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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1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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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학교에서 떠도는 소문으로 키요이 소 라는 인간은 극악무도한 썅놈임. 여자친구를 하루 걸러 하루 바꾸질 않나, 주먹 한 번만 휘둘러도 백이면 백 기절한다는 황당무개한 소문도 자자했음. 어마무시한 소문과 함께하는 키요이 소에게 다가오는 이는 아무도 없었음.


게다가 키요이의 웃는 낯짝을 본 이가 아무도 없어서 학우들 사이에선 인간이 만든 엄청난 AI는 아닐까 라는 이야기까지 떠돌았음. 그리고 키요이의 근처에는 늘 키요이보다 2배나 더 되는 덩치들을 데리고 다니는데 어떻게 키요이를 안 무서워 할 수가 있겠냐고...


그래도 그중에서 키요이가 친구처럼 구는 게 시로타임. 시로타의 경우에는 어릴 때부터 동네친구였기때문에 키요이에게 덤벼드는 유일한 사람이었음. 근데 이것도 다른 사람이 보자면 키요이가 시로타를 봐주고있다는 느낌이 강했음....


하여튼 키요이랑 시로타의 이야기를 엿듣고 있으면 국적불문, 남녀노소 항상 의문점이 들었음.


- 야. 나 오늘 히라랑 손 잡았다.
- 미친새끼. 또 주먹이든 입이든 존나 털었겠지.
- 그런 거 아니거든! 히라가 직접 잡아줬다니까?
- 씨발... 구라를 정도껏 쳐야 믿어주는 척이라도 하지...
- 이 개새끼가...?
- 야야, 저기 히라 지나간다!
- 어디? 어디! 어디냐고!
- 좆까, 병신아.


시로타 개씨발!! 키요이가 화나서 책상을 주먹으로 여러 번 내리치고, 온갖 난리를 피워대도 시로타는 아무 반응도 없이 익숙하게 이어폰을 꽂았음. 키요이도 마찬가지로 빨개진 주먹이 소중한 무언가를
쥔 것처럼 ‘ 히라아... ’ 읊조리며 제 뺨으로 부비적거렸음.


그리고 그 날 학우들은 키요이의 미소를 처음 목도했고, 경악 했음. 그러니까 키요이 소가……히라 카즈나리를 좋, 좋아한……?




 *    *    *



히라 카즈나리는 지나치게 평범했음. 성적은 중상위권, 교우관계 그럭저럭, 학교생활 보통. 등급으로 따지자면 지나치게 < B > 정도 된다고 치자. 하지만 평범한 히라에게 최근에 생긴 특이점.


< 키요이 소가 히라카즈나리를 좋아한다. >


이 소문은 공공연하게 일파만파 퍼졌고, 그림자처럼 조용히 있는듯 없는듯 다니던 히라에게는 매우 파격적인 일이었음. 이 소문 하나로 친구들은 히라를 피했고 히라 스스로도 이제 자신이 무서워질 지경이었음. 내가 뭘 했는데……?


키요이가 히라를 좋아한다는 건 결코 누군가의 입에서 퍼진 것도 아니라 암암리에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였음. 게다가 히라 스스로도 자각을 하고 있는 상태였음.


쉬는 시간 종만 땡 울리면 히라에게 찾아오는 키요이의 마음을, 히라는 그 누구보다 몸으로 깨닫고 있으니까. 그것도 학교에서 제일 꼭대기 5층에 있는 히라의 교실까지 헐레벌떡 계단으로 올라온단다...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시간도 아까운 키요이의 교실은 2층이라는 점...


- 하아, 힘들다.
- …….
- 존나 힘들다…….
- ... 무, 물 마실래?
- …….


키요이는 꼴에 자존심은 있는지 자신이 직접 히라를 보기 위해 5층까지 올라오는 이유를 대충 다이어트때문이라고 빡빡 우겨댔었음. 그래놓고는 힘들지도 않으면서 꼭 히라의 옆자리에 앉아 힘든 척 남몰래 얼굴을 붉혔음. 더 기가 막힌 건 감정이 없는 줄만 알았던 키요이는 히라가 무슨 말만 하면 귀끝을 물들이기까지 했음.


물론 일부러 히라에게 말 좀 걸어보려는 키요이의 유치한 마음이 더 강하지만... 하여튼 히라의 텀블러를 얻어낸 키요이는 떨리는 두 손으로 물통을 쥔 히라의 손 위로 실수인 척 겹쳐잡았음.


씨발, 히라 손 존나 커! 다행히 키요이의 속마음은 입 밖으로 나오지 못했음.


게다가 답지 않게 히라의 물통이 오리 캐릭터인 것도 키요이는 너무너무 귀여워했음. 반면에, 히라는 그저 속으로 ‘ 아, 저거 한정판으로 구매한 오리대장 텀블러인데... ’ 라며 안절부절하고 있었음.


키요이는 아무 생각 없이 텀블러 뚜껑을 열어 물을 마시려다가 아차했음. 이거 간접키스야...? 이 생각이 그치자마자 키요이는 그만 목까지 새빨개진 채로 히라의 텀블러를 히라의 가슴팍으로 퍽 던지듯 내밀었음.


순식간에 뚜껑이 열린 텀블러 사이로 물이 흘러나와 히라의 가슴팍을 적셨고, 히라의 앞머리 끝에도 물기를 머금었음. 히라를 보고있던 키요이의 얼굴이 더욱 빨갛게 물들었음.


- 다 큰 놈이 무슨 오리 같은 걸 들고다녀! 지, 징그러워……!


이 상황을 도저히 견디기 힘들었던 키요이는 얼렁뚱땅 히라에게 소리치더니 씩씩거리면서 교실 밖으로 뛰어갔음. 키요이가 교실을 나서자마자 복도에 있던 학우들은 모세의 기적마냥 모두 복도 끝에 달라붙어 최대한 키요이와의 접촉을 피했음.


- 씨발. 씨발. 씨발! 히라 오리대장 좋아하는데……! 아…….


어떡하지. 오리대장 키링같은 거라도 사줄까? 아, 근데 사주면 좋아할 것 같아……. 내 앞에서 웃기라도 하면 어떡하지? 키요이는 본인 교실로 가는 내내 심란한 표정으로 무어라 중얼거리더니 교실에 도착하자마자 덩치 큰 친구들의 등을 팍팍 두드렸음.


야. 오늘 시간 없지? 비워둬라. 키요이가 말하면 덩치들은 그저 끄덕거리만 할 뿐 더이상의 대화가 오고가지 않았음. 그리고 차마 키요이의 욕은 못하고 속으로 히라를 중얼거리며 욕했음.








앎그 히라키요이 맇쿠유세이




약간 기엽고 웃긴 거 보고싶었음 ㅋㅋㅋ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