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59888938
view 3041
2023.08.20 01:22
자려고 누우면 어김없이 옆집에서 들려오는 신음소리.

미친새끼들이 오늘도 거나하게 떡을 치는지 벽 너머를 타고 들려오는 쿵쿵대는 소리에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아 눈깔이 아니고 귓구녕을 막아야 하는데. 베개로 아무리 막아봐야 역부족이었다. 


"아!!!!!!! 씨발 조용히 좀 하라고!!!!!!!!!"


방음이 좆같이도 안되는 얇은 벽을 쾅쾅쾅 두드리면서 소리쳐봐야 돌아오는 건 더 높아진 교성. 시발 아예 3단 고음을 질러라 질러. 오늘은 어디까지 올라가나 보자. 차라리 저렇게 정신없이 떡치는게 나을 수도 있었다. 3일 전의 상황이 자동으로 떠오른다. 벽을 쾅쾅 두드리니 아주 잠깐 고요해졌다가 이내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다시 애무를 뒤지게 하기 시작했는지 더 야릇하고 끈적한 신음이 들려왔던 그런 좆같은 상황이. 


그러니까, 따지자면 내 죄가 맞았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나는 대학에 가지 않고 카센터에 취직을 했다. 일은 고됐지만 나쁘진 않았고, 벌이도 괜찮은 편이어서 나는 금방 적응했다. 주머니 사정도 나아져서, 직장과 가까운 곳으로 거처를 옮기려고 방을 알아보는데...주제에 대학가를 골랐던게 문제였다. 백호는 미국으로 떠났고, 군단 녀석들도 성인이 되고 나서 알아서 제 살길을 찾는지라 각자 일하기 바쁜 우리들은 자주 보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사람이 그리워진 나는 자연스럽게 번화가 쪽으로 방을 알아보게 되었고, 마침 인근 대학 주변에 월세살이 할만한 괜찮은 방이 있어서 바로 계약을 했는데...


그런데, 씨발. 


대학은 공부하는 곳 아니었나? 시발 여기가 동물의 왕국이야? 지식의 상아탑이라는 대학에서 공부는 안가르치고 번식하는 법만 가르치는지, 대학가 주변은 고통 그 자체였다. 밤이면 음주가무를 즐기는 대학생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고성방가를 지르고, 수치도 모르는지 거리에서 물고 빨고 핥고...차라리 거리만이면 꾹 참고 다닐 수 있겠는데, 바로 옆집이...


"아! 앙! 흐앗! 아앙! 더, 깊게!"


...내가 옆집 새끼들 떡치는 소리도 좆같은데 그거에 더해서 tmi 까지 들어야 되겠냐? 박는 놈이 자지가 작은지 깊게 안 들어가는 모양인데...아오 씨발 내가 왜 이런걸 알아야 하냐고!!!!!! 더 좆같은건, 박히는 쪽의 목소리가...여자가 아니었다. 그러니까 내가 아까 말했던 옆집 새끼들의 신음소리는...둘 다 남자라는게 진짜로, 문제였다. 

이사온 후로 밤이면 밤마다 돌비 서라운드로 두 놈의 신음소리를 듣다 보면 궁금해지는 점. 첫번째. 남자도 저런 고음의 교성이 가능한가? 두번째. 씨발 박는 놈이 매번 바뀌는건가? 어느 날은 곰새끼마냥 낮은 목소리, 어느 날은 기생오라비마냥 간드러지는 목소리, 또 어느 날은 호빠새끼마냥 느끼한 목소리...

마지막 놈 면상은 확인하고 싶지도 않았는데, 나는 이내 귀테러에 이어 눈갱까지 당하게 되었다. 무슨 놈의 우연이 그리도 좆같은지, 밤새 옆집 신음소리에 시달리고 나서 아침에 퀭한 얼굴로 공동 복도에 담배를 피우러 나오면...옆집에서 나오는 남자새끼를 마주치게 된다는 거다. 

내 예상은 틀리지 않았고, 두 번째 의문은 해결되었다.
옆집에서 나오는 놈들은 매번 다른 놈이었다. 머리 빡빡 깎은 땡중같은 새끼, 우락부락 몸집만 커서 존나 돼지같은 새끼, 뇌까지 근육으로 그득그득 찬 것 같은 헬창 새끼...

주기는 제각각이었다. 어떤 때는 3일만에 바뀌기도 하고, 어떤 때는 2주 정도. 공통점이 있다면 보통 스포츠웨어 위에 대학 과잠을 입고 있다는 거. 체대 새끼들인가? 어쩐지 존나 격하게 떡치더라. 


그렇게 좆같은 기분으로 담배를 쭉쭉 빨고 있는데, 옆집 문이 열리고 또 여느때처럼 남자새끼가...



어?


"...정대만?"


"양...호열?"


첫 번째 의문이...그 주인공의 어이없는 등장과 함께 해결되었다. 

남자도 저런 고음의 교성이 가능한가?


그게,


정대만이었다니.


씨발.




호열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