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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7 17:45
펜 찾는다고 맨날 자기 가슴 더듬거리는 캐피 때문이겠지
주머니에 구멍이 났나 매일 한 자루씩 챙겨줘도 매일 볼펜 찾는 다니엘 캐피... 군인이 총 안 들고 전쟁 나가는거 아니냐고 아담이 놀려줘도 아냐 내 무기는 말빨이라고- 턱 치켜들고 의기양양한 표정이 돌아올 뿐임. 암튼 아침 출근길마다 캐피 가슴 포켓 확인하고 펜 하나씩 끼워주는게 아담의 주요 일과중 하나.

사랑스러운 대니, 싸인하는 모든 서류와 메모들이 너의 틀림 없는 조력자가 되길. 하면서 도련님 캐피에게 딱 어울릴만한 고급 만년필을 기념일에 선물한 적 있는 아담이지만 캐피가 그걸 사용하는 건 본 적이 없겠지. 이런 귀한 건 막 쓸 수 없다고 오늘부터 내 보물이라고 금고를 사야겠다고 난리만 피우고 말이야. 만년필보다 쪽지를 더 한참 들여다 본 걸 아는데. 만년필은 결혼 서류 가져오면 개시하겠다고 하니 더는 할 말이 없는 아담. 누구 애인이 이렇게 사랑스러워.

집 정리를 하다보면 캐피가 흘린 볼펜이 사방에서 등장하겠지.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싶게 냉장고 안, 창틀의 화분 옆, 거실 카페트 아래, 현관 거울의 프레임 위 등등. 캐피는 옆에 없어도 웃게 만드는 재주가 있어. 그렇게 캐피에게 챙김 받지 못 한 펜들을 매일 줍고 모아두고 보자면 캐피의 볼펜 취향을 알 수 있음. 다색펜 보다는 단색펜, 가느다란 촉 보다는 존재감이 있는 두께, 펜 바디는 너무 짧지 않은 것. 캐피 덕분에 아담은 마트에 가면 필기류 코너를 꼭 체크하게 됐겠지. 이건 매끄러워서 캐피가 좋아하겠네 하면서.

아담이 챙겨주는 볼펜들에 투정 한 번 없이 다 좋다고 행복한 얼굴로 예쁜 말만 골라 하는 캐피인데, 캐피를 생각하며 펜을 고르고 잘 다려진 정복의 포켓에 끼워주며 한 번 토닥이면 고맙다는 뜻으로 찡긋대는 귀여운 얼굴을 보는 일, 캐피보다 아담 본인이 더 행복하다고 생각할 거야.

아담이 볼펜내조까지 하는 바람에 외간볼펜을 만난 캐피의 깡깡댐을 견뎌야 하는건 주변인들 몫...


섬세하게 생겼고 그런 일을 하는 캐피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고, 반대로 아담은 거칠게 살아왔지만 성정은 세심해서 둘의 케미가 이렇게 쩌는게 아닐까! 퍼즐처럼 꼬옥 맞는 아담캐피 또 별안간 뽕이 차오른다...


텔러탐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