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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1 22:00
집사는 되어 본 적 없지만
시골에서 단독주택 1n년 차!
우리집에 다녀간 고양이만 해도 몇 마리냐, 이 정도면 프로 집사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입학한 지 햇수로 2년, 같은 농구부의 주장인 명헌이 형이 아무리 생각해도 고양이인 것 같다.

여기 증거도 있다.



1. 엄청나게 유연하다.

부활동 전 스트레칭, 체력검사의 유연성 검사에서 형은 부동의 1위를 자랑한다.

특히 손끝이 발에 닿을 뿐만아니라 누르면 누르는 대로 진짜 쭉쭉 늘어난다.

문어라고 착각할 수도 있는데 그건 아니다.

어디까지 늘어날지 궁금해서 실험해 봤는데
다리는 180도가 넘게 찢어지고 허벅지를 들어서 꾹 누르면 핸드폰 폴더처럼 절반으로 접히기도 한다.

근데 이건 나만 알고 있는 사실이다.


2. 은근 게으르다.

형은 농구부 활동이 아니면 잘 움직이려 하지도 않는다.
점심 시간에는 밥 다 먹은 다음에 꼭 햇빛이 잘 드는 곳에 가서 광햡성을 한다. 아무리 원온원을 하자 졸라도 안 해 준다.

누울 자리만 보이면 눕는데 절대로 안 일어난다. 이럴 땐 거의 업거나 들어서 형을 옮겨야 한다.


3. 편식이 심하다.

형은 야채도 싫어하고 뜨거운 것도 잘 못 먹는다. 근데 또 의외로 비린 건 잘 먹는다.


4. 잠이 엄청 많다.

아침에도 잘 못 일어나고 낮잠도 틈만 나면 잔다. 형은 나 때문이라고 하는데 다른 형들한테 물어보면 1학년 때도 그랬단다. 타지역으로 이동할 때 버스에서도 맨날 자는데 잘 잤냐고 물으면 꼭 안 잔 척을 한다. 볼에 침자국 다 묻혀 놓고 웃기는 형이다 진짜.


5. 변덕이 심하다.

형은 좋아하다가도 갑자기 싫어하고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좋다고도 한다. 오늘 밤에도 그랬다. 기분이 좋으면 애교를 부려줄 때가 있는데 그럴 땐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6. 물고 할퀸다.

내 등이랑 어깨는 지금 너덜너덜한 상태다. 흑흑


7. 손이랑 배 만지는 걸 싫어한다.

특히 바깥에서 만지는 걸 싫어한다. 밥 먹어서 빵빵해진 배도 만지고 싶은데...
근데 귀나 얼굴을 만지는 것은 좋아한다.


8. 고양이 소리를 낼 줄 안다.

야옹. 왱. 우앙. 앙. 으아아앙.
고양이는 한 가지 소리로만 울지 않는다. 형도 다 낼 줄 아는 소리다.


9. 궁디팡팡을 좋아한다.

만지는 건 싫어하는데 통통 쳐주는 건 좋아한다. 통통통통 일정한 박자로 쳐 주면 형은 엉덩이를 쭉 내밀고 계속 해달라고 한다. 꼭 손으로 치지 않아도 된다. 나중엔 점점 세게 해 달라고 한다.


10. 진짜 진짜로 귀엽다.

안으면 좋은 냄새가 나고 부드러운 살이 기분이 좋다. 가만히 있어도 귀여운 건 세상에 고양이 말고는 없다.



아무리 봐도 명헌이 형은 고양이가 틀림 없다.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