습 보는 게 싫지는 않을듯. 그러다 언니가 바빠서 계속 집에 못온다더니 엄청 오랜만에 왔는데 살도 엄청 빠지고 방안에 들어가서 울기만 해서 엄마아빠가 무슨 일이냐고 걱정하는데 너붕만 언니가 헤어졌구나 짐작할듯. 그리고 몇년 후에 언니가 회사 잘 다니던 중에 갑자기 너붕 아버지가 돌아가실듯. 엄마는 충격에 쓰러지시고 너붕도 울고불고 언니만 묵묵히 상주노릇하겠지. 너붕은 울지도 않는 언니한테 속으로 언니는 슬프지도 않나 자기는 어른이다 이건가 이런 생각도 하는데 그러다 밤늦은 시간에 조문객도 이제 안올때쯤에 언니 전남친이 찾아올듯. 그때서야 언니가 내내참던 울음 그 남자 품에서 터트리는 거 보고 너붕도 같이 울듯. 그리고 언니는 지쳐서 잠들고 너붕이랑 언니 전남친만 남았는데 그 사람이 너붕한테 꼬맹이 오랜만이라고 하겠지. 너붕 언니가 헤어지고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알아서 괜히 미워서 대답 안하는데 언니 잘 부탁한다면서 바로 일어나서 가버릴듯. 그리고 나서 몇년 후에 언니가 결혼할 남자 집에 데려왔는데 누가봐도 티비에 나올 것 같은 1등 신랑감이라 너붕네 엄마도 좋아하고 언니도 행복해 보일듯. 상견례 자리에서 너붕도 어색한 원피스 갖춰입고 앉아있는데 언니는 뭐가 그렇게 좋은지 남자쪽 부모님한테 엄청 웃으면서 잘하는 거 보고 솔직히 언니 안같다고 생각할듯. 게다가 우리언니야말로 내내 전교1등에 얼굴도 예쁘고 동네에서 인기가 얼마나 많았는데 자기가 힘들게 키운 아들 주기 아까운데 억지로 준다고 농담하는 그쪽 부모도 별로임. 솔직히 말해서 언니는 전에 만나던 그 남자랑 더 잘어울림. 너붕도 몇번 본 적은 없지만..
너붕은 언니 결혼준비하면서는 언니가 완전 다른 사람같아서 괜히 언니랑 서먹서먹해 하는데 결혼식 전날에서야 언니 방에서 울음소리나는 거 듣게 될듯. 그래도 다음날 결혼식때 누구보다 행복해 보이는 언니보고 안심하는데 하객 맨 뒷쪽에 언니 전남친와서 잠깐 보다 나가는 건 너붕만 봤을 것 같음

키아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