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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8 19:01
증명사진 새로 찍겠지 1학년때 입학할때 찍고서 방황하느라 무슨 서류 쓸일이 없어서 간만일거임
다음날 정대만 증명사진 봉투째로 가져와서 무사히 교무실에서 쓰고 체육관 가는데 인싸답게 영걸이네나 반친구 일부한테 증명사진 하나씩 주거나(영걸이네) 뜯기거나(반친구) 하면서 갔을거 같다 사실 체육관에선 짐에 넣어놓고 나와서 농구부 애들은 사진의 존재를 모를뻔했는데 영걸이가 자기 사진도 주겠다고 가져오는 바람에 다들 알았겠지 그렇게 농구부 애들한테도 하나둘 털려서ㅡ으하학 만만쓰 긴장한 표정인거 봐ㅡ 증명사진봉투 결국 텅 비었을거임

"이제 끝났어! 해산해 내꺼도 없다 이놈들아!!"

텅빈 봉투를 들고 대만이가 손으로 훠이훠이 하면서 모여있던 부원들을 해산 시키자 에에ㅡ 하는 아쉬운 소리들이 났음 정대만은 속으로 이게 뭐라고ㅡ 하면서도 기념을 하겠다고 달려든 후배들이 귀엽단 생각을 했겠지 그리고 흩어지는 사람들 사이로 생각지도 못하게 서태웅이 조금 당황한 얼굴로 서있는걸 발견했을거야 대만이는 조금 의외긴 했지만 함께 남아서 하는 훈련이나 아침에 와서 같이 하던 시간들을 떠올리며 저녀석도 나랑 정 좀 들었었나? 했겠지

ㅡㅡㅡ

"서태웅!!!"

다음날 저멀리 서태웅이 막 출발하는걸 발견한 정대만은 급히 가방을 둘러메고 서태웅을 불렀음 오늘은 체육관 소독일이라 두사람 모두 농구를 할수 없었지 1학년인 태웅이 살짝 먼저 끝났기에 정대만은 열심히 뛰었어

"대만선배"
"흐억,,, 너 임마.,, 자전거 타면서 노래 듣냐,,,"

서태웅의 뒷안장을 짚고서 숨을 고르는 정대만에 서태웅은 멋쩍은듯 머리를 긁적이더니 이어폰을 정리했음

"무슨일이세요"
"같이 좀 가자고"

정대만의 말에 서태웅은 잠시 자전거를 한번 대만이를 한번 번갈아 보더니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지 그러고는 자신의 자전거를 아까 주차했던 대만이는 평소에 알지도 못했던 공간에 다시 묶어놨음

"뭐 이런곳에 뒀었냐"
"...저번에 누가 훔쳐가서요"

자물쇠가 찰칵이는 소리를 내는걸 구경하던 대만이의 말에 태웅이 대답했음 사실 그때 반쯤 스토커 같은 팬이 안장부분만 빼간거였지만 서태웅은 그부분까진 대답할 위인이 못 됐지 그렇게 둘은 나란히 걷기 시작했음

그렇게 한참을 한쪽이 대부분 말하는 시간을 보내던 둘이 시내를 지나치려던 순간 정대만이 자리에 멈추고선 시내쪽을 향해 손짓했어

"같이 좀 들릴데가 있다 이리와봐"
"웃쓰"

잠시후 대만이의 발이 멈춘건 뭔가 화려하고 정신없어 보이게 꾸며진 가게 앞이였지 서태웅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곤 창가에 붙어있는 가루같은 사람의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봤음

"아 우리껀 거기 아니야 여기야"

어느새 가게 입구에서 턴한건지 가게 앞 저쪽 구석에 붙어있는 공중전화 박스같이 생긴 무언가의 앞에서 정대만이 서태웅을 불렀어 태웅은 속으로 부담스러운 곳에 들어가진 않아서 좋다고 생각하며 순순히 박스 안으로 들어갔지 박스안은 파란 배경에 앞에는 렌즈와 모니터가 달린 어떤 기계가 자리하고 있었음 정대만은 지갑에서 천원짜리 지폐 몇장을 꺼내고 있었지

"자 저기 렌즈를 보면 된다"
"네?"

태웅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정대만이 서태웅의 어깨에 손을 두르고 브이자를 그렸음 그러자 앞에 있던 기계에서 찰칵이는 기계음이 들렸지 동시에 밑에 있던 모니터에 얼떨떨한 서태웅과 씩 웃고있는 정대만의 모습이 잠깐 멈춰있다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어



"이거 둘다 웃기게 나왔다"

대만이의 말에 서태웅은 세로로 찍힌 네컷사진들 중 세번째 컷을 내려다봤어 익숙지 않은 남고생들답게 둘다 눈을 감고 있었지 와중에 정대만은 입술까지 조금 삐죽이고 있었음

"눈감고 사진 찍히는거 싫어하는건 아니지?"
".. 괜찮아요"

나란히 한장씩 쥔 사진을 보다 서태웅의 얼굴을 살핀 정대만은 한컷씩 구경하는건지 천천히 움직이고 있는 서태웅의 시선에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음 사실 정대만도 반친구가 한걸 보고 물어본거라 이런걸 찍은건 처음이였어 그래서 다시한번 찬스가 있다고 요란하게 울리던 소리도 무시하고 빠르게 사진을 뽑은거였지 그저 어제 허무하다는듯 동공지진이 나있던 서태웅이 갑자기 생각났기에 충동적으로 온거였을거야
그렇게 다시 집으로 가는 길에 도달할때까지 사진을 내려다보고 있던 서태웅은 익숙한 바닥이 보이자 고개를 들고서 정대만을 바라봤어 그리고는 말했지

"이거 좋은거 같아요"


ㅡㅡㅡㅡㅡ


"우리 이거 찍어요"
"응? 뭐를.. 와 여기에도 이게 있네"

서태웅 24세 정대만 26세. 시즌오프를 맞이한 둘은 잠시 1본에 와있었지 길을 걷던 서태웅이 멈춰서서 팔을 잡자 몸을 돌리던 정대만은 스티커사진 가게를 보고서 말했음 그때 두사람이 찍었던 기계의 겉모양보다는 요란하게 꾸며져 있었지만 서태웅은 망설임 없이 유리문을 열고 들어섰지
한곳의 천막을 걷고 들어선 대만이가 지갑을 뒤적이고 있자 따라 들어온 서태웅이 자신과 대만이의 짐을 한곳에 놓다가 말했음

"선배는 그때도 친구들이랑 이거 찍었겠죠"
"응?"
"..아니에요"

제대로 듣지 못했단듯 되묻는 정대만에 서태웅은 고개를 저었음 작은 추억이 자신과만이 아니라고 질투하는걸 정대만이 알게되면 또 쾌활하게 웃으면서 대답할게 눈에 선했지
뭐야 하면서 태웅의 어깨를 끌어당겨 렌즈앞에 선 정대만은 첫번째 셔터소리가 끝나고 짧게 생긴 대기 시간에 입을 열었음

"나도 너랑 그때가 처음이었지"
"예?"

[찰칵]

서태웅의 조금 눈을 크게 뜬 옆모습이 두번째 장면에 담겼어 그걸 본 정대만은 씩 웃더니 "둘다 눈 감았던건 생각 안나나보다?" 하고선 서태웅의 얼굴을 손으로 감싸고선 입을 맞춰왔어 곧이어 세번째 셔터음이 터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