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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8 23:30
벌청소 날 옷 말리러 히라 집에 온 이후, 키요이 가끔씩 혼자 히라 집에 갔으면 좋겠다.

"우리 집은 동생들 때문에 공부하기 힘들어서" 라고 찾아오는데 생각치도 못하게 킹그가 자기 집으로 찾아오니 너무나 황송한 히라겠지. 여름 방학 내내 같이 있을거라고 생각도 못 해봤는데 한 공간에 같이 있으니 매일 매일이 축복이라 자연히 표정도 좋아지고, 또 키요이가 말은 틱틱대도 히라 꼽주고 멸시하는건 아니니까 덜 주눅들고 흘음도 조금씩 고쳐지겠지. 가끔 히라월드로 가버려 키모한 말들 중얼거리지만..

어쨌든 특별히 뭔가 하지 않아도 둘이서 게임도 하고 적당히 시간 보내다가 (키요이 공부 안 된다고 왔지만 막상 히라 집에서도 공부하지 않음ㅋㅋ) 돌아가는데 히라가 용기내서 저녁도 먹고 갈래..? 해서 키요이 차츰 귀가 시각이 늦어졌으면 좋겠다 케케케
맛있는 저녁도 얻어먹고 진저에일도 얻어마시고 뒹굴거리다 8시 즈음 날 깜깜해질 때 히라가 역 앞까지 데려다 주면 그날 하루도 끝나는거임.
이쯤되니 말은 안해도 둘 사이에 묘한 감정도 생겨나서 비밀친구처럼 거의 매일 만나게 됬으면 좋겠음. 아직 방학은 많이 남았으니까.

사실 이틀 전, 역 앞까지 걸어가는 중간에 갑자기 소나기 쏟아졌는데 다행히 히라가 우산 가지고 있어서 딱 붙어서 우산 쓰고 걸어갔을거임. 덥고 습한데다 접이식 우산이라 비좁았는데 어깨를 맞닿은 히라의 섬유 유연제 향이 은은하게 퍼져서 키요이가 히라에 대한 평가를 상향으로 올리겠지ㅋㅋㅋ 깔끔하고 청결한거 좋아하는 성향이라 내심 향도 민감해 함. 그리고 우산 쥔 커다랗고 곧게 뻗은 손, 의외로 근육이 붙어있는 길쭉한 팔에 저도 모르게 히라를 한번 더 스캔하는 키요이겠지.
역에 다 다라서 히라가 잘 가라고 키요이한테 자기 우산 건네주는데 너는? 하니까 자기는 뛰어가면 된다고, 키요이를 젖게할 수 없다고 돌아서는데 이미 히라 왼쪽이 다 젖어있었으면 좋겠다.. 그 작은 우산을 둘이 쓰고 왔는데 비교적 멀끔한 자신을 보고 뛰어가는 히라 뒷모습 멍하게 쳐다보는 키요이.


하 왜 이렇게 늘어지지,,
여튼 그날 밤 히라 처음으로 키요이한테 전화 받았으면 좋겠다. 씻고 나오니까 진동 울려서 핸드폰 보니까 키요이 이름 떠있어서 눈을 의심하겠지ㅋㅋㅋㅋ 여튼 킹그가 전화해서 기쁜 나머지 답지 않게 들뜬 목소리로 집 잘 들어갔냐고 물으니까 키요이가 응 우산 고마워 하고 한참을 뜸들이더니 시간 되면 낼 모레 같이 불꽃축제 가는거 어때? 하고 물었으면 좋겠다. 히라 이번엔 귀를 의심해서 멍하니 있다가 키요이가 좀 화난 투로 싫으면 말던지.. 하니까 벌떡 일어나서 무조건 가겠다고 죽어도 가겠다고 바로 대답할거임ㅋㅋㅋㅋㅋㅋ

이왕 구경할거, 히라랑 키요이 사는 동네 근처에서 열리는 하나비 말고 크게 여는 곳으로 구경가자고해서 급행 타고 30분 떨어진 강변 근처 역에서 만나기로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상한 옷 말고 제대로 된 유카타 입고 오라고 못 박는 바람에 히라 전화 끊자마자 키요이 목소리 녹음된거 무한 재생시키면서 옷장 뒤지겠지. 키요이 유카타 입은 모습 상상하니 키모한 웃음이 끊이지 않을듯ㅋㅋㅋ 그러다 거울 한번 보고는 내일 당장 미용실가서 머리도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하는 히라임.

그시각 의연하게 전화하던 키요이도 전화 끊자마자 소리 죽이면서 침대 팡팡 치다가 바로 옷장 뒤지고..



축제 당일.
새로운 미용사에게 말이 잘못 전달 됬는지 평소보다 다소 짧아진 앞머리가 신경쓰이지만.. 다행히 할아버지가 남겨준 유산인 유카타가 남아 있어서 그거 입고 가는데(고급이라 비싼거임) 옛날에 입는 법도 배워놓길 잘했다고 가슴 쓸어내리는 히라 보고싶다. 나같이 재미없는 놈이랑 불꽃놀이도 함께해주는 자비로운 키요이를 위해서 바리바리스타마냥 이것저것 만반의 준비한 히라였으면 좋겠다ㅋㅋ 카메라, 진저에일, 물, 수건, 손풍기, 돗자리, 망원경 등등 친구랑 처음, 아니 좋아하는 키요이와 함께하는 특별한 이벤트에 너무 떨려서 보부상마냥 이것저것 막 넣었겠지.

10분 일찍 역에 도착했는데 자꾸 지나가는 여자들이 힐끔힐끔 쳐다보거나 말을 걸거나 길을 물어서 히라 내심 아 길이 복잡한가보다; 하고 축제장 가는 최적 루트도 미리 시뮬레이션 돌리겠지. 더운데 키요이가 쾌적하게 걸었으면 하니까.
심각하게 구글1맵 들여다보고 있는데 또 유카타 차림의 여자 두명이 축제장까지 같이 가실래요? 하길래 히라 상세하게 가는 길 알려주고는 꾸벅 인사하고 뒤도는데 정면에 키요이가 눈부신 자태로 히라 쳐다보고 있었으면 좋겠다.
하늘하늘한 유카타 차림에 키요이의 잘록한 허리가 드러나서 히라 잠깐 정신놨겠지. 너무 아름다워서 좋아하는 표정도 못숨기고 키요이... 예뻐.. 하고 가까이 다가가니까 약간 불퉁한 표정이었던 키요이도 좀 풀려서 히라를 빤히 올려다볼거임. 잠시 뜸들이다가 머리 잘랐네? 하더니 얼굴이 붉어지는데 히라 으응 하고 재빨리 가방 뒤지더니 키요이한테 덥지?하고 손풍기 쥐어줄듯.... 어어.. 히고 키요이도 얼떨결에 손풍기 받고ㅋㅋㅋ..

여튼 지나가는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보던 말던 안중에 없고 오로지 옆에 있는 키요이만 보이는 히라 보고싶다.
원래는 항상 뒤를 쫒았겠지만 오늘은 밤이고 사람이 많아서 잃어버리면 안되니까 옆에 붙어있을 수 밖에 없지. 게다가 걸어가는 길에 키요이가 인파에 밀려 살짝 휘청거려서 꼭 잡아줬거든. 히라가 괘 괜찮아? 묻자 키요이 흥 하더니 히라 소매 꼭 잡고 걸어서 승천할 것 같은 히라일거임.


불꽃놀이 명당은 이미 자리가 차있어서 좀 멀리 보여도 사람이 덜한 곳에서 돗자리 피는 둘 보고싶다. 멀다고 해도 사실 규모가 커서 잘 보이긴 했을거. 강변이라 습하지만 적당히 선선하고 불꽃놀이도 잘 보여서 최상의 조건이겠지. 거기다 날씨도 엄청 맑아서 평소에 조용한 둘 역시 좀 들떴으면 좋겠다. 특히 히라 진짜 눈 못떼고 키요이 사진만 주구장창 찍을텐데 계속 홀린 목소리로 예쁘다고 중얼거려서 키모, 하던 키요이 또 얼굴 빨개져서 그만 찍어! 캬아앙 거림. 진저에일이랑 물 나눠마시고 휴대용 망원경 보고 뭐 이런거도 가져왔냐고 하면서도 히라가 보기 편하게끔 잡아주자 열심히 하늘 비춰보는 키요이ㅋㅋㅋ

키요이 덥지 않아?, 혹시 배고파?
여튼 히라 불꽃놀이는 안중에 없다는듯 자상하게 물어봐주고 다 챙겨주니까 키요이 너 엄마 같다고 하면서 나 말고 불꽃놀이 보라고 흥흥거리니까 으응 하고 너무 앞서나갔나 생각할듯ㅋㅋㅋㅋ
사실 히라 외동이고 부족함 없이 사랑받으면서 자랐기 때문에 년에 한번씩 꼭 축제 갔을텐데 그때 부모님이 자신을 챙겨준걸 기억하고 비슷하게 따랐던거일듯.
내가 너무 앞서나가서 부담스러워했을까 싶어서 반성하는데 키요이가 너 진짜 도련님이구나. 하고 살짝 웃겠지.
히라가 영문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있자 키요이가 자기 무릎 가까이 끌어안으면서 넌 기품도 있고 말투도 온화하고 배려심도 깊고.. 하다가 갑자기 냉수 맞은듯 말을 멈추겠지. 얼굴 빨개지면서 방금껀 잊어! 잊으라고! 하고 히라 유카타 앞섬 잡고 흔들자 히라도 펄럭거리면서 응!응! 대답함ㅋㅋㅋ 그래도 키요이의 칭찬에 하늘로 날아갈 것 같겠지. 킹그가 날 칭찬했어.. 자비로워... 하고.


선선한 바람도 불고, 키요이도 옆에 있고, 이 조명 온도 습도...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해서 히라 벅찬 마음 가라앉히려고 눈감고 조용히 숨 몰아쉬겠지. 오늘 정말 특별한 날이니까. 키요이랑 불꽃놀이 온 자체로 신년 운을 다썼다면 기꺼이 받아들일 셈으로.
앞머리가 살짝 흔들릴정도 기분 좋은 바람에 다시 눈 뜨자 언제부터인지 키요이가 자신을 바라 보고 있었을거임.
때마침 하늘에서 불꽃놀이도 팡팡 터지는데 슬로우모션처럼 히라 마음도 팡 터져버려서, 키요이에게 혼을 뺏겨버린듯이 천천히 다가가 그 도톰한 입술에 뽀뽀했으면 좋겠다.
불꽃놀이 하이라이트 부분이었는지 화려하고 크게 터지는데 누구하나 떨어지지 않고 꼭 입술 맞대고있어서 보지 못했을거임.
아주 찰나의 순간에 키요이의 입술에서 미세한 진저에일향이 느껴져서 그제야 정신차린 히라 푸드덕거리면서 떨어지는데 당황한 나머지 또 흘음이 나왔을거임. 내 내 내가 무슨 짓을, 하니까 키요이는 조금 부드러운 눈빛으로 전혀 개의치 않는듯 땀에 젖은 히라의 앞머리를 살짝 쓸어주고는 "얼른 말해." 알쏭달쏭한 이야기를 하겠지.

얼른 말해.
히라 머릿속엔 생경한 네글자가 둥둥 떠다니는데 사실 진작부터 알고 있었겠지. 키요이와 만남이 거듭될수록 마음의 거리가 가까워졌단걸. 이미 마음속은, 심장이 폭발할것 같아서 하이라이트의 키스가 끝나고, 잔잔한 불꽃이 피어오르는데 마치 둘이 주인공인 것 마냥 달달한 분위기였을거임.

히라 흘음없이 완벽하게 키요이 손을 잡고
"키요이는 내게 특별해. 정말 좋아해." 하고 고백하는거 보고싶다.

키요이 부드러운 웃음으로 나도. 하고 고개 끄덕이는것도.





이후에 사귀겠지 모 뭐이리 길어졌지 여름이라 불꽃축제 가서 사귀는거 보고싶었는데




앎그
히라키요이
맇쿠유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