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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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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게 아마미야한테 자기 숨겨달라 했으면 좋겠다 막 양주당 문 닫으려던 아마미야 어이없어서 웃음부터 나올듯 왜냐 둘은 집안 행사 같은 때에 멀리서 얼굴이나 좀 스치듯 본 사이지 본격적으로 말을 섞어본 적도 같이 어울려본 적도 없었으니까 친하기는커녕 아는 사이라고 말하기도 좀 어색하겠지 그도 그럴 것이 둘은 우선 나이부터가 절대 같이 어울리고 놀만한 차이가 아니었으니까 아마미야가 기억하기론 13살 차이던가? 여하튼 제대로 세보거나 떠올려 보지도 않았을 정도로 우즈카는 자기한테 한참이나 어린애였어 저 뽀얗고 말간 애기같은 얼굴부터가 이미 둘 사이 간극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었음

"우즈카군, 어른들이 걱정하실 거예요.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 일단 집에 연락부터 하도록 해요."
"싫어! 나 절대 절대 안 갈 거니까 빨리 아마미야상 집에 숨겨줘요."

우즈카 막무가내로 아마미야 집으로 데려가 달라고 조르겠지 이 금지옥엽으로 곱게만 자란 어린 오메가가 참... 세상 무서운 줄을 모르네 어디 위험하게 알파 혼자 사는 집에 들어오겠다고 이리 우기냐고 아마미야는 어떻게든 우즈카를 달래 돌려보내려고 갖은 애를 쓸 거야 그러면서 왜 가출 했는지도 캐물었지 근데 다른 건 다 따박따박 대답 잘 하면서 그것만은 입을 꾹 다물고 얄망궂게 고개를 훽 돌려버려 결국 아마미야가 안 데려가면 그냥 어디 위험한 골목이나 유흥가에 가서 드러누워 버릴 거라 생떼를 쓰니 어쩔 수 없이 자기 집으로 들이고 말겠지 사실 우즈카 몰래 우즈카네에 연락이라도 넣고 싶은데 연락처를 당장은 알길이 없었음 자기 집 어른들이나 집안 비서분께 문의하는 수밖에 없거든 근데 그렇게 한번 말이 흘러들어가면 사교계에서의 우즈카 평판이나 그 집안의 내밀한 사정을 들쑤시는게 될 수도 있잖아 그래서 어찌해야할지 아직도 고민 중이었지  

여하튼 그런 아마미야의 복잡한 머릿속을 아랑곳않고 우즈카는 집 이곳저곳 구경하고 다녔어 액자며 소품이며 가구며 눈에 띄는 건 다 신기해하면서 아마미야한테 물어보겠지 저렇게 꺄르르 웃으며 속 좋은 거 보면 부잣집 도련님의 작은 반항이나 일탈인가 싶어 그래서 아마미야도 그냥 하루 정도는 장단 맞춰주기로 맘 먹었음 편하게 입을 옷 주면서 샤워부터 하라고 하겠지 그리고 배고프다는 우즈카 투덜거림에 양주당에서 배운 간단한 통조림 요리 하나 해주고 손님방으로 안내하면서 내일은 꼭 집에 연락하고 돌아가라고 말할 거야 우즈카는 우물쭈물하면서 대답을 제대로 안 했지만 아마미야는 그저 한번 웃으며 잘자라고 인사하고 자기 방으로 갈듯
   
그렇게 별일없이 밤이 지나가...... 는줄 알았건만! 자다가 뭔가 이상한 느낌에 눈을 뜬 아마미야 기함을 할 거야 자기 아랫도리를 우즈카가 꼬물거리며 서툰 솜씨로 열심히 빨고 있었거든 당장 몸을 일으켜 우즈카를 떼어내고 대체 왜 이러냐 물었지 우즈카는 그저 뚱한 표정으로 불만을 나타낼뿐이었음 아마미야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우즈카 향해 단호하게 당장 옷 입으라고 말했음 당장 집에 데려다 주겠다면서

아마미야의 굳은 표정을 보고 울망울망해진 우즈카 사과하면서 집에 가는 건 싫다고 안 된다고 하더니 결국 울음을 터트렸음 아니 자다가 봉변당한 건 난데 니가 왜 울어? 란 생각에 황당했지만 그래도 어린애가 서럽게 우니까 아마미야 한숨 한번 쉬고 달래주겠지

"그러니까 왜 가출했는지 설명도 해주고 왜 내방에서 이런 짓을 하는 건지도 알려줘요. 무슨 사정이 있는 거예요?"

다정하게 토닥여주자 우즈카 훌쩍거리며 아마미야한테 애처럼 안겨왔음 ㄹㅇ 너무 애기처럼 매달리니까 밀어낼 생각도 안 들었지 우즈카 뺨을 부빗거리고 어리광 피우면서 상황 설명을 하는데 알고보니 집에 대뜸 아마미야랑 결혼하겠다고 선언하고 고집피우다 부모님이 만류하자 가출까지 감행한 거였음 아니 대체 왜? 우리가 무슨 사이길래,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 자기도 마찬가지지만 우즈카 부모님은 또 얼마나 황당하셨겠음 자다가 봉창두드리듯 뜬금없이 열몇살이나 나이많은 알파, 것도 왕래가 잦거나 특별한 연이 있는 것도 아닌 개인적으론 엮여본적도 없는 사람이랑 결혼하겠다고 선언을 하다니요 더군다나 그 상대방 알파 또한 전혀 동의하지 않은 결혼 아니지 정확히는 동의는커녕 그런 혼담이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듣도보도 못한 소식인걸요?

아마미야 당황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우즈카에게 하나하나 묻기 시작했지 혹시 집에서 정략혼을 강요하냐, 급하게 결혼을 해야만하는 말 못할 사연이 있느냐(이땐 슬그머니 우즈카의 배쪽을 곁눈질해줬음), 결혼 핑계로 집에서 독립해야만 하는 사정이 있느냐 등등 우즈카 펄쩍 뛰면서 그런거 아니래 특히 배쪽을 봤을땐 자기가 얼마나 순결한지 억울해하며 토로했지 아니 그런 애가 내 아랫도리는 왜 겁도 없이 건들고 있었는데? 아마미야는 마지못해 사과하면서 그럼 대체 왜 그랬냐고 물었어 하지만 이번에도 우즈카는 입을 다물려고만 하지 둘은 옥신각신 거의 밤새 그거 가지고 말을 나누다 결국 해가 뜰 무렵에나 지쳐 잠이 들었음 그리고 잠에 취해 뒤척이다보니 어느새 다정한 연인처럼 서로를 안고 있게 되겠지 늦은 오후가 되어 눈을 뜬 아마미야는 그 상황에 놀라는데 우즈카는 수줍어 하면서도 의기양양해져선 이제 자기 책임지라고 난리일듯 뭘 한게 있어야 책임을 지지 하지만 아마미야는 그말을 내뱉으면 상황이 더 복잡해질 거란 걸 직감했음 그래서 대충 말 돌리고 우즈카 준비시켜서 집으로 돌려보내려 할 거임 다행히 우즈카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아마미야가 시키는 대로 할 거야

다만 그 다음부터 진짜 하루도 안 빠지고 양주당이나 집으로 찾아오겠지 어느 날은 대체 현관 비번은 어떻게 알아냈는지 집 안에서 아마미야 퇴근을 기다리고 있기까지 했어 때아닌 스토커의 출현에 골머리를 싸안던 아마미야는 본가에서 온 우즈카네 집에서 정식으로 혼담을 넣었던데 이게 무슨 영문이냐는 연락에 드디어 폭발하겠지 우즈카 붙잡고 앉힌 후에 진짜 진지하게 대체 나한테 왜 이러냐고 다 그만두라고 윽박 질렀음  

우즈카 엉엉 울면서 그제야 자기 얘기 꺼내는데 어린 시절 어른들 손에 이끌려 간 어떤 자선행사인가 파티인가에서 도망을 쳤다가 길 잃은 적이 있었고 그때 우연히 만난 청년이 친절하게 손 붙잡고 길을 찾아줬다는 거야 그게 바로 아마미야였고 우즈카의 첫사랑이었지 아마미야는 기억 하나도 안 나는데 우즈카 혼자 그 후로 내내 사랑의 열병을 앓다가 이제 결혼할 나이가 되었으니 본격적으로 들이대기 시작한 거였음 물론 세상물정 모르는 천방지축 도련님은 앞뒤 사정 다 빼먹고 지멋대로 굴기만 하니 모두가 영문도 모르고 고생 중이지

아니 다 듣고보니 진짜 별 얘기도 아니잖아 그냥 평범하게 어릴때 그일을 계기로 반했다고 고백하고 정식으로 혼담 넣었으면 되는 거 아냐, 물론 그렇다고 받아주진 않았겠지만... 아 자기가 안 받아줄 거 알고 굳이 이런 귀찮은 상황을 만들었던 건가? 아마미야는 혼자 열심히 이해해보려 애쓰지 그런데 어쨌든간에 자기가 우즈카 맘을 받아들일 수 없단 결론은 변하지 않아 그래서 거절을 위해 그 특유의 사람좋아 보이는 정순한 미소부터 지었음 그때였지 우즈카가 한층 더 소리내어 울기 시작한게 오랜기간의 짝사랑으로 이미 아마미야의 그 표정이 뜻하는 바를 간파한 우즈카였으니까 ㅇㅇ

워낙 눈물 콧물 다 쏟아내며 오열을 해대서 아마미야 거절의 말도 못 꺼내고 애 달래기 바쁠듯 결국엔 거의 탈진하려는 우즈카라서 그날 집안 식구들까지 총동원돼서 애 달래고 억지로 업혀서 나갔는데 그날부로 바로 우즈카 상사병에 앓아누웠단 소식 들리겠지 상태가 심각해서 아마미야가 병문안도 가고 양가 회의도 열렸음 이윽고 아마미야 본가에서도 지금 아마미야한테 별다른 상대가 없다면 그냥 혼담 받아주는게 어떻겠냐는 얘기 나오겠지 서로 사업 분야가 좀 달라 교류가 왕성하진 않았지만 각자 워낙 훌륭한 명문가니까 혼인으로 손해보거나 문제될 것도 없었고 무엇보다 저 우즈카 가의 귀한 자손께서 아마미야 가 차남이 말 그대로 좋아 죽을 거 같다잖아          

당연히 아마미야는 그런 압박에 곤란해했지 그런데 병문안을 몇번 가봤더니 꾀병이 아니라 우즈카가 저러다 진짜로 숨이라도 넘어갈 거 같은 거야 덜컥 겁이 나서 일단은 사람부터 살리고 보잔 생각에 혼담을 받아들이기로 했음 다만 결혼말고 약혼으로 하자는 타협안을 제시했지 서로를 알아갈 시간도 필요하고 우즈카는 스무살 넘긴지 몇해 안 된 어린 신부니까 말이야 물론 아마이야의 속내는 약혼기간 동안 잘 처신하고 우즈카도 잘 설득해서 이 얼토당토 않은 상황을 무마시키는게 목표긴 했음 여하튼 약혼 제안은 바로 받아들여져서 일사분란하게 둘은 약혼식을 치르겠지 조용히 양가식구들만 자리한 식이었음 호되게 앓은지라 헬쓱해진 우즈카였지만 그래도 자신의 뜻을 이룬게 기쁜지 눈이 초롱초롱했어 거기다 마지막엔 너무 감격해 울어버리는 바람에 양가 모두가 달래느라 또 진땀을 뺐지

그렇게 안 그래도 귀한 아이였던 우즈카 모두가 애지중지 난리가 나는데 이 도련님은 그저 아마미야 쫓아다니면서 꼬시기 바빴음 찰싹 옆에 내내 붙어 애교피는 건 기본이고 저번처럼 침대에 난입하는 일도 흔했지 그때마다 아마미야가 노련하게 철벽을 쳐댔지만 어쨌든 둘은 알파와 오메가잖아? 그렇게까지 우즈카가 맹렬히 몸과 맘을 던져 대시를 하는데 아무리 아마미야가 밀어낸다해도 한계가 있었고, 끝내 어느 날밤 아마미야도 이성의 끈이 끊어지고 말았지 둘은 그날 기어이 격렬하게 붙어먹고 말았음 그것도 아주 진득하게 ㅈㄴ 몇날며칠이고 붙어먹는 바람에 둘의 약혼은 예상보다 길게 가지 못했지 노팅은 물론이고 이 어린 오메가를 책임지지 않으면 천하의 몹쓸? 놈이 될 짓을 그날 너무 많이해버려섴ㅋㅋㅋㅋㅋ 곧바로 결혼 준비에 돌입해야했거든 약혼 따위 빨리 끝내버리겠단 아마미야의 다짐이 이뤄지긴 했는데 고거시... 완전 정반대의 방향으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지 그 때문에 아마미야는 평생 양심통에 시달렸다더라고 근데 뭐 어쩌겠어 귀엽고 어여쁜 어린 마누라께서 행복하시다는데 모로 가도 결국엔 둘이 행복해지면 되는 거 아니겠냐고 ㅋㅋㅋㅋㅋㅋㅋ 메테타시 메테타시 ₊·*◟(⌯ˇ▽ ˇ⌯)◜‧*・  


아마미야우즈카 마치아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