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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8 04:14
태섭 -> 대만

이 경우는 태섭이가 놀라긴 하는데 실망보다는.... 아 이제 끝이구나. 하며 마음 정리 시작할 것 같음. 언제나 정대만과의 끝을 생각해왔기 때문에 바람 피운 게 큰 충격으로 다가오지는 않겠지. 그래서 그 장면을 목격하고도 바로 대만이한테 가지 않고 섰던 자리에서 뒤돌아서 동거하는 집으로 향했을 거임. 얼른 정리해서 나가야하니까.
짐 정리라고 해봤자 얼마 갖고 나가는 것도 없음. 웬만한 물건에 정대만과 함께 한 추억이 깃들어있는데 그걸 다 챙겨갖고 나갈 자신이 없었거든. 짐이라고 할 것도 없는 물건들을 몇 개 챙긴 후 왼손 네번째 손가락에 끼고 다니던 반지를 식탁 위에 올려두고 함께 살던 집을 나가겠지. 행여 미련이 남을까 뒤돌아보지도 않고 도망치듯이 말임.
바람 피우는 모습을 봤는데도 화는 커녕 여전히 정대만 사랑하고, 다시는 못 본다는 사실에 힘들어질 걸 직감했지만 그렇다고 붙잡을 생각은 전혀 안 하겠지. 정작 정대만은 그거 바라고 있는데....... 일부러 보여준 모습이거든. 줄곧 무심했던 송태섭한테 관심 한 번 받아보려고 괜히 바람 피우는 척 한 건데 식탁 위의 반지 보고 피가 싹 빠져나가는 기분으로 태섭이 찾아가는 대만이겠지. 찾아서 해명해도 해감하는데 시간이 꽤 오래 걸릴 거임.... 태섭이 진짜 한 번 마음 먹으면 도통 풀릴 수가 없을테니까. 그래도 정대만은 포모남이니까 얼마나 시간이 걸리든 포기하지 않고 계속 태섭이 두드리고 두드려서 기어코 열리게 하겠지.




대만 -> 태섭

이 경우에는 정대만 앞뒤 잴 것 없이 바로 송태섭한테 걸어감. 걸음에 온 감정이 실려있어서 아주 빠르게 걸어가겠지. 태섭이에게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머릿속이 들끓었고 주변은 흐릿해지면서 오로지 송태섭만 보이게 되었음.
송태섭. 마침내 태섭이에게 다가와 팔을 붙잡으며 이름 부르는데 태섭이 앞에 있던 남자가 이 사람 누구야, 자기야? 하는 소리에 헛웃음치겠지. 나 송태섭 애인이고 곧 결혼할 사이야. 그 말에 태섭이가 선배! 하고 소리지름. 하지만 꿈쩍도 안하고 송태섭 제 뒤에 두고 무시하듯이 남자 내려다보면서 그러니까 헛수고 그만하고 꺼져. 난 얘 아무한테도 못 주니까. 하면 그 남자는 정대만 피지컬에 눌려 가버림. 태섭이가 힘껏 대만이 손에 잡힌 팔을 풀려고 할 때 대만이가 태섭이 쪽으로 몸 돌리겠지.

이거 놔.
못 놔.
놓으라고!
우리 엄마한테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그거 다 거짓말이야.
정대만!
그러니까 도망갈 생각하지마, 알겠어? 아까 말한 것처럼 난 너랑 결혼할 거니까!

어떻게 된 거냐면 대만이 엄마가 태섭이 찾아와서 부탁을 함. 우리 대만이, 결혼하고 아이 키우면서 평범하게 살게 하고싶다고. 그 말이 뭐겠어, 헤어지라는 얘기잖아. 그래서 우습지도 않은 바람 행각을 벌인건데 정대만에게 그 수가 읽혀버린 거임.
대만이는 요즘 태섭이가 이상하다는 걸 알고 있었고 어머니가 잡았던 저녁 약속에 웬 여자가 등장했을 때, 어떻게 된 일인지 전부 눈치챘겠지. 저 태섭이랑 결혼할 겁니다. 어머니가 허락하시던 안 하시던 상관 없어요. 그러고 일어나서 태섭이를 찾으러 나왔는데 마침 태섭이가 어떤 남자랑 같이 있는 걸 발견했던 거임.
다시 돌아와서 대만이한테 붙잡힌 태섭이가 이러지 말라고, 어머님 말씀대로 하라고 엉엉 우는데 대만이가 눈물 닦아주면서 나는 너 아니면 안 돼. 죽어도 안 돼. 너도 그렇잖아. 아니야? 정말 아니라고 할 수 있어? 하면 태섭이 대답 못 하다가 결국 제 의지로 정대만 품 안으로 걸어들어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