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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4 18:37
약간 초등학교 4학년 쯤에 혼자 말도 없이
서울 살면서 부산까지 기차타고 가버려서 집안 난리 나게 만든 사건

뭐 이런식일 거 같음ㅋㅋㅋㅋㅋㅋ

수업시간에 부산 이야기 나와서 쌤이 해운대 이런 바다 사진 보여줬는데 그런 사진 보고
오...
집에가자마자 학원도 제끼고 바로 서울역 달려가서 부산 가는 기차표 주세용! 하고 부산 달려감

농구 대회 간다고 서울역은 몇번 가봤거덩
야무지게 기차표 사고 부산역 내려서

버스정류장 앞에 서 있는 사람들한테
해운대 가려면 어떻게 해야 돼용?

열심히 물어물어 해운대 도착!

그 시간... 명헌이네 집은 난리난리가 났겠지
명헌이가...학원에 안 왔다구요?
얘가 어딜갔어...
온 동네 놀이터 다 뒤지고 친구집에 전화 다 돌려도 명헌이 오늘 학교 마치자마자 집에 뛰어갔대
근데 집에 명헌이 책가방도 없는걸...

저녁쯔음 돼서 한 친구 엄마가 전화와서
애가 오늘 명헌이 부산 갈꺼라 그랬다는데요?

... 부산이요?????

지금 부산을 가야하나 어쩌나 하고 있는데
또 울리는 전화 한통

서울역에서 애 찾았답니다!!!!

야무지게 부산에서 놀고
해운대 바다에 발 담가보고 다시 버스타고 기차타고 서울로...

애기 피곤해서 기차에서 내려가지고 대기실에서 잠들어 버린거지

부모님 당장 서울역 달려가서
명헌아!!!!!!!

우웅... 명헌이 데리러 왔어용? 어뜨케 알구! 텔레파시! 이러고 있는 애 집에 데려오자마자
엄마아빠한테 말을 하구 갔어야지! 혼자 그 멀리까지 얼마나 걱정 했는줄 알어!?!

애기 밍힝 엄빠가 막 화내니까 무서워서 밍...
명헌이 그냥 재밌었는데
아빠한테 잡혀서 찰싹찰싹 엉덩이 뻘개지게 맴매 맞고 손들고 벌도 서고
잉잉 울면 뭘 잘했다구 울어! 한 소리 들어서 속상해용

애 가방 뒤져보니 이건 또 언제 들고 갔대...
폴라로이드 카메라 다 흔들린 바다 사진 두장
누가 찍어줬는지 바다 앞에 명헌이 사진 하나

이명헌 이리 와
눈물 퐁퐁 흘리면서 엄마 아빠 앞에 서면
이렇게 말 안하고 또 멀리가기만 해
진짜 혼나
웅...

팔 벌리는 아빠한테 꼭 안겨서
그래서 재밌었어?

하이고 그럼 됐다... 명헌이 다 컸네 혼자서 그까지 가고
다음엔 어디간다고 꼭 말해주고
아니면 엄마아빠랑 같이가고
응?
엄마 얼마나 울었는데 명헌이 없어진줄 알고

그럼 엄마한테 안겨서 미안해용...( ´θ`)


그러고 한 두달 지났나
식탁에 강원도뿅. 쓰고 사라진 우리 명헌이...


엄빠는 그 이후로 포기했다고 합니다
이번엔 집에와서 궁댕이 맴매도 안 맞음
무사히 왔으니 됐다

휴대폰 생기니 바로 애 사다주고
전화만 잘 받아라... 하시는 부모님

그러고 20살

엄마아빠 나 지금 미국뿅

그래...


그리고 23살
나 결혼뿅

오냐



우성이 안나오는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