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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1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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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산 다같이 해변에 놀러왔는데 정대만이 선스틱 들고 오다가 서태웅이 바다에 와서까지 잠든거 보고서 장난끼가 돌아서 잠꼬대 하는 서태웅 살살 달래서ㅡ자기한텐 그런적 없어서 남이 깨우면 폭력적으로 되는질 모름 강백호랑도 원래부터 투닥거려서 지 깨우면 쌈나는줄 알았음ㅡ 겉에 걸친 하얀가디건 벗기고서 등에다가 선스틱으로 두껍게 14 모양으로 발라놨겠지 문제는 자기가 금방 깨우려고 했는데 트리오 동생들의 도발에 말려들어서 물놀이에 푹 빠져버렸단 거였어 그러고서 점심즈음 모래사장으로 나오자 아직도 자고 있는 서태웅이 보였겠지 어차피 얘도 식사를 해야하니 깨우려고 다가가는데 등이 발갛게 익은 와중에 하얗게 14가 크게 남아있는거야 정대만은 멈칫하고 입을 벌렸어 이렇게까지 선명하게 남을줄은 몰랐으니까 일단은 급하게 서태웅을 살살 깨우면서 가디건을 입히고 보는데 계속 너무 신경이 쓰이는거야 그래서 남은 시간동안 내내 서태웅의 곁에 붙어다니면서 태웅이 겉옷을 벗으려 할때마다 자기껄 벗어서 해결하거나 주의를 돌려서ㅡ어야 태웅아 저기 슬러시 판대 같이 먹자ㅡ 해결봤겠지 그나마 다행인건(?) 의외로 서태웅도 이것저것 가자거나 해보자는걸 빼지않고 끄덕이며 따라주는데다가 평소 나름대로 일대일로 붙어있거나 승패로 가볍게 티격태격하던게 있어서인지 꽤나 재밌었단 것과 서태웅의 기분도 좋아보였단 거였지

그렇게 날이 어두워져가고 조금 서늘해졌을때쯤 다들 뭔가 사러가거나 준비하러 가서 정대만이 방심한 사이 서태웅이 빠르게 가디건을 벗었어
"으앗"
정대만이 짧게 외마디 소리를 외치자 그 가디건을 정대만의 어깨에 걸쳐준 서태웅은 의문에 찬 눈길을 보냈지
"태웅아 나 안추운데 너 추위 많이 타지않니?"
"낮에 채소연한테 선배꺼 줬잖아요 선배 지금 팔뚝에 닭살 돋았어요"
"아니 그건 아까 바람이 좀 불어서 그런거고 나 안춥다니까? 네가 다시 입어"
"..."
온몸으로 가디건을 튕겨내려는 대만에 서태웅의 표정이 안좋아졌어
"그렇게 제꺼가 싫나요?"
정대만은 생각지도 못한 말에 당황스런 눈으로 서태웅을 바라봤어 왜인지 아까와는 달리 시무룩해보이는 얼굴에 자신도 모르게 아니라고 할뻔 했지만 지금 정대만은 그럴 입장은 아니였지 그러나 정대만이 서태웅의 가디건을 벗어주려던 순간, 어느순간 다가온 강백호가 서태웅의 등을 먼저 발견하고서 대차게 놀리기 시작했을거야 그렇게 또다시 둘의 싸움이 시작됐지

한바탕 싸움을 끝낸후 정대만은 서태웅을 끌고 ㅡ강백호는 채소연의 손에ㅡ 어색하게 숙소로 가는 길을 터덜터덜 걸었어 어차피 샤워를 자주하는 운동부 특성상 오래가진 못할거라 생각했지만 그렇게 놀림감이 되기 전에 알려줬어야 했단 생각에 끄응 하고 앓는 소리를 냈지
"...미안하다 그정도로 될줄을 몰랐지.."
"됐어요 선배 유치한거 하루이틀도 아니고"
평소 나름대로 선배들에겐 나름 틱틱대지 않는 태웅의 퉁명스런 말에 대만은 양심이 더욱더 찔려왔어 그래서 그저 미안해.. 하고 한번 더 말하곤 입을 다물었지 잠시 둘 사이에 얕게 굴러다니는 모래들을 밟는 소리만이 가득했어 그러다 침묵을 깬건 의외로 서태웅쪽이였지
"오늘 제옆에만 있던게 그거 때문이였어요?"
"응? 어...그게"
서태웅의 말에 바로 그렇다고 대답할뻔 했던 대만은 잠시 턱을 가볍게 긁고서 생각하다 말했어
"처음에는 맞는...데 아니아니 근데 그냥 놀다보니까- 재밌어서 같이 다니다보니 얘기를 차마 못했어.."
대만의 말ㅇㅔ 초반에는 서늘하게 쳐다보던 태웅의 눈이 뒤로 갈수록 순하게 풀려갔어
"미안하다 내가 뭐해줄까? 탄거 언제 돌아가지? 그때까지 원온원 자율권이라도 줄까?"
이어지는 정대만의 말에 서태웅은 고민하듯 잠깐 시선을 왼쪽으로 돌리다 대답했어



다음날 송태섭과 강백호는 묘한 표정으로 앞에 나란히 줄서듯 앉아있는 두사람을 바라봤어
"그거 진짜 할거예요?"
송태섭의 말에 앞에 앉아있던 정대만이 끄응..하고 작게 신음을 흘리다 대답했지
"아 사람이 약속했음 지켜야지 얘만 돌아갈때까지 숫자인간으로 혼자 둘순 없잖아"
두사람이 주고받는 대화랑 전혀 상관없단듯이 멀끔한 얼굴을 한 서태웅은 어제 정대만이 신나게 바르고 갔던 그것의 아래를 돌려 적당히 올라오게끔 빼냈어
"태웅아"
"네"
"....... 글씨체라도 예쁘게만 해줘라 그냥 민짜 말고 위에 꼭다리라도 살려줘"
"네"
그렇게 하얀 선스틱이 정대만의 널찍한 등위로 움직이기 시작했어 그건 여러번 같은 모양을 덧그리며 같은 숫자모양으로 움직였지

그렇게 오후가 됐을무렵 북산에는 또다른 숫자인간이 생겼어 이번에는 11자를 등에 또박또박 새긴 그 숫자인간은 사진으로 남기자는 송태섭의 권유에 14자와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고서 헐벗은 등을 사진기 앞에 내밀어주었지


+사실 서태웅은 숫자가 남은걸 좀 맘에 들어 했었음 그런데 선배가 뭐든 다 해준다니 자기 숫자를 대만이 피부 위에 남긴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