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갈 장학금 합격했다는 연락 받았을 땐 엄청나게 기뻤지만
기쁜만큼 대만이랑 그럼 헤어져야 하는 건가...이런 생각 몰려와서 머리 복잡해졌겠지
물론 대만이는 그거 듣자마자 축하한다며 자기 일처럼 신나했지만 그러면 그럴 수록 태섭이 입에선 "우리 그럼 어떡해요"란 말이 멤돌거야

헤어지고 싶진 않아
근데 저 사람 항상 옆에 남자고 여자고 넘쳐나는데다 1년에 서너번 만나면 많이 만나는 사이가 되는데,
심지어 그게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데 이딴 생각으로 정대만 붙잡고 있어도 되는걸까 싶겠지
그래도 헤어지고 싶진 않아

그런데 몸이 멀어지면 자연스럽게 마음도 멀어진다고 하잖아
자신은 그러지 않으리란 확신이 있는데 정대만은...?
그건 닥치지 않으면 모르잖아

차라리 형 놓아주는게 나을지도...생각하는데 차마 자기 입으로 헤어지잔 말은 하고 싶지 않아서 
어영부영 시간만 보내다 미국으로 가게 되는데,
차마 먼저 연락할 순 없는거야

저 사람 나 같은 건 금방잊고 잘 지내겠지,
이것봐 나에게 연락 하나 안 오잖아,
그럴 줄 알았어

이런 생각 들면 들수록 더 악착같이 아득바득 운동하고 먹어서 몸 불리고 만드는 태섭이임
억지로 대만이 생각 잊으려고...
이런 식으로 한달, 두달 세달...세달쯤 되니까 태섭이도 아 이 사람 정말로 나같은건 잊었나보다,
그래 몸이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진다는 어른들 말 사실이었네...하는데 대만이한테 연락와라

여보세요

그 한마디만으로 심장 터질 거 같은데, 
정대만 엄청 빡쳐하는 목소리로 "야 너는 어떻게 된게 연락을 하나도 안 하냐? 넌 꼭 내가 먼저 연락을 해야겠냐?"해서
태섭이 너무 놀라서 잠깐 말도 못하겠지

연락?
내가 연락 해도 되는 거였어?
내 연락을 계속 기다렸다고?
헤어진 거 아니었어?

너무 떨리고 믿기지 않아서 태섭이 말까지 더듬어가면서 "나 연락...해도 되는 거예요?"소리 하는데,
대만이 버럭버럭 화를 내다가(내가 너 정신없을까봐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는데 너는보자보자 하니까 아주 세달을 어쩌고 저쩌고)
연락 해도 되냐는 물음에 아 저 작은 머리에서(정대만 기준) 무슨 생각하고 있었는지 이해해버린거지...

너 그럼 나 말고 누구한테 연락할건데?
......

언제부터 나한테 전화하는 거 허락받고 했다고 그러냐?
......

태섭이 눈물 올라오려는 거 꾹 참는데 훌쩍이는 소리 새어나오는 건 어쩔 수 없겠지...
쥐어짜내고 쥐어 짜내서 하는 소리가 "보고싶어요...목소리 듣고...싶었어요"라서 대만이가 먼저 눈물 흘려버릴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