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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8 13:30
준섭이 오키나와에서 친구들이랑 배 타고 나갔다가 사고나는 기억이 마지막이야. 파도에 휩쓸리기 직전에 주마등같이 약속 못지킨 태섭이의 얼굴을 시작으로 어린 아라랑 아빠에 이어 저까지 잃어버릴 엄마가 떠오를 거야. 너무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 준섭이의 마지막 감정이었음.

그런데 정신차려보니 병원 천장이 보임. 아, 나 살았구나, 다행이다..하고 안심하겠지. 태섭아, 이제 바다에 안갈게. 퇴원하면 같이 농구하자. 아라가 장미꽃 종이접기 알려준다했는데 같이 배워서 종이장미꽃바구니 만들어서 엄마 드려보자고 해볼까? 엄마, 놀라셨죠? 미안해요, 이제는 걱정끼치지 않을게요. 등등 여러 생각이 들었어.

준섭이는 자기가 정신차렸다는 걸 알리고 싶어서 몸을 일으키려했는데, 몸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아서 당황했어. 일단 머리가 너무 무거웠고, 몸도 저가 원하는데로 움직여지지 않아서 작게 버둥거리는게 전부였지.

준섭이는 너무 당황했어. 살아남았지만 큰 후유증을 가지게 된게 아닌가 싶어서 겁이 났어. 눈물이 날 것 같고 코끝이 따끔따끔해지는데 저가 누워있는 침대에 커다란 사람이 다가왔어. 간호사인 것 같은데 왜이리 크지? 초등학교 6학년치고 성인의 키에 필적한 준섭이인데 그 간호사는 준섭이를 향해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어.

"왕자님~~ 아빠엄마가 왕자님 보러 왔어요오~~"

간호사는 혀짧은 소리를 내며 저가 누워있는 침대를 끌더니 창가로 갔어. 아, 설마... 나... 준섭이는 피가 식는 기분이었어.
창가에는 환자복을 입을 키가 크고 늘씬한 남자랑 배우자로 보이는 다부진 몸의 남자가 있었어. 다부진 몸의 남자는 어딘지 모르게 얼굴이 낯익어...

"정대만 산모님, 송태섭 보호자님~~ 왕자님한테 인사하세요~"
"야, 야 태섭아. 봐봐, 우리 아가야. 너무 귀엽다."
"그러게요.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야."
"안녕, 아가~"

준섭이는 어질어질했어. 그러니까 저 낯익은 남자 이름이 송태섭이라는 거지? 나는 아무래도...

"태섭아, 아가가 너 본다. 아빠인 거 아나?"
"글쎄요..."
"야, 우리 애 천재인 거 아냐?"
"이 형 또 설레발 시작이네ㅋㅋ"

준섭이는 저가 그 날 오키나와 바다에서 죽고 다시 태어난 것을 깨달았어. 그것도 동생 부부의 자식으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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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섭이가 태대의 2세로 환생한 거 보고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