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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까지 각자 바쁜 스케줄로 피곤할 대로 피곤해진 히라키요이였겠지. 히라는 새로운 노구치 프로젝트에 메인 어시로 참여하게 돼서 정신 없는 시기를 보내고 있었고, 키요이는 새 드라마에 꽤나 비중 있는 역으로 나오게 됐는데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결의 캐릭터라 매일 촬영하고 집에 오면 진이 빠진 상태이기 일쑤였음. 그런 날들이 이어지다가 드디어 둘 다 오프인 날이 겹쳤으면 좋겠다.

그 전날도 이미 새벽 두 시 넘어서야 집에 도착한 키요이였고, 히라는 키요이 기다리면서 노트북으로 프로젝트 자료 수정하고 있었겠지. 이미 너무 졸려서 꾸벅꾸벅 조는 히라였지만 어떻게든 안 자고 버텨서 돌아온 키요이 맞이하고 오늘도 수고했다고 말하는 히라였음. 그것까지가 히라의 루틴이었기 때문에. 그러고 잘 준비를 마친 둘은 바로 침실로 가서 기절했음.


다음 날에 히라가 눈을 떴을 땐 창밖은 지금이 몇 시인지도 가늠이 안갈 정도로 어둡고, 빗줄기가 세차게 내리는 소리만 들려오고 있었음 좋겠다. 무엇보다 가을 기운이 확 들면서 내려간 온도에 싸늘함이 느껴졌는데, 추웠는지 " 히라..." 하면서 히라 품으로 더 파고드는 키요이였음. 평소라면 바로 몇 시인지 확인하고 아침 준비하러 갈 히라였지만, 지금까지 쌓인 피로도 있고 자신 품으로 파고드는 키요이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이대로 조금만 더 있어야겠다.. 하고 타협하는 히라였음. 그렇게 둘이 서로 품에 안고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늦잠 잤으면 좋겠다.


그러다 다시 정신 차린 히라가 핸드폰을 들어 시계를 봤을 땐 이미 낮 열두 시가 지난 시간이었음. 시간 보고 지금까지 노곤노곤했던 정신에 눈이 확 뜨인 히라가 자신 품에서 키요이를 조심스레 떨어뜨리고 "키요이.. 밥 먹어야지." 말하면서 여전히 잠에 취한 키요이 깨웠으면 좋겠다.

일어나서 씻고 바로 부엌으로 가는 히라. 비 오는 날이라 장 보러 가기 애매한 상황이었지만, 집에 있는 재료로 뚝딱뚝딱 늦은 아점 만드는 히라였음. 지금까지 에비코로는 히라네 레시피로 만들었던 음식 중에 키요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었는데, 저번 달에 처음으로 키요이 어머님을 만났을 때 히라는 극도로 긴장한 와중에도 키요이가 어렸을 때 좋아하던 음식들이 뭐였는지 물어봤었음. 그리고 그 이후로 냉장고에는 언제나 그때 어머님이 알려주신 음식의 재료가 적어도 한 세트는 들어있었기 때문에 그날도 고민 없이 키요이가 좋아하던 음식을 만드는 히라였음 좋겠다.

둘이서 마주보고 앉아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긋하게 밥먹는 히라키요이. 키요이가 히라에게 얘기 하는게 대부분이었지만, 밀린 이야기를 하느라 조잘조잘대는 키요이를 보면서 행복감에 차서 "응.." "응.." 미소 지으면서 맞장구치는 히라일듯.


그렇게 식사를 끝낸 후엔 각자 필요한 거 가지고 와서 거실에서 함께 할 일 하는 히라키요이. 키요이는 드라마 다음화 대본을 가지고 와서 분석에 열중했고, 히라는 당장 내일 모레까지수정해야 하는 파일을 두고 노트북과 씨름했음. 이미 낮 세시가 지났는데도 밖은 여전히 어둑어둑하고, 집 안에는 오직 빗소리와 히라의 노트북 소리, 키요이가 작게 대사 읊는 소리만 들려왔음.


날씨가 춥고 어두운 탓이었는지, 늦잠을 잤는데도 대본을 보다가 자기도 모르게 졸음이 쏟아진 키요이. 버티다가 결국 잠에 취한 키요이가 "히라.. 나 조금만 자다 올게"하고 침실로 들어갔음. "응 키요이. 잘 자"하고 인사한 히라였지만 그러나 삼십 분도 채 지나지 못해서 키요이 따라 방에 들어간 히라였음.
방에 불은 꺼져있고, 옆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는 키요이의 체온을 느끼며 이불에 누워있으니 여기가 천국이라고 느껴지는 히라. 평소라면 쉬는 날이라도 부지런하게 집안일이든 뭐든 하는 히라였지만, 가끔은 이렇게 키요이랑 낮잠자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그렇게 다시 잠에 취해 낮잠 자는 히라키요이. 그러다 키요이가 꿈속에서 히라랑 하는 꿈 꿨으면 좋겠다.요 며칠 둘 다 너무 바빠서 서로 제대로 만질 시간도 없어서 무의식적으로는 욕구불만 상태였던 것임. 꿈속에서 생생하게 히라랑 하다가 갑자기 눈을 확 떠보니 현실이 아니었다는 걸 깨달은 키요이가 정말 무의식의 흐름 그대로 옆에 누워있는 히라 입술에 키스했으면 좋겠다. 마치 꿈 속에서의 상황을 이어가는 것 마냥 움직이지 않는 히라 입술에 혼자 열심히 키스하는 키요이. 깊게 잠들었던 히라는 이게 무슨 상황인가 파악조차되지 않았지만, 키요이 입술인 건 바로 알았기에 잠에 취한 상태로 열심히 받아주기 시작했음. 그러다 점점 끓어오르는 욕구를 참지 못하고 아직 반쯤 무의식인 상태로 키요이 옷 벗기는 히라. 그렇게 목부터 다리까지 자신을 열심히 애무하는 히라의 입술과 손길이 평소보다 거칠다는 사실에 몇 배는 흥분하는 키요이였음. 잘 때만큼은 자기를 가끔은 거칠게 대해주길 바라는 키요이였지만, 제정신인 히라는 절대 그렇게 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잠에 취한 히라와 하는 건 처음이라 새로운 감각에 취해가는 키요이.. 그렇게 어두운 침실 안에는 둘의 가빠진 숨소리랑 빗소리만 들렸으면 좋겠다.


그렇게  몇시간이고 서로 참았던 욕구를 터뜨리고 나니 진이 빠진 히라키요이. 시계를 보니 이미 저녁이 훌쩍 지나있었고, 오랜만에 격하게 하느라 난장판이 된 침실을 정리하고 함께 씻으러 욕실로 갔음. 씻고 나와서 당연하게 히라가 해주는 저녁밥 먹고 나니 그제야 좀 제정신이 드는 히라랑 키요이일듯.


오늘 진짜 아무 것도 안 했네...생각하면서도 이렇게 하루종일 히라랑 느긋하게 보냈다는 사실에 만족스러운 키요이였음.

그나저나 계속 잠만 자서 밤에 잠이 오긴 할까 싶었지만 낮에 너무 열심히 히라한테 당한(?) 바람에 걱정이 무색하게 그날 밤도 바로 잠들어버렸음 좋겠다. 



앎그
히라키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