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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6 17:52
옛시대라 나이 많은+남성체 음인이 흠인 시기인데 정대만이랑 서태웅 조부들끼리 절친이셨어서 태어나기도 전부터 약혼자인거 좋지 않냐

서태웅 6살즈음 아부지 손잡고 간 집에서 하얗게 웃는 예쁜 형아 만나는데 대만이는 11살즘이였음 좋겠다 정대만 서태웅한테 너 진짜 하얗고 예쁘다 속눈썹 봐 하면서 품에 폭 안아주는데 이렇게 작아서 언제 다 커서 나랑 결혼하냐고 너랑 나랑 약혼한거 아냐고 놀리듯이 장난스레 말했겠지 대만이 입장에선 당연히 장난이였음 나이도 자신이 두배인데다가 남성체 음인을 싫어하는 양인도 많았기에 요 지금은 깜찍한 서태웅도 커서는 그럴수 있는거였고 조부들끼리 약조한 그때와는 달리 대만이네는 너무 곧은 성정인 부친이 정치쪽에서 잘 해내진 못했기에 많이 기운 상태였거든
그랬기에 편하게 자신의 무릎에 태웅을 앉힌채
통통한 손가락을 제 손위에 올리고 당과나 물려주거나 구슬치기를 어떻게 하면 더 잘하는지 보여주거나 하면서 놀아줬겠지 다른 사람들이 보면 음인치고 너무 당차다고 그랬을거였지만 대만이는 그런 사람이었어 그뒤로도 여러번 만나는데 같은 동네는 아니라 아예 붙어 사는 정돈 못됐을거야

그러다 서태웅이 14살 정대만이 19살이 되었을때, 음인집에 양인이 너무 드나들면 좋지 않다고 한동안 못 갔다가 서태웅답지않게 말을 안듣고 대만이네 몰래 가는데 지나가던 동네 사람이 정씨댁 첫째 아들이 시집갈거 같다고 그런데 질이 별로인 곳에 팔려가는거 아니냐 너무 안타깝다 참 좋은 분인데 이러는 소릴 들은거야 서태웅은 이해할수 없었겠지 이 동네 정씨면 제 색시 집일텐데 그집 첫째는 대만이였거든 그래서 서둘러 대만이를 보러 갔겠지
간만에 서태웅을 본 대만이는 무척 반가워했어 잠시 기다리라면서 당과도 꺼내다줬지 서태웅은 평소 단걸 좋아하진 않았지만 이상하게 정대만이 주는것들은 모두 좋아했음 하지만 오늘의 서태웅은 바로 먹기 시작하지 않고 제 손안의 당과를 내려다보기만 했지 그러다가 덥썩 대만이 손을 잡고서 "형은 내 색시가 맞죠?" 했으면 좋겠다

집집해서 그날 대만이한테서 딴데 시집갈거라는 말 듣고선 서태웅 한동안 매일 찾아가는데 대만이가 더이상 오지 말라고 네가 이러면 사람들이 속닥거릴거라고 딱 잘라내니까 대만이네 가지는 못하고 집에서 식음을 전폐했음 좋겠다 그러면서 매일 대만이한테 편지를 쓰곤 하는데 정대만 이 어린 동생이 생각보다 더 옛날 자신의 말을 진지하게 들었었단걸 알았겠지 그래도 자신의 집안을 위해 어쩔수없다 생각해서 편지를 찢어서 버리려다가 차마 그러진 못하고 제 수납장 깊숙히 넣어두면서 답장은 안했으면 좋겠다 대만이는 옛날부터 태웅에게 유난히 약했지만 이번만은 어쩔수 없었겠지
한편 태웅이네는 막내이자 하나뿐인 양인인 서태웅이 갑자기 식음을 전폐하고 방에서 나오지도 않으니까 너무 걱정스러운거야 얘가 너무 무뎌서 걱정이면 걱정이였지 이런적이 없었거든 그래서 고민하는데 태웅이가 매일 자기랑 어릴적부터 친구였던 종에게 은밀하게 편지 심부름을 보내는걸 알고서 하나 빼돌려 봤겠지

그날밤 서태웅은 제 방안에 선잠에서 깼어 어디선가 툭.. 툭.. 하고 뭔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거든 자리에 앉아 고개를 두리번 거리던 서태웅은 이내 그게 제 방에 난 작은 창에서 나는 소리임을 눈치챘지
태웅이 창문을 열자마자 뭔가가 태웅의 이마에 부딪히고선 툭 떨어졌어

"헉 태웅아"
"아야"

답답했던건지 다음 돌팔매를 위해 더 큰 돌을 쥐고 있던 정대만이 보인 순간, 서태웅은 자신이 꿈을 꾸는건지 잠시 의심했음 그러나 걱정스런 얼굴을 한 대만이를 보자 꿈이라도 좋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이내 뒤로 좀 가보라 하더니 날쎄게 태웅의 방 창문으로 뛰어든 정대만이 태웅의 품에 안착하면서 같이 바닥으로 넘어가자 그제서야 서태웅은 이게 실제라는걸 알았어

"이마 많이 아파? 왜이렇게 수척해"

대만이가 걱정스레 물으면서 태웅의 이마를 조심스레 만졌음 나름 몸이 튼튼하기로는 둘째가면 서러운 태웅이여서 아무렇지 않았지만 서태웅은 지금 그런 티를 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지

"아파요"

작게 웅얼이면 태웅이 품에 파고들자 정대만은 순순히 태웅의 이마를 만져주며 서태웅을 안아줬어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태웅을 놓자 서태웅은 아쉽게 몸을 물렸지

"태웅아 형이 오늘 온건.,"

정대만이 입을 열자 서태웅은 대만의 옥색빛 눈동자를 바라봤어

"... 마지막으로 선물을 주고 싶어서야"

대만이의 말에 태웅의 까만 눈동자가 조금 커졌다 기운없이 빛을 잃었음 그 모습을 보던 정대만은 씁쓸하게 입술을 한번 적셨지

하얗고 앳된 볼에 손을 댄 정대만은 잠시 머뭇거렸음 이게 맞는건지 얘가 아직 어려서 그런건데 자신이 괜한짓을 하는건지 고민이 됐지만 그동안의 편지에 써내려진 감정은 어리지만 가벼워보이진 않았지 한번 숨을 들이킨 정대만은 곧 태웅의 양볼을 가볍게 감싸고선 천천히 제 입술을 내렸어

"태웅아"

그때 문밖에서 태웅의 모친의 목소리가 들려왔음 깜짝 놀란 대만이는 재빨리 몸을 물렸지 창밖으로 빨리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을거야 하지만 언제 이렇게 몸이 자랐던건지 태웅은 멀어져가는 대만이의 허리를 꽉 잡고서 이번에는 자신이 입술을 다시금 부대꼈어 그리고 그때 태웅의 방문이 열렸지


ㅡㅡㅡㅡㅡㅡ


"마음이 급했던건 알겠는데 말이지"

서태웅의 옆에서 샐쭉하게 말하는 제 누이에게 시선을 돌렸음 앞에서 옷시중을 들던 시종이 움직이시면 아니되세요 하고 말했지

"아무리 그래도 어1머니 앞에서 그랬던건 너무 한거 아니니"

그의 말에 태웅은 다시 시선을 앞으로 향했음 신경쓰지도 않는단 뜻이였지 당당한 동생의 태도에 누이는 한숨을 폭 쉬었어 저놈의 자식은 순해보이는거 다 거짓이지 거짓이야 하고 혼자 중얼거렸지

그날 태웅의 집은 난리가 났었음 다행히 태웅의 부친은 없었지만 태웅이 기어코 자신이 마음에 담고 있던 음인을 덮쳤다고 오해한 태웅의 모친은 뒷목을 잡고 쓰러질뻔했고 태웅의 첫째 누이는 아직도 대만의 허리를 꼭 잡고 있는 제 동생을 걷어찼지 대만이가 "제가 좋아서 그런겁니다! 누님 태웅이 걷어차지 마세요!!" 하고 외치고 나서야 소란이 종식됐을거야
그뒤 나란히 무릎을 꿇고 태웅의 가족들 앞에 앉아 안그래도 태웅의 편지를 보고서 그 약조를 다시 꺼내기로 했단 말을 들은 대만이가 잔뜩 붉어져서 너무 죄송해서 안되겠다고 외치기는 했지만 일어서려는 정대만의 손을 꽉 잡고 끌어당긴 서태웅에 곧 그 소란도 잔잔해졌겠지

태웅의 대기실에서 나온 태웅의 누나는 이번에는 대만이의 대기실로 향하며 생각했지
그 옛날 대만이네 가는 날마다 하얀볼을 분홍빛으로 물들인채 대만이를 올려다보던 어린 동생의 얼굴이 진짜였구나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