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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6 23:35


호댐은 호열이 1학년 대만이 3학년 때 조금 사귀다 대만이가 대학 올라가고 나서 한 번 헤어진 적 있었겠다

대만이가 먼저 고백하고 밀어붙여서 사귀게 된건데 호열이는 그냥 자기 좋다니까 어울려 주면서도 정말로 믿진 않았겠지

호열이는 왜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신기했나 보다 뭐 그 정도로 이해하고 정대만 졸업과 함께 이렇게 어울리는 것도 끝날 거라고 생각했던 것임 

대만이가 대학에 가고도 농구부 훈련 사이사이 짬을 내서 호열이네 열심히 들렀는데

호열이는 호열이대로 이제 대학생이 된 대만이가 자꾸 자기 보러 온다는게 이해가 안 됐거든 

고등학교 때야 같은 교복 입고 다니니까 조금 비슷하게 보였을지 몰라도 정대만이랑 자기는 너무 다른 세계의 사람이잖아 

정대만은 농구로 승승장구할 사람이고 자기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근처에서 일 얻어서 하게 되면 잘 풀린 거겠지
거기다 자기 절친 백호가 계속 농구하는데 정대만이 자꾸 자기 찾아오는 걸 알게 되면 나중에 어차피 헤어질 건데 계속 같이 농구계 있을 입장에서 피차 곤란해지지 않겠냐는 거지

그래서 그만 찾아오라고 했을 것 같음

대만이가 며칠을 매달렸는데 호열이는 마음 독하게 먹고 다 끊어냈음 

마지막으로 대만이가 찾아온 날 이렇게 헤어지는 건 납득이 안된다고 말하는 대만이에게 호열이는 

'우린 사귄 적도 없는데 헤어지는 것도 아니잖아요' 라고 말함

그 말을 듣고 한참을 울던 대만이는 눈물이 아직 그치지 않았는데 가버림 



그 후에 대만이는 계속 찾아오지 않았고 호열이가 자기 마음을 알아채기까지는 6개월 정도 걸렸음 

그 해의 연말에 대만이가 갑자기 다시 찾아와서 내가 죽을 것 같아서 그런데 그냥 가끔 찾아오는 것도 안되냐고 물어봄 

호열이 가슴이 찌르르 아파오면서 아무말 못하고 있자 대만이가 덧붙임
너 몰래 볼까도 생각했는데 그러면 네가 더 싫어할 것 같아서 그냥 아는 척 하지 말고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안 되겠냐고 매달림

그냥 다시 찾아와도 된다고 말하고 대만이를 안아 들었는데 대만이는 그때처럼 울지도 않고 고맙다고 마주 안아 줌 



그리고 시간이 흘러서 서로가 서로 곁에 있는 게 당연해졌음

시간이 지나면서 경계심 많던 호열이도 믿을만한 애정을 계속 퍼주는 대만이에게 조금씩 의지하겠지

20대 후반이 되어서 정대만은 팀의 간판 스타로 잘 나가고 호열이는 알바하다가 점장 눈에 들어서 정직원으로 경력 쌓아가면서 안정적으로 살고 있었음 



그렇게 꽁냥꽁냥 잘 지내고 있을 때(있다고 생각했을 때)

호열이네 팀이 회식을 하는데 대만이랑 저녁부터 메세지로 핑퐁 하다가 

대만이가 호열이 회식하는 장소를 듣고 자기도 그 근처라면서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함

집에서 멀지 않아서 그냥 택시타고 가도 되는데 정대만 만난지도 오래 됐으니까 그럼 기다리겠다고 함 

오면 문자 준다고 하고 대만이는 출발한 것 같고 호열이는 일찍 만날 생각에 자기 먼저 들어가 보겠다고 하고 인사하고 나와서 그 앞에서 담배 피우면서 기다리고 있었지

바로 근처인줄 알았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았음 핸드폰 한 손에 쥐고 계속 문자 오나 안 오나 보고 있는데 가게 앞으로 익숙한 차가 한 대 들어 옴 

호열이 막 나가려고 하는데 거기서 남자들이 몇 명 내림 

얘기하는 거 보니까 팀 후배들 같았음 호열이 하여간 남자자석 하면서 쓴웃음 지음 ㅋㅋ

데려다 줬잖아! 그냥 가라 좀!

아 여기가 아닌데요

그 정도면 걸어가! 운동한다는 놈들이 오분을 못 걸어? 뛰어가!! 술깨게

우리는! 그럼 형수님께 인사만 드리고 갈게요

형수님은 무슨 형수님이야!

막 이러고 투닥거리고 있었음 

정대만은 그런 거 아니라고 아니라고 하는데 
모여서 저녁 먹고 술 한잔 하는데 술도 한 방울 안 마시고 있다가 누구 데려다 줘야 된다고 나오니까 그 김에 그 근처에서 2차 하자고 후배들 한 무리가 우르르 따라 나온 것 같았음 

정대만은 떼놓고 싶어서 안달인데 술 들어간 후배들이 떼놓아질리가

그렇게 투닥투닥 하다가 대만이

그거는... 진짜 안돼 야, 우리 애 수줍어 한단 말이야 
니네가 진짜 나 잘되는 거 보고 싶으면 이러면 안되지
지금은 그냥 가 나중에 정식으로 자리 만들어서 소개시켜 줄게 

해서 대만이가 이런 말 하는 거 처음이라 후배 포함 뒤에서 듣고 있는 호열이까지 놀랐으면 좋겠다
정대만 입단 후 팀 1위 만들어 놓은 일등 공신이라 유니폼도 많이 팔리고 누가 인터뷰에서 대놓고 이상형이라고 찍은 거 뉴스도 나고 그랬단 말이지 그래도 그냥 웃기만 하고 제대로 대답 안 해 주던 정대만인데 
양호열도 대만이가 이렇게 말하는 거 처음 들었겠지

야 가자가자 하고 후배들 다 끌어서 가는데 다들 감사합니다! 우렁차게 인사하고 대만이가 그 중에 좀 선배같이 보이는 애한테 카드까지 쥐어주고 보냈으면 좋겠다 

그러고 대만이는 운전석 쪽으로 들어가는데 호열이가 나올 타이밍을 기다려도 대만이가 문자를 안 보내는 거임 

호열이는 기다리다가 그냥 가서 조수석 똑똑 하겠지 

어? 어! 왔어? 아, 어 지금 와서... 

약속 있었어요? 

아니 그냥 밥 먹고 있었지 

가요

하고 가는데 호열이 사실 기분이 좀 좋았겠다

밥 먹다가 애인 데려다 준다고 나왔나? 하니까 의외로 기분이 나쁘지 않았지

나중에 정식으로 소개시켜 준다고 했지 언제? ㅎㅎ 하면서 마음이 막 부풀어 오르는데 

대만이는 호열이네 집 앞까지 딱 데려다 주고 운전석에서 인사했음 이대로 자기 집 갈 것 같길래 

자고 가요 내일 빨리 나가야 돼요? 

하고 호열이가 말하니까

아아니... 내일 일정 없어... 

하고 엄청 뚝딱거리면서 같이 올라왔지

내 집에서 많이 자고 갔으면서 왜 이래 하는데 호열이는 자꾸 간질간질한 기분이 올라왔음 

호열이 먼저 씻고 대만이는 기다리다가 머리 말리면서 대만이가 씻을 준비하는 거 보는데 입이 간질간질 해서 

그런데 대만군 후배들한테 나 애인이에요? 하고 물어봄 

대만이가 멈칫 하더니 그대로 욕실로 들어감

그때 호열이가 드라이기로 머리 말리고 있어서 그 소리 때문에 못 들었나? 함 이따 나오면 말해야지 하는데

침대에 누우니 졸음이 몰려오고 대만군은 오래 씻는지 안 나오고 하니까 그대로 자 버렸음 

다음날 일어났는데 대만이는 가고 없고 호열이는 그러려니 하고 출근 준비함

근데 내일 일정 없댔는데... 하고 점심 쯤에 잘 들어갔냐고 문자 하니 답이 없음 

호열이는 호열이대로 바빠서 잊고 있다가 퇴근 쯤 다시 생각 남 

바쁜가? 하면서 주말에 어디 가자 할까 뭐 먹자고 할까 생각하면서 집으로 귀가하는데 

밤늦게 대만이가 갑자기 집 초인종 눌렀으면 좋겠다

바빴어요? 하고 문 열어주는데 들어오지도 않고 현관 밖에 서 있겠지

밖엔 어두워서 현관 불을 켜면서 들어오라고 하는데 대만이 그냥 가만히 서 있었음 

밝은데서 보니까 하루 사이에 얼굴이 엄청 상했음

뭐야? 왜 그래요? 하고 얼른 들어오라고 팔 잡아서 이끄는데 

대만이가 그냥 서 있는 채로 얘기했으면 좋겠다

어제 그 후배들한테 우리 그런 관계 아니라고 잘 얘기했어 
내가 그냥... 걔네들 빨리 보내고 싶어서 둘러댄 말인데 네가 들었을 줄 몰랐어
기분 나빴지... 미안하다 

하는데 호열이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도 모르다가 정대만이 무슨 뜻인지 알고 표정 일그러졌으면 좋겠다

갈게 미안... 화 풀리면 다시 연락해줘. 

하고 가버렸으면 좋겠다 
문도 못 닫고 멍하니 있는 호열이 

그제서야 대만군 얼굴이 하루 종일 운 얼굴이라는 걸 알아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