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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6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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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야마가 집에 놀러왔다. 졸업 후 히라와는 더 이상 볼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히라가 먼저 집으로 초대한다고 했다.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고, 나만 허락한다면 대학생활에서의 감사인사를 건네고 싶었다고 한다. 이렇게 말하니 허락하지 않으면 내가 질투하는 성가신 모습이 될 것 같아 쿨하게 허락했다.

"초대해줘서 고마워"

코야마가 웃으며 말을 건네다.

"딱히 내가 초대한건 아닌데?"

"키요이는 반갑다는 말을 꼭 그렇게 하더라"

코야마는 여전히 웃고 있다. 여전히 비버를 닮았다.

내가 좋든 싫든 손님이 왔으니 대접은 해야한다. 지난 날 코야마가 준 레시피로 나베를 만들었고, 완전한 실패로 끝이 났었다. 결론적으로는 히라가 요리하는 것이 적당하겠지만, 굳이 그 음식을 코야마에게 주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지금, 둘은 거실에 앉아 있고 내가 부엌에서 요리하는 그림이 되었다. 오히려 이 상황이 더 별로인 것 같다.

나는 히라 옆에서 곁눈질로 배웠던 새우튀김을 만들어 보았다. 모양은 그럴사하게 나왔다. 그러나 한 입 먹어보니, 반의 반은 덜 익었고, 또 다른 반의 반은 태웠으며, 그나마 남은 반도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짰다. 그런 새우튀김을 역시나 히라는 신의 은총이 담긴 음식이라며 잘 먹었지만, 코야마는 한 입 베어물더니 인상을 찌푸리며

"키요이, 요리는 하지 않는게 좋을 것 같아"

라고 말한다. 반박할 수가 없다. 그리고 옆에서 나머지를 모두 해치우고 있는 히라를 보며

"역시 있어, 둘만의 세계가"

라는 둥 이상한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무슨 소리야? 얘랑 내가 왜 같은 세계인거야"

"학교에서는 이러지 않았거든 히라, 나름 자기 고집도 있고 싫은건 싫다고 했는데.. 후배들한테 이 모습을 보여준다면 뒤집어질거야"

"...많이 친했나보다?"

내가 모르는 대학교에서의 히라를 이 녀석은 알고 있다. 여전히 히라는 우리의 대화에 관심이 없는 듯 새우튀김을 먹고 있다.

"어이 키요이 그런 눈빛으로 보지마, 나도 이제는 정말 다 잊었으니까.. 여전히 질투하는 키요이는 참 귀엽단 말이지"

그 순간 히라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한다. 

"역,역시 코야마는 키,키요이가 취향이었구나..? 코,코야마 좋은사람이니까...ㅇ"

그 말을 들은 직후 코야마와 내가 동시에 소리쳤다.

"아니야!!"

"지금 무슨 소리하는거야?"

히라는 우리 목소리에 놀란듯 젓가락으로 먹던 새우튀김을 놓쳤다. 그리고 새우튀김이 거실 바닥을 구른다.

"아아-! 키요이가 만든 새우튀김을 내가.. 시,신의 음식이니까 주워서 먹어도 죽지는 않을거야, 만약 죽는다면 그건 튀김을 떨어트린 벌이지" 

라며 젓가락으로 다시 조심스럽게 새우튀김을 주웠다. 코야마는 그 모습을 보고 놀란듯 말한다.

"..히라 상상 이상이구나?" 

"..항상 이랬어"

코야마가 모르는, 나만 아는 히라의 모습이 있다는 것이 잠깐 즐겁게 느껴졌다.



그런 사건이 있고 코야마는 더 이상 우리를 방해하고 싶지 않다며 돌아갔다. 그 후 나는 히라와 마주 앉아있다.

"너 그렇게 아무하고 나를 엮지 말았으면 좋겠어, 그보다 코야마는 너를 좋아했던 사람이잖아"

"그,그렇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건 벼,변할 수 있으니까.. 키,키요이를 좋아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아"

"...너 내가 코야마랑 사귄다고 하면 어떨 것 같아?"

내가 질문하고도 상상을 했는데 소름이 돋았다. 내가 그런 비버같은 녀석하고..? 사실 방금은 히라를 떠보기 위해 던진 질문이다. 히라는 질투에 찬 눈빛으로 바뀌었고, 말로는 괜찮다고 한다. 대답은 영 아니었지만, 눈빛은 마음에 들었다.

"야 걱정하지마, 아무래도 너랑 만나 줄 사람은 나밖에 없으니까"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나만큼 히라와 잘 어울리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코야마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나와 히라 사이에는 둘만의 이상한 세계가 있다.


앎그 히라키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