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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1 19:24



연애 때도 회사 앞까지 온 적은 없는데 결혼 하니까 매일 저녁 차 끌고 회사 앞에 오겠지. 처음엔 남편 역할 심취했네~ 싶었지만 툭툭 던지는 말들이 점점 범상치 않은 거지. 오늘 회사에서 귀찮게 구는 놈 없었어요? 집에 데려다 준다는 상사 있어요 혹시? 케이 기혼인 거 회사 사람들 다 알기는 해요? 남편이 데리러 왔다고 말했죠? 이러면서 괜히 꼬치꼬치 캐물을듯. 그리고 매번 회식 장소에도 데리러 왔는데 한번은 연락 씹고 간만에 끝까지 달렸다가 노부가 회사 근처 고기집 다 이 잡듯이 뒤져 자기 찾아내는 거 보고 마치다 속으로 놀랐을 거임. 이 많은 고기집에서 어떻게 찾았지? 싶고. 위치추적이라도 했나 의심 되는데 사실 위치추적 앱 같은 거 깔아놨으면 덜 무서웠을까. 가게 하나하나 다 들어가서 직접 찾아냈다는 거 알고 더 무서워졌을 거임. 그리고 그날밤에 마치다가 하고 있던 넥타이로 손목 묶고 침대 위치 밀릴 정도로 격하게 ㅅㅅ 했을듯. 한번만 더 오늘처럼 걱정 시키면 집에 묶어놓고 회사도 못 다니게 할 거라고 하겠지. 그말을 듣고 잠들었는데 아침에 눈 뜨자마자 그 말이 악몽이었는지 뭔지 헷갈리는 거. 그때 마침 잠에서 깬 노부가 다정하게 웃으며서 잘잤어요? 하고 뺨에 뽀뽀해주니까 아... 역시 꿈이었구나 했는데 손이 불편해서 움직여 보니 넥타이에 여전히 묶여있어서 아 현실이었구나 하고 다시 깨닫는 마치다 보고 싶다.


노부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