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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1 17:11
그래서 원래는 별 생각 없었는데 영혼 체인지를 계기로 차차 상대방을 의식하게 되는 태대 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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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연성은 없고 아무튼 본격적인 인터하이 본선 리그 시작 전, 한창 현 대회 치루던 무렵 즈음~ 이 날도 어김없이 조지게 훈련하던 도중 갑자기 송태섭과 정대만의 몸이 뒤바껴버림. 진짜 개 느닷없이 벌어진 영혼 체인지~

처음엔 당연히 북산즈들 아무도 이 상황을 안 믿어줬음. 당연함. 방금 전까지 멀쩡히 개인 훈련하던 애들이 갑자기 무슨 상황극이라도 하는 것 마냥 둘이 몸이 바뀌었댘ㅋㅋㅋ;;; 이런 헛소리를 누가 믿어요? 심지어 이 시점의 태대... 아직 서로 막 엄청 친한 사이도 아님. 같은 가드로서 경기에서의 합은 나쁘지 않지만 평상시에 이딴 장난 치고 놀 그런 바이브는 절대 아닌..

 

 

"그러니까 만만쓰가 섭섭쓰고 섭섭쓰가 만만쓰라고..?"

"그래.. 대체 몇 번을 말하게 만드니 백호야."

"푸핫! 섭섭쓰ㅋㅋㅋ 그 얼굴(=정대만)로 눈썹 삐딱하게 뜨니까 되게 웃기다."

"얌마 너 이자식 남의 얼굴을 멋대로...!"

"지금은 내 얼굴이거든요? 남이사 눈썹을 어떻게 하든 뭔 상관이야..!"

 

 

열심히 취조해 본 결과, 거짓을 말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는 판단을 내림. 장난이거나 연기인 거라면 두 사람에게 무슨 효용이 있어서 이런 짓을 하겠어. 한시가 급하고 일분 일초가 아까운 상황이라 훈련에만 매진 하기도 모자란 시간인데. 정대만과 송태섭은... 물론 둘 다 진중하고 점잖은 ㅋㅋㅋ그런 것과는 거리가 먼 바보들이지만 적어도 무엇이 중요한지, 지금 어느 것에 선택과 집중을 기해야 하는지 상황인지 정도도 파악 못 하고 선 넘는 얼간이는 아니었으니까.

 

 

"아무튼 네 녀석들이 몸이 바뀐 상황이라는 거는 잘 알겠다. 그래도 당장 상황이 급하니 오늘 계획했던 연습은 마저 마무리 하고 종료하는 것으로 하지."

"그래. 계기도 없이 갑자기 뒤바뀐 거니까 또 어느 새 예고 없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지도 몰라. 다만 그게 어느 시점일지는 모르니까... 어쩌면 작전 변경도 고려해야 할 수도 있어. 그러니 각자 서로의 몸에 적응해서 플레이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는 게 좋겠다."

 

 

'어 그래 너네 몸 바뀐 거 알겠고 당황할 거 다 했으면 이제 우리 그만 할 일을 하자~'st로 치수랑 준호가 교통 정리하니 속으로는 꿍얼거려도 착실히 남은 훈련 코스 소화하는 태대 ㅋㅋㅋㅋ 근데 당연하게도 낯선 몸으로 일단 평소에 해왔던 것 것 처럼 해보려니 몸이 맘처럼 움직여주지 않음 ㅠㅠㅠ

 

 

'젠장! 이 키로 슛을 하라고?'

'아씨.. 갑자기 팔다리가 길어지니까 드리블 컨트롤이 잘 안되네;'

 

 

키 달라져 시야도 달라져 근육량도 달라서 무게감도 이질적이고 ㅋㅋㅋ,,, 삐걱삐걱 거리는 신체로 어찌어찌 훈련 끝낸 태대 ㅠㅠㅠㅠ 몸 적응이 안됐다 보니 평소랑 비슷한 훈련 코스였는데도 배는 더 힘든 것 같은 기분임. 이게 다 저 녀석/저 선배 때문에...! 자기는 잘못한 거 없고 상대방 쪽이 뭔가 잘못 먹었다거나.. 아무튼 귀책사유는 저 쪽에 있을 거라고 득득 이 가는 중ㅋㅋㅋㅋ

 

 

"두 사람 다 오늘 수고 많았다. 우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서, 최대한 위화감 없이 행동하도록."

"들었냐 송태스비? 잘 해라."

"아 예예 선배나 허튼 짓 하지 말고 똑바로 생활하세요-"

 

 

어쩌면 내일 아침엔 원래대로 돌아와 있을지도 모르니까- 하는 막연한 행복 회로를 돌리며 서로의 집으로 귀가하는 태대. 집 가면 최대한! 가족들과는 가급적 접촉하지 말라고 서로에게 신신당부 하기는 했는데...

 

 

"다녀왔습니다─"

"오빠! 오늘은 평소보다 늦게 왔네. 설마 또 알바 뛰고 왔어?"

"어? 어어?? 알바???"

 

 

태섭이한테 건네 받은 열쇠로 현관 문 열고 들어가자마자 포르르 달려온 아라랑 조우하게 된 정대만ㅋㅋㅋ큐ㅠㅠㅠㅠ 오자마자 가족과의 접촉 바로 시작됨.

 

"적당히 몸도 좀 생각해 가면서 하고 그래. 안 그래도 농구한다고 몸 많이 혹사하면서 굳이 알바까지 해야 돼? 엄마가 알면 속상해 하실껄."

 

??? 뭐야. 송태섭 이 녀석...! 평소에 훈련을 그렇게 독하게 하면서 끝나면 알바도 했단 말야? 미친 얜 지 몸이 무슨 금강불괴인 줄 아나;; 체력 스게;;;

이 짱돌 후배님이 평소에 무슨 알바를 하는지 까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오늘은 알바 하느라 늦게 온 게 아니고 평소보다 훈련이 딜레이되어서 늦게 끝난 거니깐 그런 거 아니라고 대강 얼버무린 후 샤워한단 핑계로 욕실로 피신한 정댐. 따땃한 물 받아다가 몸 지지는데 으허어- 하는 아저씨 추임새가 절로 흘러나옴ㅋㅋㅋㅋ

학교에서 샤워할 때에는 그냥 대강 물로 땀만 가볍게 씻고 온 거여서 잘 몰랐었는데, 참방참방 물에 담군 채 이리 저리 몸을 살펴보니 새삼,, 그 동안 옆에서 봐 왔던 것 보다 송태섭의 신체가 훨씬 더 단단함을 깨닫고 있음. 군살 하나 없이 매끈한 근육으로 꽉 차있는데, 평소에 스트레칭 잘 해줬는지 그게 말랑말랑 풀려있기까지 해서 몸이 가볍게 느껴졌겠지. 얘가 그렇게 날쌘 이유가 다 있었구나. 아니 근데 얜 여기 크기가 무슨;;;;;

 

 

 

한편 정대만네 집에 간 송태섭의 상황은 어떠나면~ 이 쪽도 똑같이 가족에게 붙들려 곤혹 치루고 있음ㅋㅋㅋㅋ가급적 접촉 안한다매 ㅠ 

 

 

"다녀왔습니다아..."

 

 

대충 인사만 하고 쏙 방에 들어가버리려 했던 송태섭. 아니 근데 이 인간 방이 어디지? 무슨 집이 이렇게 커? 하씨; 이럴 줄 알았으면 선배 방 몇 층에 있냐고 미리 물어볼껄.

 

 

"대만이 왔니? 어휴 오늘은 왜 이렇게 늦었어. 너 오는 거 기다리느라 국 다 식었다 얘."

여보- 거기 갈비찜 데울 때 이것도 좀 같이 돌려줘요. 

 

 

도망칠 겨를도 없이 대만이 어무니께 붙잡혀서 고대로 다이닝룸까지 끌려온 태섭이 ㅎㅎㅎㅎ 이미 식탁 위는 진수성찬임 ㅠㅠㅠ 진작 다 차려 놓고도 애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나봄,,, 이런 류의 하하호호 가정적 분위기에 면역 없는 소년 송태섭. 얼떨결에 앉아서 수저 드는데, 안 그래도 먹을 거 천지인 와중에 엄빠가 이거도 먹어봐라 저거도 먹어봐라 하시며 뭔가를 자꾸 잘게잘게 잘라서 앞접시에 놓아줌ㅋㅋㅋ큐ㅠㅠㅠㅠㅠ

태섭이 진짜 이런 거 너무!! 너무 어색해서 그냥 제가 알아서 먹을게요ㅎㅎ; 하는데 대만이 아부님이 한 마디 하심. 너 이 불편해서 질긴 거나 단단한 거는 조심해야 하잖니. 그냥 부모가 챙겨줄 때 감사합니다 하고 받아. 응?

그래. 네가 어디 가서 이렇게 또 하나하나 네 사정 맞춰서 케어 해주는 사람 만나겠니. 애인이 아니고서야~

 

하고 어머님도 말 거드시는데 뭔가 부끄럽고 좀 미안해짐. 사실 태섭이 잘못은 하나도 없는데ㅋㅋㅋ큐ㅠㅠㅠ그리고 따지자면 태섭이도 정댐 때문에 가짜 이빨 해넣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야 하나고 이 구강 사정 약해 빠진 선배는 세 개나 새로 박았어야 했다 보니... 이렇게 일상 생활에서 불편함 겪고 있었다 생각하니까 괜히 이 자리에 있지도 않은 정대만에게 미안해지는 것 같은 송태섭. 잔가시 하나 없이 곱게 발려 앞에 놓인 생선살 바라보는데 기분이 싱숭생숭해짐. 

 

그리고 그 날 저녁, 식사 마치고 목욕 하면서 송태섭도 정대만이랑 똑같은 시간 겪음. 괜히 이곳 저곳 살펴보면서 남 신체 탐구해보기~ 이 형... 생각보다 더 말랐네. 키 크고 뼈대 곧은 거에 가려져서 몰랐었는데 온 몸이 판판하기 그지 없음. 이게 무릎 때문에 체중 관리 해야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이가 아파 잘 못 먹어서 마른건지... 허 참. 피부도 허여멀건하네....

 

같은 생각 하면서 둘 다 낯선 공간에서 첫 날 밤을 마무리하겠지.

 

 

그리고 다음 날 새벽. 여전히(!) 정대만의 방에서, 정대만의 몸으로 눈을 뜬 송태섭. 눈꺼풀 들어 올리자마자 보이는 남의 방 천장에 좆됐음을 감지함. 아씨 오늘도 그대로네.. 이거 진짜 어떡하지? 오늘은 정말 병원 가 봐야 하는 거 아닌가? 근데 이런 경우는 무슨 병원으로 가면 되나? 아 물론 어느 과를 가든 결국엔 정신과로 인계해 줄 것 같긴 한데...

 

새벽 댓바람부터 깨가지고는 멀뚱멀뚱 누워 있으려니 좀 쑤시고 뻘 생각만 드는 것 같아서 결국 벌떡 일어난 태섭이. 조용조용 최대한 소리 안 나게 신경 써서 짐 챙긴 다음에 학교로 향함. 기왕 이렇게 된 거 아침에 개인 연습도 할겸 일찍 등교하지 뭐- 싶은 마음에 체육관으로 다가가는데, 삐꾹-삐꾹 강당 바닥에 신발 부딪는 소리며 텅- 텅 공 튀기는 소리가 들려옴. 이 이른 시간에 대체 누가...?

 

 

"선배."

 

 

의아한 마음으로 열어본 문 너머에는- 이른 아침부터 송알송알 땀 흘리며 슛 연습을 하고 있는 송태섭이 아니, 송태섭의 모습을 한 정대만이 있었지. 항상 예쁘고 단정하다고 생각했던 '그 슛폼'이, 자기 자신의 몸으로 구현되는 장면을 타인의 시점으로 바라보는 건... 태섭의 심장을 일렁이게 만들었어. 눈부시다─ 태섭은 가만히 가슴에 손을 올리고 생각했어. 지금 내 심장을 이렇게 뛰게 만드는 것은... 정대만의 농구를 바라보는 송태섭의 마음인 걸까? 아니면 그저 농구가 좋아서 코트 위에 선 것 만으로도 매번 벅차하는 정대만의 신체가 보이는 반응인 걸까.

 

태섭이 온 것을 발견한 대만은 이내 공에서 눈을 떼고 문가에 서 자신을 바라보는 소년에게 빙그레 웃어주었어. 왔냐? 왠지 너일 거라고 생각했어.

 

 

"원래 이 시간에 나와서 이렇게 운동 하고 그랬어요?"

 

 

티셔츠를 들어 올려 얼굴에 흐른 땀을 닦아내는 대만에게 다가가며 태섭이 물었어. 벌써 꽤나 오래 전부터 몸을 달군 건지 복근을 타고 내려오는 땀방울이 제법 흥건했지.

 

 

"응. 2년간 팽팽 놀았더니 아무래도 체력이 너무 떨어져서... 옛날 기량만큼 원복은 못하더라도 최소한 출전에 필요한 만큼이라도 끌어 올리려면 정규 훈련으로는 모자라겠더라. 개인적으로 더 하는 수밖에."

 

 

그렇구나. 이 선배의 몸은 매일... 매일 새벽에 눈 뜨고 웜업하는 게 루틴이었던거야. 정대만의 신체는 그걸 기억한 상태였기 때문에 오늘 나도 그 시간에 깨어나게 된 거였어. 

 

 

기왕 이렇게 만난 거 합이나 한 번 맞춰보자- 싶어서 원온원 한 판 하자는 대만의 제안에 응한 태섭. 근데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게임인데 하면 할 수록 넘 재미진거야 ㅋㅋㅋㅋ 자기자신의 모습으로 자기라면 하지 않았을 플레이를 선보이니깐. 이런 기회를 언제 또 가져보겠어? 와, 내 몸으로 저렇게 움직일 수도 있구나. 저런 동작을 할 수도 있구나 싶어서 서로의 몸짓을 한 톨도 흘려 보내지 않고 꼭꼭 씹어 소화하려고 눈 이글이글 불태우는 둘. 5점 선취로 치열하게 놀고 둘 다 대자로 바닥에 늘어져서는ㅋㅋㅋㅋㅋ 가쁜 숨 내쉬면서 천장 바라봄.

 

 

"선배."

"응?"

"앞으로도 종종 같이 연습할래요?"

"뭐.. 그러던가."

 

 

말로 표현하지는 않아도 지금의 두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같겠지. 반짝반짝 아름다운 무언가를 본 후에 느껴지는 충족감. 고양감. 뿌듯함. 그리고 이 느낌을 계속 누리고 싶다는 욕심까지.

 

 

"그나저나 이렇게 새벽 댓바람부터 등교하면 밥은 어떡해요. 아침은 먹고 뛰는 거 맞아요?"

"어.. 나 원래 아침 안 먹어."

 

뭐라구요?

 

아침도 굶고 매일 이렇게 격하게 몸을 움직인다고? 놀란 태섭이 벌떡 몸을 일으켜 앉아 여전히 맹하게 누워 있는 정대만을 내려다보았음.

 

 

"그러니까 그렇게 말랐죠!!! 지금도 어? 이렇게 바닥에 엉덩이 깔고 앉을 때마다 꼬리뼈 배겨서 아파 죽겠다고요!"

"뭐???! 그러는 네 몸은 단점이 뭐 없는 줄 알아? 니 몸은...!!!!!!"

 

 

별안간 듣게 된 '네 엉덩이 납작하다'는 소리에 발끈한 정대만. 지도 냉큼 일어나 앉아서 태섭이 바라보는데ㅋㅋㅋㅋㅋ 몸이 뒤바뀐 상태라 자기 자신의 모습을 한 송태섭을 올려다 봐야 하는 상황이 새삼스레 어이가 없음ㅋㅋㅋ큐ㅠㅠㅠㅠ 그리고 더 분한건.. 곰곰히 생각해보니 직접 이 몸으로 살아보니까 (키 작은 거 빼면) 별다른 단점이 없음ㅋㅋㅋㅋㅋ오히려 근육도 탄탄하고 말랑말랑 유연해서 내심 기분 좋고 가벼운 몸이라는 감상 뿐이야ㅋㅋㄱㅋㅋ큐ㅠㅠㅠㅠ시발

할 말 잃고 고장난 정대만. 너어...너어는...! 너는!! 나 뭐요. 뭐. 할 말 있으면 똑바로 해 봐요.

 

 

ㅋㅋㅋㅋㅋㅋㅋ 한참 씩씩거리던 정댐ㅋㅋ큐ㅠㅠㅠ 결국 단점 못 찾아내고 괜히 말이나 돌림. 야, 너 알바는 왜 하는 거냐? 동생이 걱정하던데. 아ㅡ 그거요?

 

 

퉁명스런 말투로 괜히 틱틱거리는 정댐의 눈을 잠깐 동안 바라보던 태섭이 피식 웃으며 말했어.

 

 

"그냥 예전에 바이크 몰던 때 갑자기 수리 해야 된다거나 급전 당겨야 할 때만 잠깐씩 단기 알바 뛰었던 거예요. 누구누구 '덕분에' 이젠 바이크 안 타서, 알바도 안 해요." 

 

 

'덕분에'에 힘 주는 송태섭의 표정을 보아하니 잘은 모르겠지만 본인의 난동과 연관이 있을 것 같다는 직감이 드는 정대만 ㅋㅋ큐ㅠㅠㅠ 아씨 괜히 덤볐다가 본전도 못 찾고 분위기만 어색해짐. 쪼끔 부끄럽고,, 미안하고,,, 머쓱한 마음에 눈동자가 갈피를 못 잡음. 쟨 왜 자꾸 사람 신경 쓰이게 만드냐;; 머리 한 번 벅벅 긁다가 결국 다시 입 열겠지.

 

 

"미안하다. 태섭아."

 

"? 뭐야. 갑자기 무슨 사과예요."

 

"그... 너한텐 미안할 일 한 전적이 많으니까."

바이크도... 아마 나랑 관련된 거. 맞지?

 

"됐네요. 사과 받으려고 꺼낸 소리 아니거든요???"

아 닭살 돋으니까 빨리 그 표정 치워요!

 

"아니 이 자식이..! 사람이 사과를 해도! 참나!"

 

 

태섭이도 괜히 멋쩍어서ㅎㅎㅎ 갑자기 분위기 센치해지려 하니까 일부러 더 얄궂게 말한 건데 진심으로 울컥한 나잇값 못하는 선배 정댐ㅋㅋㅋ큐ㅠㅠㅠㅠ 이건 따지자면 네 녀석의 얼굴인건데 표정이 구리다느니 하는 말 해봤자 네 얼굴에 침 뱉기 아니냐? 하면서 태섭이한테 씅내고 ㅋㅋㅋㅋㅋ아니 제가 언제 구리대요? 그렇게까진 말 안했는데! 하면서 태섭이도 같이 왁왁거리다가,

 

 

"똑바로 보라고!! 원래 네 놈 얼굴이 이렇게 웃기게 생겼다니까?!"

"뭐라는 거야;; 아 쫌 저리 비켜요─"

 

 

하면서 아옹다옹 하던 중에 낯짝 자세히 보라며 얼굴 들이대던 정대만이 그대로 균형을 잃고 엎어지면서, 얼떨결에 그 몸을 끌어안은 송태섭이 같이 바닥에 쿠당탕 쓰러짐ㅠㅠ

 

 

"아얏-! 아고고...!"

아씨 나 앞니 또 나간 거 아니야?

 

"아오 씨; 몸 드럽게 딴딴하네. 무슨 돌덩인줄- 어라?"

 

 

그리고 그렇게 서로 답싹 끌어안고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던 두 사람이 고개를 들어보니, 어느 새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 서로의 얼굴이 눈 앞에 보였음. 와 느닷없이 바뀌더니 진짜 또 느닷없이 돌아가네...

 

 

"야 태섭아. 우리, 다시 제자리 찾은 거 맞지?"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아 자기도 모르게 손 뻗어 송태섭 얼굴에 가져다 대보는 정대만.

 

"어.... 그런.. 것 같은데요."

 

송태섭 또한 얼빠진 얼굴로 제 뺨에 느껴지는 정대만의 온기를 가만히 느끼고 있다가, 정신 차리고 나서는 짝짝이 눈썹 만듦ㅋㅋㅋㅋ 그런 와중에도 굳이 손을 쳐내지는 않았지만.

 

 

"파핫! 역시 그 삐딱 눈썹은 네 얼굴에 있을 때가 제일 잘 어울린다."

 

 

그리곤 역시 이게 송태섭이지~ 하고는 해사하게 웃는 정대만의 부슬부슬 부서지는 미소를 보면서 태섭이도 속으로 생각하겠지. 선배도 똑같아요. 그 미소는, 역시 당신의 얼굴로 지어야 눈부셔.

 

 

 

아무튼 이렇게 원래는 별 생각 없다가 몸 바뀌고 서로로 살아본 시간 겪으면서 의식하게 되는 태섭대만이 보고싶음. 그리고 모.. 나중엔 애인 사이 되어서 정대만 앞에 놓인 음식들 잘게잘게 잘라주는 그런 아가페적 사랑 베푸는 사람. 그거 송태섭이 되어주겠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