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59252761
view 4634
2023.08.16 13:58
죽음으로 내모는 우성이가 보고싶음..

과거의 ㅇㅇ시대 AU로

처음부터 오메가 인권이 바닥인건 아니었음.

성리학이 들어오고 여성 인권이 끝없이 추락한 것 처럼, 오메가도 언제부턴가 아이를 낳아 대를 잇는 도구 취급을 받기 시작함.

당연히 오메가의 임신과 출산역시 제대로 연구되지 못했지.

오직 건강한 아이를 임신, 출산하기 위한 것 뿐, 그 어미가 될 오메가는 뒷전이었음.

그렇다 보니 사람들 특히 양반가들은 보다 임신과 출산이 수월한 여성 우성 오메가를 선호하기 시작하고 유전적 요인때문인지 열성 오메가, 특히 남성형 열성 오메가의 존재는 점점 잊혀짐.

그런데 명헌이가 그 남성형 열성 오메가인거지.

학당에서 명헌과 함께 수학하며 마음을 키워가던 우성은 명헌이 오메가라는 걸 알게되자마자 냅다 혼인하자고 함.
남성형 열성 오메가? 지금까지 본적도 들어본적도 없지만 일단 오메가라잖아. 우성 알파인 자신의 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
우성의 가문에서는 명헌의 형질이 내키지 않았지만 혼인 시켜주지 않으면 과거고 뭐고 안한다는데 어떻게 하겠음.
그렇게 혼인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듯 했지.

그런데 정작 명헌 스스로가 우성과의 혼인을 망설이는 것 같았음. 오히려 명헌이네 가문에서는 서둘러 혼인을 진행시키려 안달인데말이야.
우성이는 결국 명헌이를 찾아가 자신과 부부의 연을 맺는게 싫은거냐, 서로의 마음도 확인했으면서 왜 혼인을 망설이냐며 엉엉울었고, 둘은 혼인하게 됐겠지.

그 뒤로 우성과 명헌은 혀를 내두를정도로 잉꼬부부가 됐음. 하루는 우성이 물었겠지. 이렇게 좋은데 왜 망설였냐고 말이야. 그 때 명헌이가 살풋 웃으며 말함.

"제가 겁이 많아 결심하는데 너무 오래걸렸습니다." 라고..

그리고 그 말 뜻을 알게 된건 약 여섯달정도가 흐른 뒤였음.

둘의 아이는 생각보다 빨리 생겼어.
우성의 집안에서도 복덩이가 들어왔다며 모두 기뻐했겠지.
형질에 대한 소문은 그저 소문일 뿐이구나 라며,,

그런데 그 기쁨은 그리오래가지 않았음.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명헌이의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졌거든.
구역감에 음식은 물론이고 물도 잘 넘기지 못하는건 물론이거니와 잦은 하혈과 혼절때문에 방문을 넘지 못한지 벌써 며칠째였음.

용하다는 의원을 여럿 모셨지만, 그저 부인의 기력이 쇠한탓에 그렇다며 아이는 정말 쑥쑥 잘 크고 있다는 말 뿐이었지.

우성은 혹여나 명헌이 잘못될까봐 피가 마르는것 같았음.

낙태이야기를 꺼내도 봤지만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말라며 집안의 어르신들이 노발대발하는 데다가 감히 양반가의 아이를 낙태하겠다 나서는 의원도 없었지.

우성이는 어떻게해서든 명헌을 살려보고자 형질 관련 서적을 조사하기 시작함. 그렇게 수소문하다 남성형 열성 음인 형질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옛 고서의 존재를 알게됐음. 그 책을 가지고 있다는 수집가에게 우성은 한걸음에 달려갔음.

그 자리에서 고서를 한장한장 넘겨 읽어보는데 충격적인 한 문장이 눈에 들어옴.

' 약한 기운을 타고난 음인의 사내는 오직 약한 기운의 양인과의 교합으로만 아이를 잉태할 수 있다.
비록 강한 기운을 가진 양인의 아이를 잉태하는 것이 불가능 한것은 아니나, 출산 후 목숨을 부지한 자를 아직 보지 못하였다. '

숨이 멎는 것 같겠지. 떨리는 손으로 뒷장을 몇 장 더 넘겨봤지만 해결방법 같은건 따로 적혀있지 않았음.

좌절감에 한참을 멍하니 서 있다가 책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으려는 그 때 책의 주인이 방 안으로 들어왔음. 그리고선 우성의 손에 들린 그 책을 보고 놀란 듯한 표정을 짓더니 곧 말을 이었지.

" 그 책이 요즘 자주 읽히나 봅니다. 몇달 전에도 그 서책을 찾아오신 분이 있었거든요. "

"... 이 서책을요? "

"네, 존함이 이가의.. ㅁ- "

" 명헌 "

"네, 맞습니다! 친분이 있으신가보군요.ㅎㅎ "

".... 혹, 책을 보고난 뒤 별다른 말씀은 없으셨는지요? "

" 네? 네, 별다른 말씀은... 그저 책속에서 답은 찾으셨는지 여쭈었더니 "

"... 뭐..라시던가요?"

"이제 결심이 섰다 하시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