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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0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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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정우성 보고싶다


대놓고 묻지도 못해. 왜 나 닮은 놈 만나냐고. 왜 직설적으로 그냥 물어보지 못하냐고 누가 묻는다면...모르겠어.
근데 그냥 그 정도의 거리감이 이명헌과 정우성의 사이에 존재함.

“우리 옛날에, 그거 기억나요? 형...”

되게 옛날 얘기, 그냥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는 옛날 어릴 때 해프닝인 것처럼 운을 떼야만 겨우 물을 수 있는 말.

“내가 형 좋아하는 것 같다고 했을 때, 형 연하는 싫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나는 이를 악물고 내 마음을 속으로 삼키고 떠났는데, 형은 왜 나하고 별반 다를 거 없는- 아니, 나보다 못한 놈을 만나고 있는거냐고.
기분 같아선 악지르면서 따져 묻고 싶은데 그럴 자격이 없는 게 얼마나 비참한지.

“그래서 난 형이 진짜 연하 싫어하는 줄 알았어요. 참내. 그렇지두 않았네, 뭐.”

억지로 농담을 가장해서 해야 하는 말.
거기 하다 못해 살다보니 취향이 바뀌었다, 그땐 그랬는데 지금은 또 다르다 그런 답이라도 돌아왔으면 좋았을텐데.
이명헌 한다는 소리가 이 꼬라지임.

“너는 너고, 걔는 걔니까.용.”

정우성, 평온해 보이는 이명헌 얼굴이 처음으로 너무 미운데 이제 또 여기서 일어나 나가버리면 언제 다시 볼 수 있을 지 몰라서 그냥.

“아, 형 진짜 잔인하다. 많이 변했다 생각했는데, 변한 거 하나 없네요.”

이러고 웃으면서 고개 떨구고 마는 거.

너는 너고, 걔는 걔니까.
네 인생은 내가 감히 망칠 수 없지만, 걔 인생은 나 때문에 조금 망가지거나 말거나 내가 알 바 아니니까.
그래서 너 대신 걔를 착취하고, 쥐어짜고, 함부로 하기로 했어. 우성아.

-하는 얘기는 언제나처럼 속으로 쏙 감춰두고 빤한 얼굴로 어쩌구 저쩌구 프라푸치노 드리즐 추가하고 생크림 가득 올린 거 호로록 빨묵하는 이명헌.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