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날도 아닌날 꽃다발 크게 만들어 와서 건네줄거 같다 연애 초반엔 꽃 잘 모르니까 무조건 장미 빨간장미 분홍장미 흰장미 이렇게 사주다가 꽃집 사장님이 데이지는 어떠세요? 해서 데이지도 사서 가보고 이제는 작약이나 수국 능소화같은거 적절히 섞어 사오겠지 해바라기를 받는 날은 백호도 이제 여름이구나 할거같다 방송 출연 같은거 하면 집안 곳곳에 화병이랑 드라이플라워 걸려 있어서 진행자가 꽃 좋아하냐고 물어보는데 백호 태연하게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남편이 연애할때부터 사와서요 하는거 보고싶다
서태웅 선수가 사오는 꽃이라니 보고만 있어도 밥 안 먹어도 되겠어요 하는 말에 백호가 웃으면서 에이 밥은 먹어야죠 비싼걸로 먹어야돼요 하겠지 근데 뒤이어 나오는 그럼 강백호 선수는 뭐해주세요? 라는 말엔 어... 하고 대답 못할듯
백호가 태웅이한테 따로 챙겨주거나 꾸준히 사주는건 없었거든 백호가 어.. 저는 같이 살아주잖아요! 하고 능글맞게 대처하긴 했지만 그러고보니 여우녀석한테 선물 준지 오래됐네... 싶어질거임
그 날 웬일로 백호가 꽃 사서 집에 들어가겠지 짠! 하고 흰색 리시안셔스 꽃다발 내미는데 태웅이 일자 눈썹돼서 미간 모으더니 떨떠름한 목소리로 누구한테 받은거야 이러면 좋겠다
그게 아니라 내가 너한테 주는거야! 라는 말 듣고서야 아... 하겠지 음... 고마워 하고 받긴 하는데 꽃다발 자체를 좋아하는걸로는 보이지 않았음 거기다 꽃을 사오는건 서태웅의 오랜 습관이어서 딱 보고 리시안셔스네 요즘 철이긴 하지.. 얼마 줬어? 이럴거같다 7만원이라는 말에 좀 비싼데.. 하기도 함
안 기뻐? 백호가 대뜸 묻자 태웅이 의아해하며 기뻐 라고 함 그치만 그걸 말하는게 아니었음 꽃 받으면 기뻐야 되잖아! 꽃! 예쁘고 로맨틱하고 사랑의 증표같고! 백호가 마구 어필을 해보는데 태웅은 꽃보다 팔을 휘두르고 있는 백호나 더 구경하겠지 그리고선 그건 너고.. 라고 할거같다
꽃을 받고 안좋아하다니 충격이다 매정한 놈
좋아한다니까
태웅이 잎을 살살 만지면서 어깨를 으쓱함 역시 백호가 원하는 반응은 아니었음
그럼 너는 뭘 받고 싶은데? 그리고 강백호는 포기하지 않겠지 니가 받고 싶은걸 말해 다 사줄게! 이제는 그럴 돈이 있다는거였음 니가 받아서 기쁜거 좋아할만 한걸로 주겠다고 백호가 팔짱까지 끼고 자신만만하게 태웅을 보는데 태웅의 고민은 그리 길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럼 와서 키스나 해봐 하고 손가락을 까딱임 장난치지 말라는 백호의 말에 장난 아닌데 하며 꽤나 진지한 얼굴을 하기도 하겠지
둘의 입술이 스스럼없이 닿고, 맞물리고 혀가 달콤한 사탕 빨듯 뒤엉켰다가 춥,추읍 소리와 함께 멀어지면 좋겠다
백호는 맨날 하는건데 새삼스러우면서도 조금 부끄러워짐 큼큼 이걸로 됐냐? 진짜 되겠어? 하는데 태웅이 나른하게 소파 뒤로 넘어가며 기대면서 응 역시 이게 좋네 라고 할거같다
백호가 사온 꽃은 부엌에 가장 볕 잘드는 곳 화병에 꽂히겠지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병 물갈이 부터 하는 태웅을 보면서 백호 속으로 꽃 안좋아한다더니.... 하고 있을듯






태웅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