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크게 다쳤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할 거 같음.



감독 되고 나서 예전 같지 않게 종이 만질 일도 늘어 나고 해서 하기 싫은 거 꾹꾹 참아가면서 하다가 아주 살짝~ 손 베이는데

그런 건 바로,

태섭아ㅠㅠㅠㅠ!!!

하면서 잘 쉬고 있는 태섭이한테 가서는 약 발라 달라 밴드 붙여 달라 난리도 아님. 원래 피 많이 나는 것보다 이런 게 더 막 신경 쓰이고 아픈 거다? 하면서 어리광 피우는데 거기에 태섭이도

네. 그렇죠. 아프겠네. 여기 베인 거죠? 밴드 너무 세게 붙이면 피 안 통하니까 살짝만 할게요. 물 묻힐 거 같으면 떼고 새 거 붙여줄 테니까 말해요.

하면서 다 받아줌. 사실 좀 본인도 귀여워 보이려고(?) 과하게 엄살 부린거라 살짝 민망해 하면서도 태섭이가 그렇게 해주는 거 좋아해서 매번 혀만 깨물어도 아퍼ㅜㅜ 하면서 괜히 보여주고. 벌레만 물려도 야, 야, 태섭아 벌써 모기있어ㅠㅠ 하면서 호들갑이란 호들갑은 다 떠는데...


막상 진짜 크게 다친 건 입원해서 병실에 누워 있으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 웃을 거 같음. 선수 시절에 하도 몸 갈아 버릇 해서 안 그래도 여기저기 삐걱거리는데 접촉 사고 같은 거 나서 다시 또 팔다리에 붕대 칭칭 감고 누워 있는 대만이.

사고 날 때 같이 있던 지인들도 다 태섭이가 대만이 다치는 거에 유난인 거 알아서 아이고 이거 송태섭 병원에서 난리 치는 거 아닌가 몰라 하고 전전긍긍해 함.

사실 태섭이가 사고 났다는 말 들었을 때 많이 놀란 눈치기도 했고... 치료 받고 괜찮은데 입원 해야한다는 말 듣고 나서는 네. 알겠습니다. 금방 갈게요. 하고 침착하게 대답하기는 했지만 아니 그래도ㅜㅜ(다들 코트 위의 송태섭 성깔을 알고 있기에..)

대만이가 지퍼에 손가락만 찝혀도 바로 약 발라 줄까요? 하는 앤데 지금 팔이며 다리며 깁스까지 했으니... 이 꼴을 보면.... 큰일 났다. 하고 지인들 몇명이서 벌 받을 각오(?) 하고 고개 숙이고 기다리는데


병실 문 열고 들어온 태섭이가 아, 감사합니다. 이제 가 보셔도 돼요. 다른 분들은 크게 안 다치셔서 다행이에요. 하면서 음료수까지 손에 쥐어 주고 대만이 병원 데려다 준 사람들한테 자연스럽게 대해서 놀라는 거...

대만이도 야, 어떡하냐. 나 2주는 혼자 씻지도 못하는데. 그럼 태섭이가 또 태연하게 뭘. 평소에는 혼자 씻었어요? 하고 씩 웃어서 아직 병실 안 (못) 나간 지인들은 왐마야...됨.

그 뒤로도 둘이 별다르게 놀라는 기색도 없이 퇴원 nn일에 한다면서요. 응. 너 근데 일은 어쩌고 왔어. 아니, 뭐 오늘만 날인가. 내일 가서 하지. 하고 침착하게 대화하겠지. 지인들 벙찐 표정으로 음료수 하나씩 손에 들고 터덜터덜 병원 나갈 거 같다..ㅋㅋ



그런데 사실 태섭이가 그러는 이유가..
엄살 부릴 때도 대만이를 너무 아껴서 종이에만 베인 거 봐도 진짜로 걱정 되고. 혀만 깨물어도 잘못될 거 같고. 벌레 물린 것도 안 쓰러울 지경인데.

크게 다치는 건 대만이가 안 그래도 부상 트라우마 있는 거 알아서 자기까지 놀라는 모습 보여주면 더 불안해 할까봐 있는 힘껏 강한 척 하는 거면 좋겠어ㅠㅠ...

그리고 대만이도 낮에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괜찮은 척 했지만 그래도 크게 다친 건 다친 거라 입원 첫날에는 여기저기 쑤시고 아파서 밤새 끙끙 거리고 뒤척이는데 같이 눈물 꾹 참으면서 두툼한 손으로 대만이 등 토닥거려주는 태섭이...




태섭대만 료미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