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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9 02:01


존나존나 유행지난건 알지만 그래도...

나 오늘 늦어 저녁 먹고들어갈게. 영수한테 온 메세지 보고 오늘 오랜만에 같이 저녁 먹을 생각에 신났던 윤대협 뾰족머리 약간 쳐저가지고 흥냐흥냐에서 흥냐 상태가됨 집에와서 대충 유니폼이랑 양말 빨래통에 던져넣고 씻고 입맛도 별로 없어서 컵라면으로 먹고 치웠는데 시간을 보니 9시가 좀 넘었음.
윤대협이랑 안영수는 대학교 다닐때부터 동거하는중. 같은 학교는 아니어도 지하철로 한 정거장만 가면 서로의 학교가 있고 그 중간에 집을 얻어서 살았음 성인이 되어서 대협이는 프로로 뛰고 영수는 회사에 다니는데도 둘 중 누구하나 먼저 이제 따로 살자는 말을 하지도 않았을뿐더러 어느새 사귀는 사이가 되버려가지고 윤대협은 아 역시 동거 좋네. 생각만했음. 요즘 훈련도 빡쎄지고 매번 늦게 끝나는탓에 밤 늦게나 되서야 집에 들어가는게 미안해서 머쓱하게 뒷머리를 긁적거렸는데 영수도 요즘 회사 일이 바쁘다며 신경쓰지말라고 해줘서 고마웠음 근데 간만에 훈련이 일찍 끝나서 영수한테 오늘 저녁 밖에서 먹을까? 문자로 물어봤었거든 별로 집중도 되지않는 티비를 켜놓고 영수와 나눈 문자메세지만 들여다 보다가 문득 최근에 후배한테서 들은 장난이 떠올랐음. 한 쪽이 집을 비웠을때 남친/여친 나갔어 지금 와도 돼. 라는 문자를 보내면 10초안에 전화가 오던지 아님 나갔던 애인이 바로 되돌아온다고. 물론 그 뒤는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거지만 장난이었고 너무 보고싶어서 그랬다고 하면 어이없어서 넘어가준다더라고. 영수는 어떨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야 윤대협 너 미친놈이냐? 하면서 또 화난 말티즈 표정으로 달려드는 영수밖에 떠오르지않았음. 좀 귀가 따갑긴 하겠지만 지금 당장 보고싶은건 맞으니까 한번 해볼까..

남친 나갔어 지금 와. 

영수는 전화를 먼저 하려나... 아니면 오자마자 내 머리를 잡아 뜯을지도... 사실 그 어느쪽이든 즐거웠음 반응을 기다리면서 티비를 보려니 아까보다 더 집중이 안되고 계속 휴대폰만 쳐다보기를 몇 분이 지나고 드디어 답문자가왔음 미친새끼너지금뭔개소리냐 같은 답장이 올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야 그럼 오늘 자고 내일 들어갈게 그냥 집에 있으라고해.

이런 이해가 안가는 답장이 왔어. 윤대협은 대충 말려서 축 처진 앞머리카락만 만지작대면서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음. 그러다가 아 큰일이네 영수 진짜 화났구나. 싶어서 얼른 전화를 했어 산호음이 가는동안 식은땀을 삐질 흘리면서 장난도 상대를 봐가면서 쳐야된다니깐... 곤란한걸.... 하면서. 혹시 모를 큰소리에 대비해서 귀에서 약간 떨어뜨리고 건 전화에서는 의외로 침착한 영수의 목소리가 들려왔음. 어 여보세요.

영수야.
어 왜?
....화났어?
......
미안해. 진짜로.
아니.. 그렇게 미안할거까지 없긴한데, 그래도 다음부턴 미리 말해. 집 비워줄테니까.
뭐?
서로 불편하잖아 ....그 분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어쨌든 방금 호텔잡았으니까 신경쓰지마.
아니, 아니 잠깐만 영수야. 장난이었어 진짜 미안해. 집에 들어와. 응?
뭔 장난.. 이미 집에 가신거야? 야 지금 시간이 몇시인데 혼자 보내냐.
안영수 너 대체 지금 무슨소리 하는거야?

서로 통화를 하고 있는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대화가 안통하는 기분이라 윤대협은 헛웃음이 나왔음. 전화 너머로 체크인 하시겠냐는 타인의 목소리가 들리고 작게 대답하는 영수의 목소리가 아주 선명하게 들리는데도 상황이 이해가 안되는거임. 

진짜 나 신경쓸거없어. 여기서 바로 출근하면 되니까.
......
내일 저녁도.. 늦을지도 몰라.. 아 하긴 너도 늦게 들어오지.
영수야 지금 무슨 말 하고 있는거냐고 묻잖아.
뭐가.. 아니 그냥 그 분 보내지말고 집에 편히 있으라고.
그 분이 누군데.
......너 남자친구...


사귄지 3년 동거 6년차인데 혼자만 사귀고 잇엇던 윤대협.... 안영수는 고등학교대학교 심지어 취직해서도 계속 윤대협 좋아하고 있지만 본인이랑 사귀어줄거라는 기대도 안함 그냥 오래보고 편하니까 애인 생기기전까지 동거+섹파로 지낸다고 생각하고잇음


대협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