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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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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겉으로 보면 그냥 아이스크림처럼 바 형태라 낚였겠지 그런데 그거 보면서 '어 이거 태웅이 녀석한테도 장난 좀 쳐볼까?' 했으면 좋겠다
이유는 단순했음 최근 급속도로 친해지고 있는 후배의 잘나고 무뚝뚝해보이는 얼굴이 찌푸리거나 눈물이 글썽한걸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지 그리고 모양엔 속을수 있어도 매우면 바로 뱉겠지 하고 생각했을거야


"...."
[우물우물]

웃는 얼굴로 "태웅아 이거 먹어볼래? 맛있다?" 하고 건넸던 정대만은 고개를 끄덕인 후 한참이 지나도 고개를 숙이고 우물거리며 야금야금 먹기만 할뿐 뱉지는 않는 서태웅에 오히려 자신이 점점 안색이 안좋아졌음

"...너 안 맵냐? 원래 매운거 잘먹어? 물 좀 줄까?"

대만이의 의심스럽다는 어투의 말이 끝나자 하얀 팔이 쭉 정대만의 앞에 내밀어졌지 대만이가 500미리 물병 하나를 까서 손에 넣어주자 방금까지 고개를 숙이고 얌전히 먹고 있는듯 했던 서태웅이 고개를 들고는 순식간에 500미리 한통을 한번에 쭉쭉 들이켰어
그모습을 처음엔 그래 너도 맵겠지 하고 웃음끼 돈 얼굴로 보던 정대만은 이내 빈 물통에 두눈을 동그랗게 뜨고 서태웅의 얼굴을 살폈지 그러자 고개를 숙여서 보이지 않던 하얀 피부는 핑크빛에 물들고 눈가엔 물기가 가득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어

"야 이걸 왜 계속 먹었어! 매우면 뱉어야지!!"

놀란 대만이가 옆에 있던 자신의 물을 급한대로 주며 서태웅의 손에 있던 음식을 뺏자 다시금 서태웅이 물을 들이켰음 그러고선 기분탓인지 아까보다 붉고 통통해진 입술을 열었지

"선배가... 습... 준거니까... 습"

대충 끊어지는 말을 조합해보자면 자신이 준거라 다 먹고 싶었단거 같았음 그 말에 대만이는 괜시리 미안해졌지 백호녀석이나 태섭이처럼 퉷 하고 뱉을줄 알았지 이럴줄은 몰랐거든
미안한 마음에 물기가 약간 맺힌 눈가를 만져주며 머리를 슬슬 쓸어주자 그 손이 시원하다 느낀건지 서태웅이 고개를 숙여 자신의 얼굴을 대만이의 손에 기대왔지

"너는 그걸.. 미안하다 다음엔 안그럴게"
"네,,"
"물 좀 더 갖다 줄까?"
"아뇨.. 대신 좀 누울래요"

서태웅의 말에 대만이가 수건을 차곡차곡 접어주려고 주섬주섬 준비를 하기 시작하자 그걸 보던 태웅은 "그거 말구요" 하더니 탄탄한 정대만의 허벅지에 망설임없이 기대 누웠음 정대만은 순간 어라 이거 맞나 싶긴 했지만 미안한 마음도 크고 요 몇개월간 마음이 가던 동생이 기대오니 "그래 누워라" 하고는 서태웅의 머리만 살살 쓸어줬지 와중에 누우면서 맺혀있던 눈물이 자신의 허벅지에 떨어지자 대만이는 더 미안해졌지

"물 진짜 필요없냐"
"물은 괜찮아요.. 대신 주말에.. 아이스크림 사주세요"
"주말? 그래 오전에 보자"
"농구도..."
"농구! 원래도 주말에 혼자 했으니까 뭐. 하자"

하나씩 늘어나는 요구사항에도 불구하고 오케이를 외치는 정대만의 모습에 저멀리서 그 모습을 보던 송태섭이 꼴보기 싫단 표정을 잠시 지었지만 서태웅이나 정대만은 아무도 그걸 눈치채지 못했음 어차피 둘다 하나에 집중하면 주변이 안보이는 스타일들이었거든 그건 사람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