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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9 00:34
호열이 백호 보자마자 첫눈에 반해서 자각도 못하고 친구충으로 수년동안 어울려 다녔는데 점점 자기 마음 깨닫게 되면서 스스로도 놀랐음 하지만 대놓고 헤테로인 백호한테 뭘 어떻게 하겠음 그냥 곁에 있기만 해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백호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노력하겠지

하지만 수호천사 노릇 하는것도 지칠때가 있겠지 특히 백호가 농구에 빠져서 자기 품을 벗어나려고 하는데에는 응원하는 마음도 있지만 불안한 마음도 없지 않았음. 특히 거슬리는 건 대화 주제가 농구인 것 까진 그렇다 치는데 같이 뛰는 사람들 얘기로 가득한 거임.
지금까지 백호가 미주알 고주알 얘기하던 자기를 차버린 여자애들, 시비붙은 양아치들, 백호무리 중 바보짓을 한 누군가의 이야기들과는 결이 다르다는 걸 눈치채고 세상 처음 느끼는 불안감이 온몸을 휘감는데 정확히 뭐가 불안한건지도 잘 모르면서 몇날 며칠 밤을 설쳤음

그렇지 않아도 이쁘고 귀여운 녀석인데 농구하는 백호는 전에없이 생기가 넘치고 빛이 났음. 시합에서 지고 울면서 돌아온 날에도 눈물 콧물로 얼룩진 얼굴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 없었지. 그리고 큰 몸을 구겨가며 자신한테 안겨서 훌쩍거리면 지금 녀석을 안아줄수 있는게 자신이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몇번이나 했을 것.
그렇게 마음은 깊어지는데 백호는 점점 멀어지려 함. 그렇지 않아도 같이 어울리는 시간이 크게 줄었는데 갑자기 자기도 미국갈거라는 소릴 하지 않나 하여튼 환장할 소리만 해대니 호열이 앞에서는 웃어줘도 고개만 돌리면 웃음기 싹 가시면서 표정관리 안되겠지

그날도 백호 늦게까지 연습하다 와서는 피곤하다고 징징거리다 호열이 차려준 밥먹고 비몽사몽한 채로 씻고 나오자마자 기절하듯이 잠들었음 가운도 못벗고 침대에 널부러진 백호 보면서 괜히 속이 복잡해지는 호열...그냥 백호 동그란 머리만 슥슥 쓸어주면서 아기같이 자는 모습 좀 감상하다가 이불 덮어주려고 하는데 갑자기 전화벨 울릴거 같다 이시간에 누가 전화질인가 싶지만 받지는 않고 가만히 보고만 있는데 한참 울리다가 자동응답으로 넘어감

- 멍청아 벌써자냐....방금 미국 대학 입학허가서 받았다. ..... 내일 얘기해. 잘자.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 들면서 그간의 불안한 기분의 이유를 알았겠지. 백호 매일 자기 팀하며 경기, 동료들 얘기하지만 유독 비중이 높았던 그녀석임. 그리고 저 목소리하고 톤의 느낌을 너무 분명하게 알것같음 자신과 동류라는 걸

-백호야, 걔는 남자잖아...그럼 얘기가 다르지


그리고 호열이 담날부터 태세전환하는데 상대가 상대라서 만만치 않은거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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