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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2 17:14
그걸 백호도 모르는


원작대로 둘은 고1때 처음만났고 산왕전까지 치루고 백호는 재활을 하게됨
바닷가로 매번 찾아가던 태웅이랑 백호는 서서히 마음이 가까워지고 가을쯤엔 썸 정도는 타게됐지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백호가 복귀한 후 윈터컵을 치루면서 서로에 대한 마음이 깊어졌어
고2때부터 태웅은 백호가 같이 미국에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안선생님의 도움으로 고3 졸업하자마자 둘은 함께 미국으로 떠났음
그때부터 둘은 정식으로 교제를 했지만 90년대의 미국에서도 동성간의 관계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함
특히나 농구같은 스포츠쪽에선 더더욱 
어렵게 미국유학에 올랐고 NBA에서 뛸수 있게되었는데 연인관계라는게 밝혀지면 팀 내부에서 문제가 커질게 뻔하니
동의하에 은퇴할때까지만 둘만의 비밀로 간직하기로 했음

처음에는 그래도 비슷한 형태의 반지로 커플링 비슷한거라도 했는데 팬과 파파라치가 붙기 시작하면서 그것도 의심받을까봐 못하고
같은 팀일때는 그 핑계로 함께 살았는데 팀이 갈리고 지역이 갈리면서부터는 그것도 어려워졌지
사귄지 10년쯤 되었을땐 이건 사귀는건지 마는건지 서로 구분이 안갈정도였어
그래도 시즌오프때 만나면 너무 좋고 여전히 사랑하니까 우리 은퇴할때까지만 참자면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버텼음
이제 30살이 되었으니 비밀로 한거보단 짧게남았다며 장난스럽게 웃던 백호는 생각지도 못한 부상으로 태웅이보다 먼저 은퇴하게 됨
더이상 미국에서 지낼수도 없고 태웅의 곁에 남아있을수도 없는 상황이라 먼저가서 기다리고 있겠다며 귀국길에 올랐어
태웅은 돈이나 비자문제는 해결할 방법이 있을수도 있으니 몇년만이라도 남아있자, 재활하면 복귀가 가능할지도 모른다며 붙잡았지만 
백호는 그게 얼마나 말이 안되는 얘기인지 누구보다 잘 알았지
NBA 선수출신이라 러브콜이 오는 곳은 많았고 직접 뛰는건 불가능해도 농구를 계속할수는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하며 떠난 백호는 그대로 비행기랑 사라지게 됨
바다로 추락했다는데 거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태평양 한가운데라는 뉴스만 뜨는거야
시신없는 장례식에 태웅은 그저 친한 친구로써만 자리를 지킬수 있었음
자그만치 10년을 만났는데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이 이제 한명만 남은거지
둘일때는 안정적으로 지켜지던 마음이 한쪽이 사라지자 둑이 터지듯이 흘러나왔고
텅빈 관을 붙잡고 오열하던 태웅은 그대로 정신을 잃었어


눈을 뜨니 어느 건물 옥상이었지
둘러보니 북산과 너무 비슷한 건물이고 자신도 교복을 입고 있었어
옥상아래를 내려다보니 벚꽃잎이 흩날리는 사이로 너무나도 사랑했던 빨간머리가 검은 긴 생머리 여학생에게 편지를 주고 있는 모습이 보였지
- 저 멍청이가.....
당장 뛰어내려가서 뭐하는거냐고 하고 싶었지만 백호 머리를 보니 아직 1학년 1학기 시작쯤이야
곧 다시 만날테고 그때는 다신 안놓치겠다고 결심하는 태웅이가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