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유복하고 좋은집 가문 도련님에 모부님 사랑도 한몸에 받지만 흘음때문에 친구없고 외톨이인 거에 대해서 어릴때부터 초연해진 히라랑

예쁜 얼굴이랑 겉으로는 쿨해보이는 성격덕에 주변에 몰리는 사람들은 많았겠지만 정작 모부님으로 부터의 사랑은 못 받은 키요이

둘이 초등학생 때 만난게 보고싶음


키요이네 엄마 재혼하고 이사갈 집 알아보면서 잠깐 살게 된 곳이 히라가 살던 동네였겠지

잠시 머물게 된 동네가 너무 낮설고 집에 가면 엄마 아빠가 너무 행복해 보여서 본인이 낄 자리가 없다고 벌써부터 눈치 챈 키요이는 나가서 놀고 오겠다며 하루 종일 놀이터 그네에 앉아있다가 7시, 8시 쯤 되서야 돌아갔을거임

그리고 며칠 뒤에 거기서 처음 히라 만났으면 좋겠다. 여름방학이라 자기 상체만한 카메라 들고 사진 찍으러 나왔던 히라가 그네에 앉아있는 키요이 먼저 발견했겠지 아무도 안 오는 낡은 놀이터라 히라 혼자만의 아지트였는데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에 히라는 좀 놀람. 저와 같은 또래의 어린아이 답지 않게 성숙하고 예쁜 얼굴에 왠지 외로워 보여서 나무 뒤에서 훔쳐보는 히라였음

근데 키요이한테 금방 들켰겠지. 앙칼지게 째려보면서 너 누구야? 뭘 봐? 라고 물으니까 다 티나게 숨어있던 히라는 쭈뼛쭈뼛 걸어나옴 도망치지도 못하고 가까이 오라는 키요이 손짓에 뽈뽈 달려가는 히라

키요이가 앉으라며 자기 옆자리 그네 턱으로 가리키니까 히라는 무릎 세우고 조심히 앉음 그리고 키요이가 너 저 나무 뒤에서 뭐 하고 있었냐고 바로 물어보겠지


어, 나, 나, 나, 나무,


히라가 입 열자마자 눈치빠른 키요이는 바로 알았을거임 얘 말 더듬는 애구나 하고. 왜냐면 긴장해서 말 더듬는거 라기엔 본인이 컨트롤이 안 되는것 처럼 보여서. 그래서 얘도 친구가 없으니까 이 놀이터에 혼자 온 건가 싶어진 키요이겠지


나, 나무, 뒤, 뒤, 뒤에-

천천히 말해. 대충 듣고 있으니까.

고, 고, 고마, 고마워..

인사는 됐어.

미, 미, 미안.. 너, 너가, 예, 예, 예뻐, 서, 서어-


뭐야? 키요이는 자기보고 예쁘다는 이상한 남자애를 곁눈질로 쳐다봄. 그리고 고개 홱 돌리면서 기분나빠. 라고 했겠지

미, 미, 미아, 미안.. 하고 돌아오는 사과를 끝으로 둘 사이에는 어색함이 돌았음. 히라는 내내 키요이 옆얼굴 빤히 쳐다보면서 홀려있는데 한참을 그네 삐걱거리는 소리만 나다가 키요이가 히라 돌아보겠지. 히라가 안 본 척 급하게 고개 돌리는데 피식 웃은 키요이는 그 카메라 네꺼냐고 물어봄


그럼 나 찍어줘.

....에, 에?

사진 찍으려고 너도 여기 온거아냐? 그니까 나 찍어달라고.

.............


지금까지 엄마랑 아빠 빼곤 누가 자기한테 사진 찍어달랬던 사람이 없어서 당황한 히라는 카메라 쥐고 그대로 굳었겠지. 키요이가 찍어줄거냐며 말거냐며 새침하게 말하니까 정신차린 히라는 허둥지둥 카메라 들고 전원버튼 누름

키요이는 무표정으로 렌즈 쳐다보다가 히라가 셔터 누를때 살짝 웃었는데 히라는 순간 뷰파인더에서 눈 떼고 멍 하니 쳐다봤음. 키요이가 다 찍었지? 라며 보여달라는데 머리 맞은 것 처럼 몽롱한 히라가 주섬주섬 카메라 켜서 보여주겠지

사진 확인한 키요이는 귀신이라도 본 건지 멍한 히라 힐끔 보면서 진짜 이상한 애야... 하고 생각했을거임. 그리고 너 이거 프린트 할 수 있어? 나 주라. 라고 물어봤겠지 히라는 고개 끄덕임

그래서 키요이는 내일 이 시간 쯤에 다시 공원에서 보는걸로 하고 먼저 집으로 갔을거임. 히라는 혼자 남아서 카메라 화면속 키요이 한참을 보다가 어둑해져서 자기도 돌아감

그리고 다음날 아침부터 놀이터 찾은 히라 한참을 거기서 기다렸지만 그 예쁜 남자애는 머리카락 한올도 안 보였겠지. 분명 만나자고 했는데... 히라는 카메라랑 사진만 꼭 쥐고 계속 그네 앞에 서 있었음. 하지만 그 남자애는 오지 않음

그렇게 밤 늦게까지 몇시간이고 기다리다가 아들 없어진줄 알고 찾아다니던 모부님이 데리고 집으로 갔을듯.. 결국 사진은 그 아이한테 끝까지 전해주지 못했겠지


그리고 그 사진을 12년 뒤의 키요이가 남자친구 서랍에서 발견하게 되는게 보고싶다





앎그 히라키요이 맇쿠유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