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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6 01:33
박철 길거리에서 담배피우다 양호열 보고는 마지막으로 씁 길게 빨더니 장초 버리고 성큼성큼 다가옴. 양호열 도망갈까봐 잡으러 온건데 애새끼 도망치긴 커녕 뻔뻔스럽게 눈 안피하고 턱 들어서 박철이랑 눈싸움함. 몇걸음만에 훌쩍 코앞에 다가온 박철이 뭐라고 입 열려는데 양호열이 먼저 박철 멱살잡고 벽에 퍽 밀쳐버리겠지. 턱밑에서 빤히 노려보다가 이럼.


"박철, 잘 지냈냐?"
"어."
"왜 잘 지냈어?"

지가 먼저 꼴보기 싫다고 집 나가놓고서는. 낮게 으르렁대는 양호열 눈에 살기가 넘실대서 박철은 그거에 또 담배 말리겠지. 아무튼 애새끼 말본새 봐라... 성질머리 참 귀염성없다 싶은데 그동안 보고싶긴 또 보고싶었어서 지 멱살 쥔 양호열 얼굴 눈에 담음. 그렇게 한참 애 내려다보다가 속으로 한숨쉬고 양호열 손목 잡으면 양호열은 못이긴척 손에 힘 풀고 손목 잡혀주겠지.

박철 양호열 이마에 흐트러진 앞머리 넘겨주면서 "어디서 지냈어." 그럼. 양호열 멀리로 시선 주면서 "그냥 여기저기." 이러는데 보니 자존심에 친구네 간것같진 않고 빠칭코 전전했나봄. 어디서 엄한짓 당하진 않았겠지 싶어 눈으로 이리저리 훑는데 손목아래가 울긋불긋한거. 도망못가게 손 깍지껴 잡고 소매 걷어올리는데 하지말라고 저항할줄 알았더니 얌전히 손 잡혀있음. 그게 좀 애틋하니 예뻐서 키스하고싶은데 아직 냉전 상태라 박철 좀 참겠지.

"이거 누가 이랬냐."

제것이 아닌 손자국이 얼룩덜룩 남은 팔목 엄지로 문지르면서 물으면 양호열 느릿느릿 대답함.

"빠칭코 기계 좀 손댄거 들켜서 쫓겨날때 생겼나..."
"드디어 미쳤나 이 애새끼가..."

그런거 야쿠자랑 연관돼있을거 뻔한데 그걸 겁도 없이... 속으로 기함한 박철 양호열 콩 쥐어박음. 아파! 버럭하면서도 잡은손 안놓길래 좀 기특함. 사지 멀쩡하게 돌아온거 봤으니 마음이 그만 놓여버려서 싸웠던거며 미웠던거 기억도 안나는거 보니 이쁘면 단가, 박철 니도 니다 자조적으로 후 웃음이 남.

"그래서, 들키기 전엔 돈 좀 먹었냐?"
"어. 나 호텔서 지냈는데. 집보다 훨 좋더만."

너 안주고 좋은거 먹고 좋은데서 지내느라 싹싹 다 써버렸지. 약올리듯이 되바라지게 쫑알대는 양호열인데 박철 듣는둥마는둥 하더니 다짜고짜 입술 찍는거 보고싶다.


"...뭐야 갑자기."
"가자, 집에."



손잡고 먼저 걷는 박철 못이기는척 느릿하게 따라가는 양호열 보고싶다. 나 걱정했냐? 슬쩍 물으면 박철 무뚝뚝하게 지랄... 하면서도 제 귓전에 입술 두어번 더 붙였다 떼는거에 기분 좋아져서 발걸음 가벼워지겠지.



철호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