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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9 17:53
느바정 한두달 장기휴가 얻어서 한국 들어올 때마다 국내 리그 구단들 초청이 너무 많아서 일일코치로 여기저기 불려다니겠지
쉴 때는 그냥 푹 쉬고 싶기도 하지만 농구 감 안 잃는데도 효과적인 알바인데다 일당도 쏠쏠하니 이따가 밤에 형이랑 오마카세 먹으러 갈 생각에 승낙하는 느바정

그러다 어느 날 정우성 2년 선배/이명헌 1년 선배인 산왕출신 선배네 구단한테 초청받아서 가게 됨
그렇게 친한 선배는 아니었지만 일적으로 만나는 거니까 오랜만에 선배님이랑 인사도 하고 근황도 나누고 젊은 후배들 훈련도 열심히 코칭해 줌

감독이 nba선수가 직접 코칭해주니 영광이라고 고맙다고 이쪽에서 살 테니 점심식사 같이 하자고 해서 선선히 그러겠다고 하는 정우성임
식당 가니까 정우성 주변에 후배들이 앉으려고 자기들끼리 밀치고 난리인데 산왕 선배가 손짓하면서 너 너 너 앉으라고 불러다가 앉힘


- 형준아 인사해라. 여기가 그 정우성
- 아! 네!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문!형!준! 입니다!
- 그래 임마 니가 살면서 NBA 스타랑 식사할 일이 얼마나 있겠냐. 우성아 얘가 아주 인물이다.
- 아 그런가요?


정우성 그 후배랑 눈짓으로 인사하면서 물 한잔 마심


- 얘가 우리 세대 이후로 제일 잘하는 놈 중에 하나일 거다. 형준이 너 학교가...
- 명정입니다! 김판석 선배님이랑 2기수 차이입니다.
- 아 맞다 판석이가 명정이었지. 우성아 너 판석이 알던가? 너보다 한 살 어린데.
- 가물가물하네요. 들어본 것 같기도 한데.
- 판석이가 명헌이네 팀에 있다가 최근에 옮겼지 아마?
- 네 맞습니다. SG로 가셨습니다.


명헌이 형네 팀원 중에 그런 이름이 있던가.. 정우성 눈썹 한쪽 살짝 찌푸리더니 물티슈로 입 닦음.


- 형준아 너 국대 소집 받아 봤냐?
- 아직 안받아봤습니다.
- 종훈이는?
- 저도 아직입니다.
- 그럼 효창이밖에 못가봤나?
- 효창이도 2군만 가봤지 본팀은 못갔습니다.
- 큰일이다이.


정우성 선배가 손가락 접으면서 꼽는데 하나도 모르겠는 이름들에 살짝 낯설고 동떨어진 기분 듦. 식당 종업원이 큼지막한 쟁반 들고 와서 접시 놔주기 시작함.


- 아시다시피 선배님 세대가 워낙 막강하셔서... 여기 NBA 우승까지 하신 정우성 선배님까지 계시고요.
- 선배님 이번 파이널 레이커스 우승 경기 정말 잘 봤습니다. 대단했습니다.
- 고맙네요.
- 그래도 형준이 니 세대에서도 슈퍼에이스 키워야 돼. 우성아, 얘네 세대 문제가 포인트가드가 약하다. 얘네 다 포워드인데 좋은 패스가 부족하니까 공부가 안 돼.
- 아 그래요?
- 형준이 너 이명헌 직접 만나본 적 없지?


정우성 귀 움찔. 불판에 고기 올라가서 치이익거리는 소리 남.


- 네. 정말 너무 만나뵙고 싶습니다.
- 저도 이명헌 선배님은 정말 뵙고 싶습니다.
- 그래, 우성아. 니가 얘네 명헌이 좀 소개시켜줘라.
- ㅋㅋ 제가 왜요.


정우성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목소리는 딱딱함. 분위기 살짝 어색해짐. 산왕선배 우성이 얼굴 힐끗 보면서 집게로 고기 뒤집음.


- 니가 명헌이랑 제일 친하잖아. 만나서 공 한번 받아보게 해줘. 너 스케줄 생겨서 국대 빠지면 후배들도 키워야지.
- 저는 안 빠지죠.
- 아이씨, 농담하지말고. 애들 키워 줘.
- ㅋㅋ잘 키워야죠. 근데 꼭 명헌이 형을 만나야 하나?
- 얘네 세대엔 이명헌 같은 가드가 없다니까. 좋은 공 받을 기회가 부족해.
- 그래도 같은 세대에서 키우는게 맞죠. 이 판은 1~2년 차이도 큰데 명헌이 형도 언제까지 뒷세대 봐줄 수 없잖아요.


정우성 안 지고 대꾸함. 후배들이 눈치보면서 눈알 굴리는 소리 들림.


- 새끼, 잘났다고 고집은...


산왕선배가 못마땅하단 듯이 정우성 째려보면서 중얼거림. 정우성 아랑곳않고 쌈 하나 사서 크게 입에 넣고 씹어 삼킴.


- 후배님들.
- 네.


정우성이 부름. 후배들 착 가라앉은 분위기에 어깨 굳어서 빠릿하게 대답함.


- 이명헌 선수 공 받고 싶어요?
- 네, 받고 싶습니다.
- 이명헌 선수 공 받으려면 얼마나 잘해야 되는지 알아요?
- ......
- 국가대표 경기에서 이명헌 선수 공 받는 사람들이 누구냐면 이정환, 윤대협, 서태웅이에요. 그 정도는 해야 된다는 거지.
- ......
- 그게 아니면 명헌이 형이 달라고 사정을 해도 안 줘요. 이명헌 선수가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아니야. 내가 누구보다 잘 알거든.


그러니까 국대 소집장 받을 때까지 열심히 합시다. 알겠죠?
....네!!!!



그 뒤로 정우성 얼굴은 잘생겼는데 존나 개 무섭다고 알음알음 후배들한테 소문 날듯.
이명헌 얘기 듣고 왜 애기들한테 그렇게 겁 줬어용, 하고 타박하는데 정우성 형 허리 끌어안으면서 입술 삐죽삐죽 투덜거리겠지. 또 딴 놈한테 공 주려고? 난 지금만으로도 충분히 벅차거든요?
그럼 이명헌 그대로 품에 안겨주면서 대답함
어차피 그중에 니가 젤 쎈 놈이에용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