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60701506
view 2718
2023.08.25 01:50
음~ 캐붕 주의~


태웅이랑 사귀면서 태웅이는 그런 거 전혀 없어서 포기한 채 사귀다가

나중에 태웅이가 그거 알게 되는 거 보고 싶다


백호 연애에 로망 많아서 티비나 만화로 실제보다 백 배는 뻥튀기된 로망 갖고 있는데 태웅이 만나서 사귀게 되면서 그런 거 포기하는 거 좋음
사실 탱백은 둘다 꼬인거 없고 바보들이라 ㅋㅋㅋ 이런 거 없을 거 같긴 하지만 꼬이는게 내 취향...

백호 재활 성공하고 농구부에서 날아다니면서 태웅이하고도 조금씩 관계가 변해서 앙숙 -> 콤비 -> 썸 까지 갔으면 좋겠다. 

고 3 때는 썸이었는데 

학기 시작한지 얼마 안 돼서 벚꽃잎이 교정에 막 흩날리기 시작할 때 태웅이랑 백호 주말에 만나기로 약속해라 

백호 데이트라 들떠서 일주일동안 이 옷 저 옷 입어보고 벚꽃 아래면... 피크닉인가? 하고 도시락 준비하는데

정작 주말에 태웅이는 주 중에 맨날 보는 운동복 차림에 농구공 가방에 넣어 왔겠지

공원 옆 농구 코트에서 하루 종일 원온원하다 덮밥 곱빼기로 때리고 집 갔을 거임 

점심 때 나가서 하루 종일 농구 했으니까 땀 범벅 돼서 입었던 자켓 손에 걸고
둘다 잘 먹으니까 도시락도 잔뜩 싸서 무거운데 그 짐 걸고 집에 돌아오는 백호 보고 싶다

땀 투성이인 몸 샤워만 하고 드러누워있다 대충 자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집 정리하다가 도시락 가방 발견함
이 날씨에 하루 종일 땡볕에 내어놨고 밤에 현관에 대충 놓고 그대로 자버려서 회생할 수도 없겠지

개수대에 버리고 도시락 정리하면서 백호 찔끔 울었겠다 

데이트 아니었나? 우리 썸 아닌가? 여우한테 나는 뭐지? 우리 뽀... 뽀뽀도 했는데...?? 하고

데이트도 맞고 썸도 맞고 연인 될 것도 맞았음 그냥 서태웅이 감이 없었음 아니 서태웅은 강백호가 이렇게 연애 로망이 많은줄 몰랐음 



그렇게 지지고 볶고 연애하면서 같이 미국도 와보니 백호 태웅이를 그냥 빤하게 알게 됨 

그런 간질간질한 건 없어도 태웅이가 자기 생각하는 거, 배려하는 거 잘 아니까 그냥그냥 이해하게 됨 

그런 거 없다고 해도 백호도 태웅이를 너무 좋아함 그냥 이 연애에서 그런 간질간질한 로망을 바랄 수는 없다는 걸 알게 됨 

그땐 고등학생이었지만 백호도 크고 미국에 와서 여러 사람들 만나보니 자기가 갖고 있는 연애에 대한 생각이 너무 촌스럽다는 것도 알게 됨 그래서 그냥 묻어두고 있는데 어느 계기로 태웅이가 알게 되는 거 보고 싶다

맨 처음은 이거였음

태웅이네 대학이 경기를 하던 날이었는데 백호는 다른 일이 있어서 못 갔음 

태웅이는 주전으로 뛰기 시작한데다 아시안이 많은 지역이기도 하고 그리고 그 서태웅은 학창시절에도 응원단을 달고 다니던 남자라서... 여기서도 팬이 생김

그 팬이 경기 끝나고 돌아가는 태웅이를 붙잡아서 선물과 꽃다발을 줬는데 

선물은 가방에 넣고 꽃다발은 가방에 넣을 수가 없어서 들고 감 

같이 사는 집에 와보니 백호가 먼저 와있음 

백호가 이겼냐??ㅋㅋㅋ 하면서 문을 열어줬는데 태웅이가 당연하지... 하면서 대답하다가 백호가 멈칫한 걸 봐버림

눈이 동그래져서 태웅이 손에 든 꽃다발을 보고 있는데 태웅이가 아무 생각 없이 

팬이 줬어

하고 말해버림 

백호한테 꽃다발 내미니까 받아서 들어가는데 그 표정을 보고 뒤늦게 태웅이도 뭔가 눈치챔 

백호가 주방에서 사부작사부작 뭘 하더니 어설프게 꽃다발 풀어서 음료수 병에 꽂아 둠 



그때만 해도 뭔가 이상하다고만 생각했고 잘 몰랐는데 연말에 귀국하게 됐음
유학간 이후 첫 귀국이라 조금 들뜨는데 고등학교 마치고 유학갔으니까 고등학교 때까지의 인연들이 많아서 같이 몇 번 만나다 보니까 그냥 세트로 다녀서 태웅이네 갈 때도 같이, 백호군단 만날 때도 같이 감

태웅이도 백군은 익숙하고 백호 꾸준히 응원해줬으니까 고마운 마음도 있겠지  

술자리에서 얘기하다가 첫 데이트 얘기가 나왔는데 백호 군단이 백호 일주일 동안 난리친 거 다 폭로함 

옷이 이게 낳냐 저게 낳냐 하루종일 그리고 낳긴 뭘 낳아 너 서태웅한테 편지 써준 거 아니지? 써줄 거면 검사 맡아라 ㅇㅇ 얘가 그랬지 내가 언제 그랬냐 뭐야 너 기억 안나냐 일주일동안 김밥 연습한다고 김밥 싸오고 난리도 그런 난리 김밥지옥이었다 진짜 왜 넌 잘먹었으면서 네녀석이 내 향수 가져간 건 기억 안 나냐 하고 자기들끼리 난리인데

서태웅은 모르는 얘기인 거임 백호 힐긋 바라보니 슬 눈을 피하는게 뭔가 있긴 있음 

도시락? 데이트? 모르는 얘기 맞거든 

술자리 끝나고 돌아가는 때 태웅이 한참 생각함 이렇게 열심히 생각해 본 적이 없음

고 3이고 벚꽃... 그때 원온원 했던 때인가? 코트에 분홍 잎이 날렸던 것 같기도 함 사실 잘 생각 안 남 멍청이랑 그 코트에서 사계절 내내 원온원 많이 했어서 
그러다가 옷 고른다고 난리 쳤다고 했지... 하면서 백군이 했던 말 되새기다가 백호 그때 자주 입었던 자켓까지 생각이 남 
그 자켓을 생각하니까 원온원 할 때 스친 백호한테 뭔 향수 냄새가 났던 것까지 생각이 남 
아 그때...
가방이 있었나? 그 안에 도시락이 있었나? 이건 죽어도 기억 안 남 

백호 힐끔힐끔 눈치 보다가 태웅이가 뭐 안 물어봐서 방심했는데 다음날 아침에 짐 싸다가 기습적으로 당해서 걍 솔직하게 얘기했을 것 같음

도시락은 어쨌어? 

뭐... 뭘?

그때.

...버렸다... 상해서.

그때 왜 안 꺼냈어? 

백호가 대답 안 하고 한참 가방 싸다가 그런 분위기 아니었거든... 하고 중얼중얼함 




짧은 일정을 끝내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옴 그러고도 한참 정신 없이 훈련 받고 연습하고 하다가 어느날 후드 뒤집어 쓰고 팀메이트들이랑 체육관 앞에서 헤어지는데 

태웅이 기다리고 있음

태웅이 수트 입고 머리 넘기고 꽃다발 들고 기다리고 있음 

뭐...???????? 한 상태로 있는데 태웅이 냅다 꽃다발 백호한테 주고 차 가지고 와서 집에 감

집에만 감 

태웅이 백호가 그런 로망 있다는 거 알고 나서 나름 공부했는데 

전혀 그 쪽으로는 돌아가는 거 없어서 열심히 하긴 하는데 뭔가 좀 어설픔 

그 다음 주에 백호가 뛰러 가자는데 자기는 안 간다더니 러닝 끝날 때쯤 도시락 들고 찾아옴

아직 날 추워서 꽃은 커녕 다 말라 비틀어졌는데 호수 보면서 도시락 먹음 

김밥 싸긴 쌌는데 다 터지고 난리났음 그 도시락 꿋꿋이 들이밀고 다행히 커피는 뜨거운 걸로 사와서 그거랑 같이 마심

중간쯤 먹다가 체할 거 같다고 해서 차로 옮겨서 나머지는 먹음 



근데 태웅이는 한 방이 있는 친구이긴 함 대놓고 하는 로맨틱은 못해도 가끔 백호 엄청 부끄럽고 좋아하게 만드는 행동이나 말을 함 

태웅이가 백호 서 있으면 가끔 뒤에서 슥 안고 지나갈 때 있거든 

왜? 하고 물어보면 대답 안 함 

그러다 나중에 말했는데 아팠으니까... 하고 말함

나 등 아팠으니까? 

막아주고 싶어서. 

하고 백호는 부끄러워 할만한 말을 막 던짐 



둘이 사귄지 오래 되면 태웅이도 좀 더 편해지고 백호도 좀 더 편해지겠다

사실 백호도 이거 연애에 대한 환상이고 로망인 거라서 나이 먹고 연애 오래 하니까 사라지긴 함

이제 태웅이가 꾸역꾸역 우겨서 함

둘이 기념일 되면(딱히 언제부터 사귀었는지 몰라서 그냥 그때 벚꽃 필 때 원온원 한 데이트 날로 정함)
잘 빼입고 나와서 호텔 레스토랑 가서 식사하고 와인 마시고 꽃다발 주고 케익 썰고 호텔 올라가서 하루 묵고 집에 가는데

집 가는 길에 콩나물 해장국 먹음 

해장국 집에 자켓 걸어놓고 튈까봐 앞치마 하고 먹음 
전날 받은 꽃다발이랑 케익 의자에 걸쳐두고 

소주? ㄱㄱ 하고 시켜 먹음 
와인은 사실 부족했음 ㅇㅇ 

집 가서 옷 갈아입고 족발 시켜서 막국수랑 먹다가 케익 가져와서 젓가락으로 푹푹 퍼먹음 


태웅이가 커플템 하나둘 사와서 집안 물건들이 다 커플템인데 잠옷도 커플 잠옷임 

그런데 이 세트가 여러 개 있는데 잠옷 빨고 갈아입는 주기가 제각각 다르니까 

(A 상의)  (C 상의)
(B 하의)  (A 하의) 

뭐 이런 꼴임 

그러면 백호가 태웅이 한 번 슥 보고 마음대로 상의 벗겨서 자기 하의랑 맞춰 입고 자기 옷은 태웅이 줌 

어차피 태웅이는 C 상의에 B 하의라 짝도 아닌데 걍 받아 입음 


뭐 그런 연애 ㅎㅎ 탱백은 해피가 좋다 ㅋㅋㅋ(찌통을 호시탐탐 바라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