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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8 02:18
그러니까 사와후카로


후배인 사와키타가 선배인 후카츠한테 존대하는 거야 당연한데
평소에 선배나 선생님한테도 말 장황하게 안 하고 딱뚝콱 운동부남자 말투인 후카츠가... 한 살 어린 동생한테 정중하게 고개 숙이면서

"쭉 사와키타 군을 좋아했습니다."

라고 고백하는 거 생각하면 진심 기분 이상해지지 않냐고......


근데 이게 사와키타 출국 열흘쯤 전...
기숙사 짐 다 빼고 감독님이 사비 털어서 농구부랑 쫑파티 해주고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정든 산왕공고 떠나려던 참에
주장형이 마지막으로 전달사항 있다고 잠깐 부르길래 아 형들 뭐 롤링페이퍼라도 준비했나보다ㅎㅎ 가벼운 마음으로 따라가서 들은 소리면...

양손에 짐 바리바리 들고 있어서 손이든 어깨든 잡아주지도 못하고 교문 밖에선 테츠가 차 끌고 픽업하러 와있고...

사와키타가 어버버하면서 상황 이해하기도 전에 멀리서 테츠 차가 빵 클락션 울려서 재촉하는 소리 들리고
후카츠상은 애초에 대답 들을 생각도 없었던 듯 아버님 기다리시니까 빨리 가라고 등 떠밀어 보내버림...

"저, 후, 후카츠상. 방금은..." 뒤늦게 고개 돌려보는데 후카츠 이미 잰걸음으로 저 멀리 가버렸음... 운동할 때 아니면 세상만사 다 귀찮다고 걷는 것도 굼뜬 사람이었는데.


멀리서 한 번 더 클락션이 울리고, 후카츠는 체육관으로 들어가 버렸고, 결국 테츠가 뭐 하는데 안 나오냐고 데리러 올 때까지 사와키타 혼자 멍하니 서 있었음.




결국 그때 후카츠상이 무슨 표정이었는지조차 모르고... 혼란스러운 마음에다 어쩐지 알아선 안될 것 같았던 남의 마음까지 얹은 채 훌쩍 미국으로 떠나버리는 사와키타면 어떡하냐...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