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48332095
view 2782
2023.06.15 03:28
9d364e03e7543559268f376bd8f095d2.jpg
558fce0571a805e4f96f4a799f60b2c6.jpg
머리 굴렸을거 같음
그러다 하루는 같이 외출했다가 빵 사오는데 그거 정리하던 대만이 눈에 비닐을 묶고 있는 빵끈이 보인거야 그때 재작년에 둘이서 한잔했던 송태섭에게 들은 얘기가 생각났을거야
잠시후 대만이는 먼저 쇼파에 자리해서 느바 비디오를 켠 서태웅을 힐끔 보다 하나씩 들어있는 빵을 두어개 비닐채 가져왔음 그리고 태연하게 등을 서태웅의 한쪽 팔에 기대면서 비닐 속 빵 하나를 꺼내 입에 물려줬지 하얀볼이 조금 빵빵해져서 우물거리는게 옛날 학창시절에 가끔 쥐어보곤 했던 볼살을 떠올리게 해서 대만이는 파핫 웃었을거야 그러고선 다시 등을 태웅이의 몸 한쪽에 겹친채 영상을 보기 시작했겠지

꼼질꼼질
서태웅은 제연인의 허리에 두르고 있던 손을 만지작거리는 감촉을 느꼈어 가끔 이렇게 두사람이 뭔가를 볼때면 대만이가 태웅이의 손을 주물거리면서 놀곤 했는데 아마 또 그런가보다 했겠지 맘같아선 바로 눕혀버리고 싶은데 어젯밤 무리한 대만이였기에 조금 참고 있었지 그러다 손가락에 뭔가 이상한 감촉이 느껴지기 시작하자 태웅은 대만이를 내려다봤어 뭔가.., 철사같은게 손가락을 감싼듯한 느낌이었지
"뭐해요?"
"앗 야 이거봐라 귀엽지"
제손으로 태웅의 손을 들고 잘보이게끔 끌어내준 대만이에 서태웅은 자신의 왼손 네번째 손가락에 묶여있는 금색 은박의 빵끈을 발견했을거야
먼저 말하자면 정대만이 머리를 잘못 굴린건 아니였음 친한 후배가 제 약혼녀의 반지 사이즈를 저렇게 쟀다는 경험담을 따른거였으니까 그게 그냥 연인간의 농담이 될 장난같은 방법이었기에 딱 정대만이 하기 좋은거기도 했고. 하지만 문제는 그들이 같은고를 나왔고 조언자 태섭은 같은중까지 서태웅과 같이 나온 한나와 결혼했단거였지 그리고 은근히 같은 동문을 좋아하는 편인 태웅과 성격 좋은 한나는 이미 반지 얘길 주고 받았었을거야 태웅은 심장이 터질듯이 뛰기 시작하는걸 느꼈어 이 방법을 쓴다고? 정대만이 나한테?
순간적으로 서태웅의 머릿속에 가끔 혼자 그려봤던 두사람이 가정을 이룬 그림이 스쳐지나갔음 그리고 그 시작에 꼭 자신이 먼저 프로포즈를 해야지 했던것도 생각났지 관계에 있어서 두살 위인 대만이가 먼저 끌어갔던 순간이 많았기에 이것만은 양보할수 없었음
"안돼요"
"뭐? 악 너 뭐하는거야!"
슬슬 웃으며 빵끈을 수거하려는 대만이의 움직임에 태웅은 재빨리 제 손가락을 통째로 입에 넣고 빵끈만 빼냈어 그러고는 대만이의 뱉어 뱉어 지지야라고 하는 외침 속에 입속에서 끈을 망가뜨린후 뱉어냈지 허망하게 끈을 내려다보며 왜 그러냐.. 하는 정대만에 조금 양심이 찔렸지만 태웅은 은근슬쩍 대만의 뒷통수에 얼굴을 부비며 상황을 무마했지
그리고 얼마후 정대만은 풀코스데이트로 하루를 즐겁게 지낸후 두살 어린 연하연인이 진지하지만 반짝이는 눈으로 내민 반지를 받게 됐을거야

+ 서태웅은 주말 전날 정대만을 몰아붙이고 지쳐서 푹 잠든 대만이의 손가락으로 사이즈 잘 재갔다고 함


슬램덩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