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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7 23:04
대만이 스포츠맨이라서... 어떤 목표를 달성하는데에도 중요한 가치를 두는데
자기도 모르고 그 누구도 모르게 양호열의 마음을 얻는 것도 목표로 둔거지
처음엔 대만이 짝사랑이었는데 대만이가 졸업식에 덜덜 떨면서 고백하고
호열이는 내심 짐작은 하고 있었고 나쁘지 않아서 받아줬음

호열이 졸업때까지 롱디였겠지 대만이가 자주 찾아오고 호열이도 돈 모아서 대만이가 구한 자취방 찾아가고 자고 가기도 할거야
그리고 호열이 졸업하자마자 같이 사는 호댐...

호열은 고백을 받아준 이후로 정말 차근차근 대만을 좋아하게 됐음
어떨땐 바보같이 크게 웃고 어떨땐 믿음직한 어른이면서 사랑스럽고 귀여운 사람이었어
농구선수로서 나아가는 모습을 보면 존경스럽기도 했고
호열의 마음 속에 더이상 빈공간이 없을 정도로 대만을 향한 마음이 가득 찼을때, 호열이 대만에게 완전히 믿음을 줬을때
대만이는 귀가한 자신을 반겨주는 호열의 표정과 눈빛을 보고 양호열이 정말로 나를 좋아하는구나 깊이 느꼈음

그리고 그날 이후로 서서히 귀가 시간이 늦어지고 같이 밥 먹는 때가 뜸해지고...
어느날 부터는 아침러닝을 나갈때 다녀오겠다는 인사로 잠든 호열에게 입맞춤을 하지도 않겠지
대만이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 그냥 목표를 달성한 후에 오는 번아웃 같은 거였는데
호열이랑 대만이는 둘 다 대만의 마음이 식었다고 생각할듯... 대만이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호열이를 피함 너무 미안해서...

둘이 같이 사는 집에서 호열의 공간이 점점 좁아졌음 처음엔 집 전체였는데 가장 먼저 둘이 함께 쓰는 침실에서 나와 쇼파에서 자기 시작했음 대만이 불편해하는 것 같아서
요즘 자꾸 일찍 깬다고 핑계를 대겠지
요리 해봤자 대만이 자꾸 밖에서 먹고 들어오니까 부엌 쓰는 일도 거의 없어졌어... 호열이도 삼각김밥 같은 걸로 떼움 입맛이 없어서
호열은 차근차근 마음을 접듯이 제 짐을 정리하기 시작함... 조금씩 옷장과 서랍장이 비어가는데 대만이는 눈치채지 못할거야 집에 들어오면 어떻게든 평소처럼 지내려고 안간힘을 써서ㅠ

그러다 대만이 2주동안 원정훈련을 가게됨 대만이 자기가 한다는데도 호열이가 대만이 원정짐 하나하나 다 꾸려줌...
대만이가 쓰는 세안용품 로션 자주 입는 옷과 편한 잠옷 온갖 약이랑 파스... 보조배터리 같은 것까지 대만이가 지내는데 어떠한 불편함이 없도록

근데 원정훈련 떠나는 날 새벽부터 호열이가 불덩이처럼 열 오르고 한동안 정신도 못차림...
식은땀에 젖어서 색색거리는 숨만 뱉는 호열이때문에 안절부절 못하고 시원한 물로 적신 수건으로 몸 닦아주는 대만이...
아침되니까 좀 나아져서 눈 떴는데 대만이 엄청 걱정스럽게 보고있는거 보고 눈물날 같은 호열이... 발개진 코 숨기려고 베개에 고개 묻겠지

어떡해... 호열아 많이 아파?
대만의 물음에 호열이 작게 응... 하고 대답했어
그리고 대만이 부산스럽게 머리를 쓸어주고 몸을 주물러주면서도 자꾸 시계를 보는걸 알아챘지
호열이 한동안 말없이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앉고는 나 괜찮으니까 대만군 얼른 가봐. 비행기 못타겠다 할듯
대만이 너 이렇게 아픈데 어떻게 가... 하는데 구식이 오라고 할게. 대만군 훈련 하고싶잖아, 그치? 하는 호열

호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만이 내키지 않는 걸음으로 짐을 들고 천천히 나감
대만군. 호열의 부름에 대만이 뒤돌아보자 호열이 산뜻하게 웃으며 말함. 잘 다녀와.
그 말에 완전히 안심한 대만도 같이 웃는 얼굴로 응 대답하고 집을 나설거임
호열이 웃는 얼굴 오랜만에 봤다. 그런 생각도 오랜만에 하는 걸 깨닫지 못하고.

대만이 부랴부랴 비행기를 타고 도착해서 기절잠 잔 다음 바로 시작된 훈련에 정신없이 구르고 씻고 나와서 호열이한테 전화를 검. 근데 안 받아.
몇번을 해도 받지 않길래 갑자기 심장이 거세게 뜀... 불안한 마음에 벌떡 일어나서 방을 빙글빙글 돌며 다시 전화하는 대만이겠지. 쓰러진 거 아니야? 뭔가 잘못되기라도 한거면...
대만은 거의 울 것 같은 얼굴로 구식에게 전화를 걸었어. 도착하자마자 호열이한테 전화를 했어야 하는건데... 아니 구식이에게 내가 부탁한다고 전화를 했어야...
대만이 거의 미칠 지경이 됐을때 구식이 전화를 받겠지.

만만군 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
호열이랑 같이 있지? 왜 전화를 안 받는지 모르겠네. 호열이 좀 괜찮아? 내가 나올땐 열은 좀 떨어졌었는데...
대체 무슨 소리야 호열이가 뭘 어쨌다고?

구식의 물음에 대만의 심장이 없어져버리는듯함

내가, 오늘 원정훈련 가는 날인데 호열이가 아파서... 호열이가 널 부르겠다고 괜찮다고 가라고 했어... 전화 안 왔어? 안 온거야...?

구식이 대만의 말에 깊은 한숨을 쉬겠지

양호열 그 자식은 아프단 말 안 해. 누구한테도 안 해. 대만군에게만 하겠지. 알고있던 거 아니었나.

대만은 많이 아프냔 제 물음에 응 이라고 대답하던 호열을 떠올림
자기가 가보겠다는 구식의 말은 듣지도 못하고 전화를 끊은 대만이 구단 관계자에게 달려가 가족이 많이 아프다고 돌아가봐야 할 것 같다고 할거야
정신이 나간 얼굴로 온통 눈물범벅이 돼서 말하는 대만이를 다들 보내줬음

그리고 대만이 집에 도착했을땐 호열이 살았었나 싶게 그 어떤 흔적도 없을듯
애초에 정대만 혼자 살았던 집처럼...


몇년 후 뺑소니 차량이 덮쳐와 자신의 차 안에서 천천히 죽어갈 때 떠올린 사람도 호열이었지
다시 한 번만 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 생각하며 눈을 감는 대만


그리고 그 어떤 고통도 없이 눈을 떴을 때 천사인지 악마인지 빌어먹을 신인지 모를 작자가 마지막 기회를 줌. 양호열의 마음을 얻으면 다시 살아날 기회를 주겠다고.
대만은 멀쩡하게 옷을 입고 있는 제 몸을 이리저리 만져보다가 고개를 드는데 바로 앞에 몇년동안 보지 못한 호열이 걸어오고 있었어.
머리를 올리긴 했지만 자연스럽게 내려온 머리카락이 이마를 가리고 피곤한 얼굴을 한 것 외에는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을만큼 그대로였음

호열아...

어느새 얼굴도 모자라 바닥을 적실만큼 많은 눈물을 흘린 대만의 떨리는 목소리에 호열이 걸음을 멈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는 무감한 표정으로 대만을 보다

정대만이네

입꼬리만 살짝 올린 채로 그렇게 말하겠지






이 이후론 대만이 만나자는대로 만나고 얘기하면서 웃기도 하고 그럴듯
몇번의 만남 후에 대만이 그때 정말 미안했다고 나도 내 마음을 잘 몰랐다고(식은게 아니란걸) 말하면서 이대로 조금 더 지내다가 괜찮으면 내게 다시 기회를 주지 않겠냐 하겠지
그때 호열이 나 대만군 여전히 좋아해. 하는 거. 대만이 감격으로 가득찰 찰나에
근데 혼자 좋아하는게 좋아. 당신은 잘 모를수도 있지만 혼자 좋아하기도 가능하거든.
뭔가 변할까봐 두려워할 필요도 없고. 마음이 끝나지 않으면 그냥 이렇게 살다가 죽는거지.

오히려 그 말에 호열이 얼마나 상처받고 망가졌는지 느껴지니까 대만이 완전히 창백해질 것 같음

그러니까 대만군. 다시 내가 좋아졌다면, 나처럼 혼자 좋아하다가 끝내고 가요.




대만이 다시 얻어야 하는 호열의 마음은 좋아하는 감정이 아니라 믿음일듯
내용 띄엄띄엄 썼는데 스크롤 무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