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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31 09:16
디지고 싶냐

거실 소파에 앉아서 전공책을 읽고있던 누나의 입에서는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현실남매 사이에서 적절한 표현이 튀어나왔음
그래도 태웅이는 누나 옆에 암 말없이 계속 서있었음

얌마,나이키 적당히 사 날리랬지?니가 그렇게 나이키 사봤자 나이키에서 주식을 주길 하냐 조던이랑 악수를 시켜주길 하냐?

동생을 꾸짖듯 비웃듯 하는 말이 이어졌음. 태웅이는 어떻게 해야하나 망설이며 계속 서있었어.
근데 생각해보니 저 곰탱이가 용돈 빌려달란 소리는 태어나서 첨 하는 거 아닌가?아쉬운 소리는 절대 안하는 녀석인데 왠일이지?

왜,용돈 다 써서 밥 사먹는데 돈 모자라?

....응.밥 사줄 일이 있는데 좀 모자랄거 같아서.조금만 빌려줘.

...우씨.

아무리 티격태격하는 남매라해도 운동하는 성장기 동생이 돈이 모자라 밥을 못먹는다는데 냉정하게 거절할 수가 있나.누나는 책을 덮고 방으로 들어가서 지갑을 꺼내들었어.

누구랑 먹는데?반 친구?운동하는 친구?

어,농구부 선배.

엥?야 선배한테 밥을 얻어먹어야지 후배가 사냐?

매번 얻어먹어서.어제도 피씨방에서 선배가 많이 사줬어.신세 갚기에 담 용돈날까진 넘 멀어서.

작지만 또박또박 하는 동생의 설명에 누난 지갑에서 지폐 세장을 꺼내다가 집어넣고는 오만원 짜리한장을 꺼내서 태웅이에게 건네줬어

자 받아

고마워 누나.담달에 갚을께

되썸마.이거 누나가 주는 용돈이야.대신 밥먹는거 인증샷
보내라아?

누나 고마워!

태웅인 두손으로 곱게 돈을 받아들고는 방으로 뛰어들어갔어.그리고 요번에 새로산 나이키 티셔츠를 입고 나오더니 급히 집 밖으로 달려나갔음

다녀오겠습니다!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밟아서 도착한 곳은 시내의 한 극장.건물 한구석에 자전거를 곱게 세워두고 매표소 쪽으로 들어가니 저 한쪽에 반가운 얼굴이 있었어

여ㅡ왔냐

태웅일 반기는건 한손에 커다란 팝콘과 콜라를 들고 있는 대만 선배였음

안녕하세요.

어.딱 맞춰왔네.네 콜라는 이거야.

네.

태웅이와 대만이는 콜라랑 팝콘을 나란히 들고 상영관으로 들어갔어
태웅이는 심장이 자꾸 두근두근대서 좀 귀찮아졌어
그냥 영화보는건데 거슬리게 왜 자꾸 뛴담


영화 잘 보고,태웅이가 점심은 자기가 쏘겠다며 대만일 끌고 피자 가게로 들어 감

음식이 나오고,태웅인 누나가 시키는 대로 인증샷을 찍었음.음식 사진 찍는건 뭔가 어색해서 대만이 몰래 찍으려다가 피자가 반만,그것도 엄청 흔들려서 이건 피자인가 부침개인가 싶은 거만 남겠지
그래도 뿌듯하게 누나한테사진 전송하는 태웅이.그거 보고 이마 짚는 누나.

밥 까지 야무지게 먹고 태웅이가 챙겨온 농구공으로 동네 농구 코트에서 웡옹웡까지 마치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야 오늘 재밌었다.영화도 존잼이었고. 그치?

네.

담엔 내가 밥 살께. 잘 얻어먹었어.

네.

태웅인 대만이의 말에 그저 짧게 고개만 끄덕였음

그럼,나 간다!월욜에 보자!

대만이가 손을 흔들며 가려고 하는 그 때에,태웅인 맘속에 품고 있던걸 행동으로 옮기려고 결심했어.

저,저어 선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