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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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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 연이 왔느냐."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십니까?
제가 온 줄도 모르시고."

"아무 것도 아니다. 잘 지냈느냐?"

"오래간만에 보는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어제도 늦게까지 붙잡아 두셨으면서."

"아, 그랬지. 하하하. 내가 정신이 없구나."

"혹 근심거리라도 생기신 거에요?
아우가 해결해 드릴 테니 속시원하게 말씀해 보세요."

"...오래 알고 지낸 이가 있다.
서로 속속들이 모르는 바가 없고
내 등을 맡길 수 있을 만큼 믿는 이고
내 몸처럼 아끼는 이야."

"그런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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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요즘은 그 이가 얄밉구나."

"얄미워요? 왜요?"

"내 마음을 몰라 주는 것 같아서."

"전하께서 표현을 안 하신 건 아니고요?"

"흥. 것 보아라. 몰라 주지 않느냐.
내가 매일같이 저를 보고 싶어서 온갖 이유로 부르고
집에 보내기 싫다는 티를 그렇게 내는데도
시간이 되면 칼같이 돌아가 버리지."

"...전하야말로 모르시잖아요."

"내가 무얼."

"저는 전하가 부르시면 하던 일도 제쳐놓고 입궁해요.
전하께서 매일같이 부르시니 밀린 일거리가 한가득이죠.
밤새도록 밀린 일을 처리하고 잠깐 눈 붙이는 생활을
제가 왜 기꺼이 하는지 모르시면서 제가 얄미우세요?"





짝사랑인 줄 알았는데 쌍방이었던 자서객행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