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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5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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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션이는 어느 정도까지는 아예 회피를 안하고 자기가 감당이 안된다 싶으면 완벽하게 도망치는 성격이라 도저히 두청 볼 자신이 없어서 장서장님 통해서 타지역에 연수 신청함 
장서장님은 션이 무슨 일 있어보이기도 했고 연약한 건 사실이라 좀 알아보고 한 일주일 정도 되는 거 추천해서 보내줌 
화화네 집에서 며칠 지내다가 고양이 부탁하고 가버리겠지 
근데 그때부터 션이랑 화화랑 이상하게 친해짐 둘이 아무때나 서로 전화걸어서 아무말이나 하고 끊음.

저기요 션이씨 집에 컴퓨터가 한대도 없던데요 
응 없어 잘 못 해서
혹시 원시인인지.. 
하여간 요즘 애들이란.. 그렇게 기계에 의존하면 못써

뭐 이런 대화 함. 화화는 그냥 쌍둥이니까 션이가 너무 힘들어하는게 눈에 보여서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자기 나름대로 위로해주는 거고 션이는 세상에 혼자였는지 화화가 생겨서 좋음. 그리고 자기 위로해주려는 것도 알고 


두청은 션이가 자기 피하는 거 알고 혼자 앓고 있음 
션이가 정말 자기를 그렇게 가볍게 생각했으면 지금처럼 이렇게 이를 악물고 피할 이유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동시에 단지 잠자리 매너가 너무 더려워서 얼굴보기 껄끄러운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거기다 션이 원래 무덤덤한 성격인데 두청 혼자만 이렇게 생각이 많은 건 아닌가 싶기도 함 
아무렇지도 않은 척 연락 한 번 해볼까 싶어서 괜히 물어볼 거 없나 찾아보는데 진짜 전화 한 통 걸 핑계가 없는 거임 

장서장님이랑 통화했다는 말도 들었고 하다 못해 장펑도 걱정된다고 전화해봤다고 함 
션이 휴가 쓴거랑 연수가는 것도 리한은 이미 다 알고 있었고 
원래 자기랑 되게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하나도 안 가까움 전화도 함부로 못함.. 잘해보고 싶었는데 아예 다 망쳐버린 것 같아서 한숨만 나오는 거지. 며칠 고민하다가 그래도 결론 내린게 이렇게 됐어도 포기하고 싶지는 않은거지 어쨌거나 좋아한다고 말도 못해봤으니까 
좋아하는 사람이랑 잤는데 그 기억을 통채로 지우고 싶은 이상한 상황에 처한 두청임 



연수 다녀와서 션이가 화화네 집으로 갔는데 말 안하고 갔음. 집 들어가니까 화화랑 지바오랑 놀고 있었겠지 진짜 놀고 있었음 지바오는 화화를 너무 작고 연약하게 생각해서 되게 조심스럽게 대한단 말임 껴안을때도 확 안질 못하고 조심조심 보듬어 안음 
지바오 샤오시안은 아예 만지지도 못함 샤오시안이 션이 오니까 달려가서 다리에 머리 비비는 거 보고 고양이가 사람을 알아보긴 하네 하고 웃는데아무리 봐도.. 정말.. 깡패같음.. 화화 품에 끼고 웃는 거 뿐인데 인질 잡은 거 같음... 화화도 웃고 있는데 등 뒤에 총 겨누고 있는 거 같음.. 

지바오가 처제도 왔는데 밥 해주겠다고 일어남. 전에 가게 할때 요리 배웠다면서 ㅇㅇ 근데 션이가 처제가 아니라 처형.. 이라고 해놓고 혼자 짜증내겠지. 처남이라고 했어야 되는데 
옆에서 화화는 낄낄 웃고 있음. 지바오가 집안일 다해주고 밥도 해줘서 화화는 보통 집에 그냥 앉아있으면 되기 때문에 지금도 딱히 뭘 할 생각이 없겠지. 첫만남만 좀 무서웠는데 지바오는 화화 챙겨주고 보호해주는 게 습관이 되서 화화 버릇 다 버려놨음. 
화화가 맛있어 하는건 션이도 좋아해서 둘 다 먹기는 잘 먹었음. 션이가 가려고 하니까 보일러 안 고쳤을텐데~ 하고 붙잡음. 안 고친건 사실임.. 요즘 정신 빠져서 있어서 연수 받는데만 집중한 거. 자고 가라고 하니까 화화가 아 설마 너 있는데서 떡치겠냐 하고 아저씨처럼 바닥에 드러누워서 배긁으면서 소리치고 지바오도 아 저도 그렇게까지는 아닙니다 하고 능글능글 대답하는데 저 개저스러운 성격이 너무나 천생연분이라 션이는 할말을 잃고 말았음 

우리 어차피 바닥에서 자니까 편히 자라고 자리도 내줌 
보니까 화화 침대 작아서 지바오는 대각선으로 누워도 다리가 튀어나올 길이임 그래서 지바오 오면 둘이 그냥 바닥에 붙어서 자는 거지 
잘때도 보니까 지바오가 화화 등 배길까봐 그냥 자기 몸에 올려놓고 재우다가 뒤척이면 안은채로 몸 돌려서 자세 바꿔줌. 너무 좋아하는 티가 나는 거. 션이는 잠귀가 지나치게 밝아서 누가 조금만 움직여도 깨니까 그럴때마다 깨서 가만히 지바오랑 화화 보고 있었음
아침에 출근하는데 화화가 션이 데려다준다고 함 그김에 고양이도 집에 데려다 놓는다고 
차 타면 션이는 바로 잠드는데 화화는 그런 거 없어서 둘다 신기하게 생각하고, 출근하던 장펑이 우와 화가 선생님이 둘이네요 하고 소리치는 바람에 모두가 쳐다봐서 부끄럽게 생각했음 물론 화화는 웃으면서 예 신기하죠 하고 넉살좋게 받아침 
앞 좌석에 탔던 션이 내리고 뒤에 앉아있던 지바오가 앞으로 옮겨탓을 뿐인데 모두들 또 쳐다봄.. 하필 경찰서 앞이라.. 그 비주얼이라..ㅋㅋ.. 션이는 그러거나 말거나 손흔들고 들어가버림 
장펑이 우와 누구예요 뭐예요 무슨 사연입니까 하고 따라오는데 션이가 웃으면서 똑같이 생겼잖아요. 당연히 쌍둥이죠. 이러고 가버림

장펑이 형제가 있었어요 몰랐네요 와 근데 진짜 똑같이 생겼다 둘이 같이 살아요? 원래 같이 살았나? 하고 물 흐르듯 질문하는데 션이는 별 생각 없으면서도 뭔가 오늘따라 장펑이 말이 많다고 느낌 
다 듣고 나서 보일러가 고장나서.. 잠깐 신세지고 있어요 하고 대답하고 자기 일 하러 가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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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청은 션이 왔다고 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가서 인사하려고 했는데 옆에서 장펑이 짹짹거리고 있어서 못 갔음
근데 그거 자기가 물어봐달라고 한거라서 할 말도 없고 
션이 피곤할때 종종 커피 마시던데 커피 한잔 사주면서 인사하는게 자연스러울 거 같아서 커피 사러 감.. 자기는 무조건 단커피 마시는데 생각해보니 션이는 뭐 마시는지 모르지 차를 사다줘야 하나 그럼 또 무슨 차..
연수 다녀온 후배 커피사주는 팀장이 아니라 별안간 카페가서 멍하게 허공만 쳐다보고 있는 사람됨
결국 블랙커피 한잔이랑 병에 담긴 생과일주스 이런 거 샀는데 사놓고 머리 쥐어싸고 괴로워함 돌았나 싶어서
뭘 줘도 안 마실 거 같은 안좋은 선택만 두 번 한 기분임 패배한 기분

다행히 운이 좀 좋았음 리한한테 주스 줬는데 리한이 션이 얼굴보더니 와 안색이 안좋다 못해 태어나서 한번도 비타민 안 먹은 사람 같아요 해서 주스 양보해서 그거 결국 션이가 마심 
아침에 화화가 옷 좀 제대로 입으라고 하는데 둘이 묘하게 취향 달라서 투닥투닥하다가 니트 입었을 건데 
손등까지 다 덮여서 주스병 쥐고 있는게 귀여워서 쳐다보다가 뒤통수 긁으면서 연수 잘 다녀왔냐고 겨우 물어봄. 션이가 두청 팀장님 유명하시더라구요 하고 덤덤하게 대답하는 거 
두청도 괜히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말 계속 붙여봄

장펑이 그러던데 동생 집에서 지냈다며 이제 괜찮아? 
저보다 착한 거 같아요. 

종일 따로 다니고 각자 일하느라 바빴는데 퇴근할때 되니까 두청이 데려다 주겠다는 거 
괜찮다고 했는데 근처 갈일 있다고 가자고 션이 가방 들고 먼저 나가버려서 어쩔 수 없이 따라감 
막 무섭고 그런건 아님 저번에도 자기가 먼저 자자고 한거니까.. 뭐 취향이 달랐다는 거 정도로 생각함. 그리고 자기는 그렇게 취급 받아도 할말 없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두청도 뭐라고 말은 하고 싶은데 할말이 없어서 둘이 조용히 가겠지. 내일 보자고 내려주고 두청은 핸들에 대가리 박고 있었음 
뭔 말을 해보려고 벼르고 별렀는데 뭐 아무것도 못하고 등신같아서 
그때 션이가 휴대폰 들고 거의 우당탕 튀어나오는데 짜증이 가득찬 얼굴임

샤오시안 내놔 이 강도새끼야

라고 하는데 두청이랑 눈 마주침
두청은 션이가 그런식으로 반응하는 걸 처음봐서 신기한거지 욕하는 것도 처음봤음. 
누가 고양이 훔쳐갔어? 하는데 딱 보기에 화화가 그런거니까 웃음부터 나옴. 안 그래도 반대편에서 화화가 웃으면서 보일러 고쳤냐고 그래서!! 하고 소리 빡 질러서 션이 귀 아파함 
그 타이밍에 화화가 전화 끊어서 두청이랑 션이랑 또 어색하게 쳐다보고 있고. 두청은 고양이 찾으러 같이 가자고 하려고 했는데, 션이가 멍하게 쳐다보더니 팀장님 저랑 하고 싶어서요? 하는 거 
저번에 여기서 욱해서 그 난리를 쳤으니까 두 번은 안 넘어감. 션이라는 인간이 가진 반응에 대해서 좀 더 고민하고 저질렀어야 하는데 애를 너무 막다뤘음.

왜 자꾸 자자 그러냐. 누가 보면 나 좋아하는 줄 알겠다. 고양이 찾으러갈래? 

션이는 두청이 그렇게 말할 줄은 몰랐어서 놀라서 굳어버림 
애가 대답을 안하니까 쳐다보는데 왜 그렇게 당황했는지 눈새인 두청은 또 모름. 한참 기다리다가 션이가 아니예요. 어차피 애인이랑 있어서 못 이겨요 하고 아무말이나 함. 지바오는 화화가 원하는 건 다 해주니까 아무래도 두 사람을 이기긴 힘든데다, 지금 션이는 화화도 못 이길거 같음. 그 집이 따듯하긴 함. 샤오시안은 게으른 고양이라 따듯한 집을 더 좋아하는 거 같기도 해서 굳이 강요해봐야 뭐하나 싶은거지 

솔직히 두청은 자기가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션이 표정이 너무 굳으니까 사과가 먼저 아닌가 싶음. 그러다가 그것도 되게 이기적인건데, 사과하면 더 이상해지는 거 같기도 하고. 그래서 바닥보고 헛기침 한번 하다가 혹시 저번에 내가 너무.. 좀.. 과격했냐고 겨우겨우 물어봄. 션이는 지금 당황해서 귀에 이명들릴 지경임. 차라리 두청이 예전처럼 비난하고 막대하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임 
두청이 자기한테 그랬던 거 자체가 그냥 그래도 싸서 라고 생각하면 편하니까. 대답 안하고 주먹만 꽉 쥐고 서있고 묻는 쪽도 당연히 재촉은 못함. 

션이 그러다가 피곤하다고 먼저 들어가버림
두청은 또 한참 동안 차에 앉아있기만 함 
그 저녁에 식은 커피에 손을 대는 만행까지 저질러버림 
미지근하고 오래돼서 쓰기만 한 커피 마시면서 혼자 후회하겠지 

저번에 그런건 실수였고 좋아한다면 그것도 말은 안되지만 지금 션이 반응 보면 본인도 힘들어하는 거 같은데 
거기다 션이가 자길 좋아하는지 확신이 없음 
확실히 7년 전에는 좀 쉽게 살았던 거 같은데 요즘은 사람들하고 선 긋는게 눈에 보일 정도니까. 그래도 호감은 있지 않을까 싶은 거 일단 싫으면 자자고는 안했을 거고 이것저것 부탁도 했고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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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간 떨어져 있으면서 마음 좀 정리했던 션이는 또 혼란에 빠짐 
7년전에 그러지 않았으면 션이도 두청이 자기 좋아하는 거 빨리 눈치 챘을 거겠지 원래 눈치도 빠르고 
지금은 두청이 자기한테 잘해주고 이러는 게 되게 조심스러웠음 유리 위를 걷는 것처럼. 션이도 두청이 자기한테 잘해주는 거 좋고 자기는 두청 좋아하지만 그래도 된다는 엄두가 안나는거임 그럴 자격도 없는 거 같고 
그리고 그때 그 태도를 보면 좋아하거나 조금이라도 아끼는 사람한텐 그렇게 못할 거 같아서 더 자낮 바닥침 
화화랑 지바오 둘이 연애하는 거 보고 나서는 더 확신해버림 
거기다  화화는 알아서 자기 인생 잘 살고 있고 지바오가 그렇게나 아껴주는데 쌍둥이라고 해도 션이는 그럴 자격이 없다는게 비참해서 
션이 요즘 눈물 마를 날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