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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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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청도 처음에나 좀 으르렁 했지 나중엔 누구보다 션이 끼고 돌잖음 저 상태로 1년만 더 지나면 과잉보호 시작할 거 같은데 
둘이 연애감정 없이 덤덤하게 지내면서 심지어 그것도 익숙해질거고 
션이가 자기 얘기 거의 안하지만 하도 붙어있다보니까 션이 고아인 것도 알게 되고 여러모로 두청이 신경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서 둘이 사랑한다고는 생각 안해도 두청이 션이 끼고 도는 건 모두 알겠지 납득도 당연히 하겠지 

그래서 1년 지나고 나서 두청은 왠지 어떻게든 션이랑 같이 살아야 할 거 같음
종잇장도 아니고 티슈 정도 되는 하늘하늘한 션이가 성격은 너무 무서운 걸 몰라서 위험한 상황이 한두번이 아님
벌써 납치도 당하고 죽을 뻔 한게 벌써 몇번임.. 서장님하고 둘이 앉아서 얘기좀 했을 거임. 서에서 죽는 사람 나오는 것도 안 좋고 션이 저러다가 반드시 사고칠텐데.. 하면서. 서장님 원래도 션이 이뻐하는데 두청이 이렇게 작정하고 걱정하니 좋게 생각하겠지ㅋㅋ 두청은 자기 사람이다 싶으면 어떻게든 책임지려고 하니까 두청이 션이 집 앞에 가로등 다 나갔는데 일년 넘게 안 고친다고 중얼거림. 엄청 신경쓰는거지 

서장님도 동참하고 팀원들 중 션이랑 가까운 사람들도 두청의 의견에 동의함 션이 너무 겁이 없음 근데 부채질 세게 하면 날아갈 것처럼 사람이 맥아리가 없기도 함 
다들 다같이 은근히 한마디씩 함

션이씨 집이 너무 머네요 가까우면 좋을텐데
두청 팀장님은 집이 가깝죠 
보안도 좋아요 
경치도 좋죠 그림 그리기도 좋을 거 같은데 
그 집 되게 넓어요 사는 사람은 하나 뿐인데 

물론 션이는 네 그렇군요 라고 대답만함 의도를 모르니 왜 이러는지도 모르고 사실 별 신경도 안쓰이고 
두청 본인의 연애감정도 모르는데 누나가 두청 감정 먼저 눈치챔 근데 어차피 반대를 한다고 통할 것도 아니고 사실 션이 마음에 들었음. 인연이라는게 막는다고 되는것도 아니고 누나도 그 일년동안 고민한건데 밀어주기로함 정작 당사자들은 아직 자각도 못했는데 

누나가 음식 준비 도와줘서 팀원들 불러서 집에서 회식함 
근데 이게 말이 회식이고 오늘은 작전날임 션이를 서서히 여기 눌러 앉게 하려는 
션이 주량 엉망인건 몇몇이 이미 알아서 일부러 계속 마시게함. 평소엔 두청이 쳐내거나 대신 마셔주는 데 뭔가 오늘은 다른데 정신 팔려서 계속 누구랑 얘기하고 있고 그랬던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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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이 몬가 기분 쫌 이상했음 원래 두청은 자기한테 제일 신경 많이 썼고 단속도 하고 그랬는데.. 하긴 팀원 중 한명이니까 그렇게 신경쓴거지 다같이 있으면 남들이랑 똑같겠지. 그런데 그게 서운한거지 서운한게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서운함 그래서 결국 만취함 

두청이 션이 방으로 생각해놓은 방에 눕혀놓고 누나가 미리 사다놓은 이불이랑 베개도 덮어줬음 
문득 노총각 장가보내는 온 마을 사람들처럼 또이또이 모여서 머리를 굴렸다는게 좀 웃겼는데 쪼그만 션이가 고롱고롱 자고 있는 거 보니까 나쁘지 않겠지 
두청 얼마 마시지도 않아서 새벽에 정신 멀쩡했는데 갑자기 생각한게, 고양이 때문에 션이가 걱정하지 않을까 싶었음. 그래서 새벽에 가서 고양이 데리고 와버림. 워낙 낯가림 없는 고양이라 션이 옆에 놔주니까 같이 잠들겠지 

다음날 둘다 쉰다 치고 
션이 되게 늦게 일어남 자기 주량보다 너무 많이 마심 일어나고도 너무 힘들어서 끙끙 거리다가 엄청 자연스럽게 두청이 건네준 물 마심 물 다 마시고 나서 팀장님 왜 여기있어요? 함. 고양이가 자기 옆에 있어서 자기 집인 줄 안거지

물 좀 더 마시고 더 자. 애도 아니고 그렇게 무식하게 마시다니 
잔소리좀 듣다가 아 머리 아파요 하고 진짜 더 자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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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시간 뒤에 일어났더니 술 냄새 난다고 씻으라고 수건이랑 새옷 안겨서 욕실로 밀어버림
씻어야 하는건 맞지만 여긴 션이네 집이 아닌데...
근데 왜 고양이가 여기 있지 
팀장님은 왜 여기있지
팀장님 집...이지 참 근데 왜 고양이가 여깄지 

션이가 한 오후 두시쯤 일어났는데 이때가 진짜 애매한 시간대임 바로 밖에 나가기엔 좀 그렇고 몸도 나른하고 
두청이 딱 이때 해장하라고 밥 차려줌 

팀장님이 했어요?
사왔지 임마 

원래 탕 종류는 재탕해야 맛있음 먹고 잠깐 앉았더니 또 졸림 갈게요.. 라고 하려고 했는데 두청이 먼저 소파에 드러누워서 자고 있는거
문득 혼자 사는 집인데 엄청 크네.. 하고 내부 둘러보다가 자기도 모르게 쿠션에 기대서 스르륵 잠들어버림 
일곱시쯤 나가서 저녁 같이 먹을거임 두청이 집에 먹을 거 없다고 근처 가자고 데리고 나옴 
둘이 한참 사건 얘기하고 그러느라 집에 오니까 벌써 아홉시 넘었을거임 두청이 시간 애매하니까 이렇게 된거 하루 더 자고 가라고 그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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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이가 팀장님 저 입고 있는 옷 누구꺼에요 하고 물어봄 둘이 사이즈 공유가 될리가 없음 
두청이 심드렁하게 나 어릴 때 입던 옷 이라고 함 
정 많은 사람이라 이런 물건 잘 못 버릴 줄 알고는 있었겠지 

다음날 새벽에 연락와서 급하다고 두청이 바로 데리고 나갔는데 그날 야근해서 같이 집으로 퇴근함 고양이 거기 있으니까 
근데 수상할 정도로 서에서 자꾸 급하게 찾음 막 둘다 무조건 바로 오라고 함 한번은 사건 현장에서 션이네 집이 더 가까워서 두청이 집에 데려다 주는 듯 하더니 옷이랑 속옷같은거 좀 챙겨오라는 거임 
션이가 ?? 하니까 고양이 우리집에 있는데 그럼 버리고 갈거냐고 해서 아 그런가 하고 주섬주섬 챙겨서 나옴
이 시점에 이미 같이 산지 한달 넘었을 듯 

중간에 몸 좀 빼려고 하면 희한하게 두청 누나가 귀신 같이 알고 찾아와서 데리고감 
두청 누나가 갤러리 사업에 투자할일 생겼다고 션이의 고견을 청했기 때문 아는 사이기도 하고 부탁 거절하기 힘들어서 수락했는데 그것 때문에 미묘하게 얽힘 초반에 갤러리 열기 전엔 너무 바빠서 진짜 집에 갈 틈이 안났음 한번씩 그림 그리러 가긴함 
그림 그릴 때 고양이가 물감 엎고 그럴까봐 놓고 가서 결국 다시 두청네로 돌아오게 되는 기현상

거기다 누나는 백화점도 투자지분 있어서 뭘 자꾸 가져다 주는데 옷 신발 이런 건 이제 집에 안가도 될정도로 많아졌고 고양이 물품도 막 늘어남
누나가 웃으면서 혼수로 이렇게 예쁜 고양이를 데리고 왔네 하고 한마디 했는데 션이는 그제서야 둘이 반년 동안 같이 살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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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무슨일이 벌어진거지 

이상하게 션이 빼고 모두 다 놀라지도 않고 당황하지도 않고 둘이 당연히 같이 산다고 받아들이고 있음 
션이 이때 당황해서 서에 있었는데 이제 짐 빼야할거 같아요 팀장님 하고 한마디 했단말임?
그러니까 두청이 아 그렇게 벌써 그렇게 됐네? 하더니 갑자기 팀원들 소환함 
션이 짐 뺀다는데 시간 비냐! 이러니까 한 세사람 정도 오늘 저녁에 시간 난다고 해서 갑자기 션이 집 물건 다 빼서 두청네 넣어버림
션이 어.. 어어어... 하다가 강제 이사당함 
어차피 같이 사는거였는데 진짜 강제로 이사당해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