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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9 00:59
워낙 롱거가 다정해서 매일매일이 기념일이나 다름없죠. 부부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에 대표로 함께할 수 있어서 자랑스럽네요.
의례적인 답변 후 제게 몸을 더 붙여오는 그의 허리를 더 깊이 끌어당겼다. 훅 딸려와 품에 안기다시피 한 그는 지나치게 가벼워서, 팔랑거리며 날아가 버릴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운 마음을 들게 한다. 샤오바이, 네가 만일 돌이나 납덩이라면 좋을텐데. 그러면 나는 너를 끌어안고 물속으로 가라앉을 수 있겠지. 아무 의미없는 가정이지만 네가 오메가였더라면.. 각인이라도 했을 테지만.
하지만 이런 내 마음을 그는 모른다. 우리는 허울 좋은 정략결혼으로 얽힌 사이니까. 그래도 오늘은 좋은 날이다. 이런 날은 보통 행사 파티 참석 후 같은 호텔방에 머물 수 있으니까. 이런 날은 샤오바이와 같은 침대를 쓸 수 있고, 또 이런 날은 조금쯤 제멋대로 굴어도 그가 받아주니까. 방으로 올라가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 상상만으로도 입안이 말랐다.
롱거, 롱거가 대답해야지.
인터뷰 질문이 나를 겨냥했던 모양이다. 전혀 듣지 못했다. 입꼬리를 끌어당기며 샤오바이에게 더욱 몸을 붙여본다.
미안합니다. 남편이랑 이런 자리에 오면 제가 넋을 놓는 일이 많아지네요. 샤오바이가 너무 잘생겨서요.
롱거, 또 이런다. 내가 또 얘기하라는 거지? 이번 광고는 XX시와 함께 진행하는 캠페인으로 많은 부부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소통할 수 있도록..
인터뷰는 생각보다 길게 이어졌다. 편안한 분위기 속, 나만 다른 곳에 있는 것처럼 시시각각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나도 모르게 톡톡, 하고 그를 건드렸다. 인터뷰어는 웃는다. 두 분 정말 사이가 좋으세요. 비결은 무엇인가요? 하는 질문이 이어진다. 나도 모르게 무거운 마음이 툭툭 터져 나온다.
귀여워서요.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람이거든요. 백우가요. 제가 옆에 있을 수 있어서 너무 고맙고 다행이죠. 알파끼리는 흔치 않은 일이잖아요. 그래도 제 옆을 선택해 준 샤오바이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롱거, 쓸데없이 진지해! 나는 롱거가 미인이라 좋은데 롱거가 이렇게 대답하면 나는 어쩌나?
하고 웃어버리는 그가 너무 사랑스럽다.
어우, 두 분 옆에 있기 부담스러워요. 인터뷰는 여기까지만 할게요.
기자는 농담섞인 말로 나무라면서 인터뷰를 끝냈다. 샤오바이를 보니 어딘가 떨떠름한 표정이다. 왜지.. 마음이 아리다. 그리고 깨닫는다. 나도 모르게 내 손이 그의 턱밑을 쓰다듬고 있었다. 화들짝 놀라 손을 급히 떼어내면서도 못내 아쉽다. 조금만 더 늦게 알았더라면, 모르는 채 더 만져볼 수 있었을텐데.
***
롱거와 함께 하는 행사는 늘 버겁다.
알파와 알파의 정략결혼이라니, 서로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생리적으로 서로를 역겹게 느끼게 하는 알파향에다가 상대에 대한 소유욕, 지배욕, 음습한 집착, 쓸데없는 허영심과 자존심에서 비롯되는 은근한 우월감과 열등감, 이 모든 게 구역질나는 알파의 특성이다. 그리고 나는.. 알파다. 그도.
문제는.. 그런 것들이, 그에 대해 나만이 갖는 특성이라는 점이다. 빌어먹을 알파.
롱거는 늘 온유하다. 우유부단하고 쩨쩨하다는 뜻이 아니라, 상냥하고 친절하고, 언제나 기분 좋은 정도의 서늘함과 따뜻함을 동시에 갖고 있다. 항상 평정심을 유지하는, 성숙하고 멋진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내가 하는 흰소리와 장난에 이따금씩 진심으로 유치해지는 귀여운 면까지 갖고 있다. 이러면 내가 무슨 힘이 있겠어? 그가 알파라는 사실은 머릿속에서 날아가버리고, 속수무책으로 빠져드는 멍청한 놈만 남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그 멍청한 알파가 나라니. 허, 기가 막히지만 롱거 얼굴만 보면 아무 생각없이 롱거 관심만 끌고 싶고 그가 내 배우자라는 점을 과시할 생각만 가득차는 걸 어찌하냔 말이다.
인터뷰 내내 롱거는 차분하면서도 어딘가 수줍은 듯한 얼굴을 하고 있다. 기자가 그에게 자꾸만 질문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내 롱거한테 자꾸 관심보이는 것 같아 불쾌감이 고개를 든다. 사실 이것은 그저 스케줄일 뿐이고 우리는 그럴 듯한 쇼윈도 부부 행세 중이라는 걸 머리로는 안다. 하지만 내가 필요 이상으로 그에게 친밀하게 굴면 그는 부담스러워한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서, 이 기회를 십분 활용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럴 때라도 조금만 더 그에게 더 치대고 그의 관심을 나한테 끌어오고 싶으니까. 일부러 나의 소망을 담은 답변을 하면서 그에게 몸을 붙여본다. 그러면 다정한 그는 내 몸짓에 반응하면서 마지못해 받아줄테니까. 역시나, 예상은 적중했다. 그가 내 허리를 감아 끌어당긴다. 그의 손이 닿은 곳을 향해 온몸의 신경이 내달린다. 오늘은 행사가 늦게 끝나면 좋겠다. 그러면 그 핑계로 그와 함께 호텔방으로 가고, 그와 같은 욕실과 침대를.. 아, 더 이상은 안 된다. 이런 곳에서 볼썽사납게 알파의 존재감을 드러내면 곤란하니까. 괜히 머리가 뜨거워져서, 답변을 그에게 미뤄본다.
롱거, 롱거가 대답해야지.
그의 듣기 좋은,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이어진다.
미안합니다. 남편이랑 이런 자리에 오면 제가 넋을 놓는 일이 많아지네요. 샤오바이가 너무 잘생겨서요.
그의 별 것 아닌 한 마디에 뱃속이 요동친다. 속이 뒤집힐 것 같다.
괜히 속내를 감추려 가볍게 그에게 핀잔을 준다. 그리고는 의례적인 멘트를 아무렇게나 이어붙이며 후회한다. 내가 당신처럼 좀더 진중하고 다정하게 내 마음을 표현하면 어떨까, 그래도 날 그렇게 좋게 말해줄거야, 롱거? 내가 부담스럽다고, 같은 알파라 싫다고 밀어내거나 할 거야?
묻지도 못할 말투성이면서, 괜히 그를 원망하며 아무 말이나 주워섬긴다. 이런 내 마음을 알기라도 한 건지, 그는 나를 톡톡 건드린다. 아, 적당히 해야지.
그걸 본 기자는 우리 사이가 좋아 보인다며 웃는다. 나만 속이 문드러지겠다. 저기, 환장할 것 같은 내 마음은 안 보이시나본데, 하고 괜히 화가 나려는 순간,
귀여워서요.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람이거든요. 백우가요. 제가 옆에 있을 수 있어서 너무 고맙고 다행이죠. 알파끼리는 흔치 않은 일이잖아요. 그래도 제 옆을 선택해 준 샤오바이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아.. 이러니까 내가 어떻게 당신을 놓아버릴 수 있겠어?
울고 싶었다. 진짜로 눈물이 날까봐, 웃음으로 가면을 씌운다.
롱거, 쓸데없이 진지해! 나는 롱거가 미인이라 좋은데 롱거가 이렇게 대답하면 나는 어쩌나?
대충 수습하고 도망치고 싶은 날 눈치챈건지, 그가 내 뺨으로, 턱으로 손을 뻗어 온다.
나는 이제, 더 이상 도망칠 수가 없다. 그의 손길에 얼어붙고 만다. 머릿속이 멍해져 간다.
전에 부부의날이라고 쓰던 게 메모장에 있었네..
룡백
의례적인 답변 후 제게 몸을 더 붙여오는 그의 허리를 더 깊이 끌어당겼다. 훅 딸려와 품에 안기다시피 한 그는 지나치게 가벼워서, 팔랑거리며 날아가 버릴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운 마음을 들게 한다. 샤오바이, 네가 만일 돌이나 납덩이라면 좋을텐데. 그러면 나는 너를 끌어안고 물속으로 가라앉을 수 있겠지. 아무 의미없는 가정이지만 네가 오메가였더라면.. 각인이라도 했을 테지만.
하지만 이런 내 마음을 그는 모른다. 우리는 허울 좋은 정략결혼으로 얽힌 사이니까. 그래도 오늘은 좋은 날이다. 이런 날은 보통 행사 파티 참석 후 같은 호텔방에 머물 수 있으니까. 이런 날은 샤오바이와 같은 침대를 쓸 수 있고, 또 이런 날은 조금쯤 제멋대로 굴어도 그가 받아주니까. 방으로 올라가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 상상만으로도 입안이 말랐다.
롱거, 롱거가 대답해야지.
인터뷰 질문이 나를 겨냥했던 모양이다. 전혀 듣지 못했다. 입꼬리를 끌어당기며 샤오바이에게 더욱 몸을 붙여본다.
미안합니다. 남편이랑 이런 자리에 오면 제가 넋을 놓는 일이 많아지네요. 샤오바이가 너무 잘생겨서요.
롱거, 또 이런다. 내가 또 얘기하라는 거지? 이번 광고는 XX시와 함께 진행하는 캠페인으로 많은 부부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소통할 수 있도록..
인터뷰는 생각보다 길게 이어졌다. 편안한 분위기 속, 나만 다른 곳에 있는 것처럼 시시각각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나도 모르게 톡톡, 하고 그를 건드렸다. 인터뷰어는 웃는다. 두 분 정말 사이가 좋으세요. 비결은 무엇인가요? 하는 질문이 이어진다. 나도 모르게 무거운 마음이 툭툭 터져 나온다.
귀여워서요.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람이거든요. 백우가요. 제가 옆에 있을 수 있어서 너무 고맙고 다행이죠. 알파끼리는 흔치 않은 일이잖아요. 그래도 제 옆을 선택해 준 샤오바이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롱거, 쓸데없이 진지해! 나는 롱거가 미인이라 좋은데 롱거가 이렇게 대답하면 나는 어쩌나?
하고 웃어버리는 그가 너무 사랑스럽다.
어우, 두 분 옆에 있기 부담스러워요. 인터뷰는 여기까지만 할게요.
기자는 농담섞인 말로 나무라면서 인터뷰를 끝냈다. 샤오바이를 보니 어딘가 떨떠름한 표정이다. 왜지.. 마음이 아리다. 그리고 깨닫는다. 나도 모르게 내 손이 그의 턱밑을 쓰다듬고 있었다. 화들짝 놀라 손을 급히 떼어내면서도 못내 아쉽다. 조금만 더 늦게 알았더라면, 모르는 채 더 만져볼 수 있었을텐데.
***
롱거와 함께 하는 행사는 늘 버겁다.
알파와 알파의 정략결혼이라니, 서로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생리적으로 서로를 역겹게 느끼게 하는 알파향에다가 상대에 대한 소유욕, 지배욕, 음습한 집착, 쓸데없는 허영심과 자존심에서 비롯되는 은근한 우월감과 열등감, 이 모든 게 구역질나는 알파의 특성이다. 그리고 나는.. 알파다. 그도.
문제는.. 그런 것들이, 그에 대해 나만이 갖는 특성이라는 점이다. 빌어먹을 알파.
롱거는 늘 온유하다. 우유부단하고 쩨쩨하다는 뜻이 아니라, 상냥하고 친절하고, 언제나 기분 좋은 정도의 서늘함과 따뜻함을 동시에 갖고 있다. 항상 평정심을 유지하는, 성숙하고 멋진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내가 하는 흰소리와 장난에 이따금씩 진심으로 유치해지는 귀여운 면까지 갖고 있다. 이러면 내가 무슨 힘이 있겠어? 그가 알파라는 사실은 머릿속에서 날아가버리고, 속수무책으로 빠져드는 멍청한 놈만 남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그 멍청한 알파가 나라니. 허, 기가 막히지만 롱거 얼굴만 보면 아무 생각없이 롱거 관심만 끌고 싶고 그가 내 배우자라는 점을 과시할 생각만 가득차는 걸 어찌하냔 말이다.
인터뷰 내내 롱거는 차분하면서도 어딘가 수줍은 듯한 얼굴을 하고 있다. 기자가 그에게 자꾸만 질문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내 롱거한테 자꾸 관심보이는 것 같아 불쾌감이 고개를 든다. 사실 이것은 그저 스케줄일 뿐이고 우리는 그럴 듯한 쇼윈도 부부 행세 중이라는 걸 머리로는 안다. 하지만 내가 필요 이상으로 그에게 친밀하게 굴면 그는 부담스러워한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서, 이 기회를 십분 활용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럴 때라도 조금만 더 그에게 더 치대고 그의 관심을 나한테 끌어오고 싶으니까. 일부러 나의 소망을 담은 답변을 하면서 그에게 몸을 붙여본다. 그러면 다정한 그는 내 몸짓에 반응하면서 마지못해 받아줄테니까. 역시나, 예상은 적중했다. 그가 내 허리를 감아 끌어당긴다. 그의 손이 닿은 곳을 향해 온몸의 신경이 내달린다. 오늘은 행사가 늦게 끝나면 좋겠다. 그러면 그 핑계로 그와 함께 호텔방으로 가고, 그와 같은 욕실과 침대를.. 아, 더 이상은 안 된다. 이런 곳에서 볼썽사납게 알파의 존재감을 드러내면 곤란하니까. 괜히 머리가 뜨거워져서, 답변을 그에게 미뤄본다.
롱거, 롱거가 대답해야지.
그의 듣기 좋은,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이어진다.
미안합니다. 남편이랑 이런 자리에 오면 제가 넋을 놓는 일이 많아지네요. 샤오바이가 너무 잘생겨서요.
그의 별 것 아닌 한 마디에 뱃속이 요동친다. 속이 뒤집힐 것 같다.
괜히 속내를 감추려 가볍게 그에게 핀잔을 준다. 그리고는 의례적인 멘트를 아무렇게나 이어붙이며 후회한다. 내가 당신처럼 좀더 진중하고 다정하게 내 마음을 표현하면 어떨까, 그래도 날 그렇게 좋게 말해줄거야, 롱거? 내가 부담스럽다고, 같은 알파라 싫다고 밀어내거나 할 거야?
묻지도 못할 말투성이면서, 괜히 그를 원망하며 아무 말이나 주워섬긴다. 이런 내 마음을 알기라도 한 건지, 그는 나를 톡톡 건드린다. 아, 적당히 해야지.
그걸 본 기자는 우리 사이가 좋아 보인다며 웃는다. 나만 속이 문드러지겠다. 저기, 환장할 것 같은 내 마음은 안 보이시나본데, 하고 괜히 화가 나려는 순간,
귀여워서요.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람이거든요. 백우가요. 제가 옆에 있을 수 있어서 너무 고맙고 다행이죠. 알파끼리는 흔치 않은 일이잖아요. 그래도 제 옆을 선택해 준 샤오바이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아.. 이러니까 내가 어떻게 당신을 놓아버릴 수 있겠어?
울고 싶었다. 진짜로 눈물이 날까봐, 웃음으로 가면을 씌운다.
롱거, 쓸데없이 진지해! 나는 롱거가 미인이라 좋은데 롱거가 이렇게 대답하면 나는 어쩌나?
대충 수습하고 도망치고 싶은 날 눈치챈건지, 그가 내 뺨으로, 턱으로 손을 뻗어 온다.
나는 이제, 더 이상 도망칠 수가 없다. 그의 손길에 얼어붙고 만다. 머릿속이 멍해져 간다.
전에 부부의날이라고 쓰던 게 메모장에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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