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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1 07:14
관계가 시한부가 되어버린 거


식지 않고 한결같은 정대만의 사랑은 대단한 거였는데 가끔은 그 한결같음이 송태섭에게 열등감을 줄 때도 있었지
사랑하는데도 도망치고 싶은 감정은 태섭이가 자꾸 실수하게 만들었을 거임 괜히 피하게 되고 말을 툭툭 던지게 되고..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설렘도 그랬음. 처음에는 반가워서 이야기 나눴을 뿐인데 어느새 단둘이서 테이블 위로 손가락을 얽었을 때,송태섭 새로운 설렘의 짜릿함인지 큰일 났다는 공포인지 모를 서늘함이 등골을 타고 오르는 걸 느꼈을 거임

그 때를 기점으로 어쩔 수 없이 나는 저 사람을 사랑하는구나,하고 전부 정리하고 술 한 잔 하면서 그간 심적으로 좀 답답해서 소홀했다 미안하고 사랑한다 하면서 풀었고 정대만 그 때는 '어쩐지 그래 보이더라,미안해 할 거 없다' 하고 그런 기류는 느끼지도 못했던 사람처럼 태평하게 용서해 줬는데

이후로 똑같이 자고 일어나고 밥을 먹고 대화하고 몸을 섞는데도, 정대만은 정말로 어떤 기색도 비추지 않는데도 어느 순간 더는 정대만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덜컥 깨닫는 송태섭.
사랑하고 있는 중이기는 했음. 그런데 더는 새로 솟지 않고 남아있던 사랑을 소비하고 있는 중인 거.

정대만이 송태섭에게 남은 사랑을 매일 조금씩 천천히 쓰고 있고, 그게 다 떨어지는 날 이별하게 될 거라는 걸 눈치채 버리는 태섭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기다리다가 마침내 정대만이 할 말이 있다고 했을 때 안된다고 속수무책으로 주저앉아 울어 버리는 후회공 송태섭과 이상할 정도로 매정한 부분이 있는 정대만 보고싶다



태섭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