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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3 14:33
체육관에 가끔 다니는 냥수인이 서태웅인거 알면서도 자꾸 메인쿤탱에 손이 가면 어쩌지

서태웅네 누나 서태현, 최근 우리집 여사님의 막내 아들이 연애하나?하고 의심하겠지 저 무뚝뚝하고 농구말고는 대바보인 내 동생놈이 부활 끝나고 늦게 오는건 익숙한데 거기에 최근들어 다녀오기만 하면 얘가 뭐랄까.. 머리도 잘 빗겨져 있고 매끈매끈해져 오는거야 피부도 광이 나는데 기분도 은은하게 좋아보여서 기분이 나빴겠지 그래서 하루는 머학 수업 일찍 끝난 날에 뭐 좀 사준다고 태웅이한테는 말도 안하고 체육관 가면 좋겠다

"에옭"
"음 부들부들해졌네 예쁘다"
서태현은 체육관 입구에 서서 기가 막히다는듯 입을 벌리고 저 익숙한 까만형체의 꼴을 바라봤음 저게 저렇게 배를 까고 누울수 있는거였나? 심지어 태웅을 빗질하던 남자가 양발의 젤리를 만지작거리면서 웃더니 고개를 숙여 자신의 얼굴을 태웅의 이마에 가볍게 비비는데도 서태웅은 그저 눈을 가늘게 뜨고 얌전히 있는거 같았지 그리고 그런 그의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체육관 앞에서 우연히 만나서 짐을 들어주던 착한 빨간머리의 덩치 큰 친구는 손님 왔어요!!! 하고 소리를 질렀지 덩치에 맞게 굉장한 데시벨이었음 그 소리에 체육관 안 모두의 시선이 입구에 선 두사람을 향해 닿았어 그리고 곱슬머리에 단단해 보이는 몸을 한ㅡ시합에서 본ㅡ 사람이 태현에게 약하게 달려서 왔지 무슨 일이시냐는 말에 태현은 저쪽에서 이제는 배를 까고 있진 않지만 여전히 아까 빗으로 자신을 빗어주고 있던 남자의 앞에 앉아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동생놈을 가르키며 태웅이 누나라고 인사를 시작했지 모두의 시선이 까만 고양2와 까만머리의 미인을 왔다갔다 하고 곧 사람으로 변한 서태웅이 그제서야 터벅터벅 걸어와 무슨일이야 하고 무뚝뚝하게 말했어

잠시후 모두들 버거를 집어들고 운동부답게 크게 감사인사를 한후 삼삼오오 모여 섭취를 시작했음 그 사이에는 서태웅 서태현 송태섭 이한나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대만이 모인 파티도 있었지
서태현은 웃으며 주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송태섭 그리고 매니저 중 경력이 있어보이는 이한나와 가볍게 얘기를 했어 그러면서도 옆자리에서 다른쪽 옆자리의 선배에게 자신의 감튀를 조금 밀어주고 있는 동생이 신경쓰였지 얘가 이럴애는 아닌데 말이지 아까 신나게 냥주작 모습인 서태웅을 쓸고 다듬던 남자는 아까보단 좀더 어색하게 목소리를 낮추고 누나드려 누나 하고 속삭이고 있었지

ㅡㅡ

"왔냐 고양2"
"응"
"오늘 저녁은 배달이야"
"음"
자신의 말에 고개만 끄덕이는 태웅을 보던 태현은 배달책자를 내려다보며 말했어
"그래서 간만에 쌀국수 시킬거야 괜찮지"
"응"
"그래 그리고 너 그 선배 좋아하는거 같더라?"
"ㅇ.."
단조롭게 대답하던 하얀 얼굴이 눈을 크게 뜨고 자신을 쳐다보자 태현은 만족스레 웃었음 요놈 딱걸렸지 순 곰인줄 알았더니 여우짓 좀 하더만
"걔 고양2 엄청 좋아하는 모양이던데"
"...."
"나한테 평소에 막 대하는건 아닌데 네털이 너무 부드러워서 자기도 모르게 빗질하곤 한다고 얘기하더라"
"....음"
"집에선 빗만 봐도 그렇게 꼬리 부풀리고 사라지면서"
책자에서 눈을 뗀 태현이 태웅을 보자 서씨집안 막내께선 버릇처럼 앞머리를 가볍게 툭툭 거리고 있었어 그 모습에 그는 피식 웃었지 쟤도 청춘은 청춘인가 보네 싶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