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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5 23:02
대학 선배 이명헌이 여자한테 관심 없는 무심뿅인 척하는데 사실은 한나한테 반한 게 보고싶다 이런말 해도 될까...

이명헌 중학생 때 몸이 좋고 키가 크고 성격이 순하다는 트리플 달성해서 일진 누나들한테 불려가서 동정 따여가지고... 그래서 자기도 여자 볼 때 육감적인 몸매에 이목구비 뚜렷한 사람들한테 무의식중에 끌리는게 보고싶음... 근데 그 누나들이 꽤 잘해줬거든? 이명헌 울린 적도 없고 당황해서 숨 색색 쉬는거 토닥토닥해주고 밥도 사주고 깔깔대면서 옷 쇼핑도 함께해주고 남동생 롤처럼 되어서 산왕공업 입학할 때도 우리 명헌이 거기서도 잘하라고 가끔 농구 보러 가겠다고 눈물의 빠이빠이를 한거임... 그래서 그 추억 간직하고 대학에 간 이명헌이 신입생 환영회에서 입술에 사과밤 바른 것처럼 색조화장이 잘 어울리고 마스카라 꼭꼭 하는 예쁜 속눈썹에다가 히피펌에 옷을 유행따라 잘 입는 한나한테 자기도 모르게 가랑비 젖듯이 관심이 생겼으면 어떡하는데

태섭이가 미국에 간 사이에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크고 뜨듯한 손으로 한나 손도 잡아주고... 책도 들어주고 물병도 따주고 저쩌구 해... 한나가 하는 말도 주의깊게 잘 들어줘... 하필 둘 다 자기 고민 이야기할 때 뜸 안 들이고 육하원칙 잘 지켜서 말하는 스타일에 해결책 제시도 시원스럽고 생각하는 방향도 퍽 비슷해 둘 다 존나 T인가봐... 대화가 잘통해... 이명헌 한나가 하는 말은 대체로 즐겁게 잘 들어줘 근데 그중에서도 유독 잘 들어주는게 태섭이 이야기야
북산 시절에 태섭이랑 이런 것도 했다 저런 것도 했다 바이크도 타봤다

여기 사진도 있어요

난 아직 면허도 없는데뿅 신기뿅

한나 깔깔 웃어... 이명헌 그거 홀린듯이 바라보고 예쁘다고 생각해 근데 내색은 잘 안 해 한나한테는 남자친구가 있잖아

아무튼 대화가 깔끔하고 시원하게 이뤄지고 둘 다 수용하는 톤이라서 친해질 수밖에 없어 사람들 많을 때도 즐겁지만 둘만 남아서 이야기해도 마가 안 뜨고 즐거운거야... 근데 한나가 태섭이 롱디 때문에 고민할 때면 이명헌이 유독 맞장구치고 듣기만 해... 신중하고 부드럽게 들어주고 공감해주지만 문제가 있어서 고민상담을 청해와도 해결책 제시는 안 해줘 근데 그게 이명헌 딴에는 한나 마음을 존중하려는 노력이야... 그리고 한나가 송태섭 많이 좋아하는 거 알아서 함부로 말 못 해 속으로는 송군한테 이한나가 아깝다는 생각 정도는 해 이명헌 한나 좋아하니까... 근데 그냥 들어주고 가끔 한나가 울면 조심스럽게 티슈 가져다가 받아주는거야 그러다가 며칠 후에 태섭이한테 편지 받고 좋아라 웃고 행복해하는 거 보면 걍 웃어버려... 뿅선배 남자짓 잘한대

근데 그렇게 부드러운 대화가 누적될수록 한나는 혼란스러워지고 그 사이에 이명헌이 자연스럽게 한나 자취방도 뚫음 물론 아주 건전한 용건이어야 함... 이명헌 공고출신이라고 과방에 고장난 티비도 뚝딱뚝딱 고쳐서 한나가 자기방에 옷장 문짝 떨어졌을 때 뿅선배가 생각났대 이명헌 존나 긴장타면서 쭈뼛쭈뼛 들어가는데 그게 한나 눈에는 능숙하고 자연스러워보여 오렌지주스도 한병 사왔고 응
이거야? 하면서 셔츠 소매 착착 접고 오른팔은 한나후배한테 한번만 접어달라고 하고 등근육 꿀럭대면서 옷장 문짝 번쩍 들고 달아준다고... 그 사이에 한나는 종이컵에 오렌지주스 따라다가 뿅선배 고생했다고 줘
한나 컵 없어? 종이컵 뭐야뿅ㅋㅋ 하고 물어보면 한나가 민망해하면서 설거지하기 귀찮다고 그래... 그럼 이명헌 자기도 모르게 픽 웃으면서 내가 해주고 가면 되지뿅 이래버려 그래서 그날 둘이 노닥거리다가 저녁시간 되어서 배달음식도 시켜먹고 맥주 한캔 까고 그러고 헤어진대 둘이 스킨십은 일절 없고 걍 수다떨고 놀아 그걸로 충분히 재밌나봐 얘네는

근데 이제 한나도 그런 이명헌의 출입에 물들듯이 익숙해지는거야
태섭이가 간만에 귀국해서 한나네 캠퍼스 구경하고 맛집도 갔다가 한나 자취방에 부끄부끄하면서 들어오면 이명헌이 놓고 간 면도기가 있음 한나는 찔리는 게 없으니까 치울 생각도 못했던거지... 근데 태섭이도 한나한테 뭐라고 안 한대 그냥 그렇구나..~ 하는거야 한나를 믿으니까

이런 취향이라 미안하다 근데 앤갤 아니면 어디다 말하겠냐..
명헌한나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