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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8 00:18
아무도 없는 낡은 멘션 입성하면서 강백호는 여기서 혼자 사는구나 강백호 냄새난다 하고 주변 둘러보는데 백호가 가서 손부터 씻어 하겠지 욕실 옆 세면대 가니까 물컵에 칫솔이 두개임 하난 빨강 하나는 파랑으로 그걸 가만 보면서 손을 씻고 물기를 닦는 태웅이겠지
딱히 줄게 없다고 하면서도 백호는 반찬을 내오고 냄비랑 프라이팬에 불을 붙임 마치 심사위원 앞에 선 도전자처럼 자신의 한입을 기다리는 멍청이가 꽤 귀여움 태웅이 우물우물 양배추 볶음을 씹고선 괜찮네 라고 하면 좋겠다 집에서는 더 대단한걸 먹겠지만 지금 서태웅에겐 이 요리들이 전부 강백호가 했다는게 중요할 거 같음 백호는 그 한마디를 듣고서야 의기양양해져 괜찮은게 아니라 맛있는거지! 하며 자기도 젓가락을 들겠지 태웅은 백호를 잠시 보다가 본인도 밥을 마저 먹음 계란말이가 단맛이라 조금 놀라면 좋겠다 생긴거랑 다르다니까 달달한 계란말이와 강백호라니 설탕을 넣은 계란물을 네모난 팬에 둘러 한겹한겹 말았을걸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짐 너 단거 좋아하네 태웅이 살짝 놀리듯 말했음 그러면 백호가 부끄러워 하며 아니거든! 하고 목소리를 높일거임 "아니거든" 거봐 이렇게... "호열이가 좋아해서 넣는거야"

아 또 저 이름 태웅은 사실 집에 들어오기 전 스페어 키는 호열이한테 있어서 열쇠 잃어버리면 호열이한테 가야된다며 농담처럼 말하는 백호 때문에 살짝 심기가 불편한 상태였음 근데 밥을 먹으며 좀 풀리는가 했더니... 태웅이 애꿎은 계란말이만 뚫어져라 노려보겠지 "앞으로는 소금 넣어" "으잉? 너 단건 싫냐?" "어 싫어" "여우자식이 반찬투정까지 하고말야" "소금 넣어" 태웅의 단호함에 백호가 눼에 눼에 하며 입술을 삐죽거림 이래놓고도 백호는 속으론 여우는 소금이구나... 하고 기억할거 같다 다 먹은 후엔 양치하라고 새칫솔 꺼내라고 하는 백호겠지 "...세면대에 있던 파란색은?" "파란색?" "나 온다고 꺼낸거 아니야?" "아 그거 호열이껀데" 서태웅 그 길로 세면대로 가서 새칫솔 꺼내고 파란색은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겠지 이제 니 자리는 없어



그러다 얼마뒤 그 양호열까지 끼여서 셋이 점심 먹게되면 좋겠다 호열이 능청을 떨면서 커플 사이에 끼여 이거 참 미안하게 됐다 다른 놈들이 벌청소를 갈게 뭐냐 하고 하하 웃겠지 역시 오늘따라 서태웅의 시선이 더 따가움 백호는 뭐 어떠냐면서 호열이 너는 언제나 환영이라고 어깨에 팔을 걸치기까지 함 태웅이 그걸 탁 쳐서 떨어트리는건 당연했겠지 태웅과 백호는 도시락이었고 호열은 매점에서 산 빵이었음 야키소바빵을 먹으려는데 백호가 너 그거 가지고 되겠냐고 자기 도시락을 내밀겠지 이번에도 태웅이 기민하게 반응함 강백호가 도시락을 나눠주다니... 태웅은 속좁은 남친이 되지않기 위한 13번째 시련을 겪는 중임 호열은 거절하지 않겠지 백호가 만든거 오랜만이네~ 하며 계란말이 하나를 집음 소세지를 가져가지 않은건 백호 먹어라고 일부러 그런거였음 "그럼 잘 먹을게!" 살짝 겉이 그을린 계란말이가 호열의 입속에 쏙 들어감 흐흠...흠.... 호열의 턱 움직임이 점차 느려지면 좋겠다 "...짜네" "응? 뭐라고" "아니야 계란말이 맛있다고"

호열은 서태웅과 눈이 마주침 그리고 백호와 태웅의 도시락 내용물이 완전히 똑같다는걸 그때 눈치채겠지 태웅이 아침부터 백호를 졸라 밥 위에 올린 하트모양 김을 보란듯 젓가락으로 반으로 쩍 갈라버리면 좋겠다





태웅백호
약호열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