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50390381
view 2511
2023.06.27 02:27
늘 의젓하게 우성 울지마뿅. 오늘도 수고했어용. 세 달만 버텨용. 하는 연상도 사실 1살차이라ㅠㅠ 속으로는 몇 번 파도 넘겼을 것 같지. 그래도 내가 달래줘야지, 나는 괜찮아야지 하며 다독이기도 하고 무덤덤하게 넘기기도 하는데 가끔은 전화기 붙들고 우는 날도 있어야 하잖아... 동댐뿅 신나게 술먹고 달리다가 갑자기 충동적으로 전화 거는 이명헌. 사실 두 시간 전에도 나 오늘 달리는 중이다뿅~ 하고 기분 좋게 통화했었는데 갑자기 또 걸려오는 전화에 벌써 끝났나? 하고 받았는데 한껏 만취한 이명헌 목소리 처음에는 귀여웠지.



- 우썽아아 난데
- 형! 벌써 들어가요? 얼마나 마셨는데요?
- 몰라아 자리 옮겨서 세는거 까먹었다뿅
- ㅋㅋㅋㅋ 애교예요? 동오형이랑 대만선배 옆에 있죠? 이런 말투 다른 사람들한테 하지 말구
- 안한다뿅 근데에



그 뒷말에 정우성 마음 쿵 내려앉아서 주저앉음.



- 우성아 언제 와?



보통 이명헌이 언제 와? 하고 물을 때는 딱 한 가지 경우에서였음. 스케줄 잡아야 하니까. 몇 시 비행기야? 아 그럼 짐 찾고 이때쯤 만나겠네 그럼 이 시간에 예약할게. 이런 흐름으로 대화 이어졌겠지. 보통 최선으로 각자 스케줄 조정해서 일정한 시기에 만나는게 최선인 줄 알고 있으니까. 근데 이명헌이 헤실헤실 웃으면서 물기 있는 목소리로 언제 오냐고 물은 거야.



- 저, 저 삼 주 후에 가기로 했잖아요. 더 빨리 갈까요? 그, 달력 어디 있지. 일정이...
- 안다뿅. 근데... 보고 싶어. 어떡하지, 우성아. 너가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 옆자리에 있었으면 좋겠구우, 너랑 원온원도 하고 싶고, 집에서 같이 있고 싶어. 근데 못 오잖아.
- 형.
- 알아용. 경기 들어가야 하니까용. 연습도 해야 하구. 인터뷰도 있고.



정우성 그 자리에 굳어서 울겠지. 분명 건너편 목소리는 평소랑 똑같은데, 시큰거리는 마음이 여기까지도 전해져 오는거 같아서.



- 내일 일어나서 경기 돌려볼게용. 오늘도 힘내고, 사랑해뿅.



통화 그대로 끊고 잠든 이명헌 동댐이 업어다가 자취방에 데려다놓고 그날은 셋이서 잤을 듯. 오늘 이밍힝 혼자 재우면 안 될거 같아서... 끊긴 전화 붙들고 한동안 자리 못 뜨던 정우성 그날 경기에서 미친듯이 득점하고 당연하게 따라온 인터뷰 대충 마무리하곤 카메라에다 대고 그랬지.



- 명헌이 형, 곧 옆으로 갈게요. 



다음 날 해장 라면 끓이면서 평소랑 똑같이 경기 보던 이명헌 냄비 엎을 뻔함. 급하게 기사 찾아보니 다행히 소음 때문에 명'허니'형 밖에 안들려서ㅋㅋㅋㅋ 생중계 인터뷰에서 허니? 로맨틱하다 이런 반응이라 한숨 돌리고. 한동안 허니~ 하면서 놀렸던 동댐도 사실 우명 통화 옆에서 들으면서 울었을듯 이명헌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하는 생각에 딱 내일까지만 잘해주자 싶었는데 갑자기 이명헌 자취방에 정우성 등장해서 둘에게 카드 쥐여주고 쫓아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