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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씩 일교차 큰 날에 하교때 보면 대만이가 그 목도리 두르고 서태웅 자전거 뒷자리에 앉아있을거 같다 대만이는 자기가 짝사랑하는 형이 자기한테만 목도리 주고 정작 본인은 재채기 하고 그러니까 이거 썸인가?? 하고 설레여 하겠지

그러다 하루는 대만이가 다들 먼저 나간 락커룸에서 용기를 내서 서태웅 볼에 가볍게 뽀뽀하고 물러나는데 서태웅이 당황+무슨짓이지? 하는 눈으로 보고 있으니까 자기가 착각했구나 싶어졌겠지 그래서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밖으로 나가는데 한 3분 있다가 다시와서 적반하장으로 굴거 같다

"왜 나한테만 목도리 직접 둘러줬어요? 왜 나랑만 손크기 재주고 내가 뭘 잘하는지 뭘 잘먹는지 알아봐줬냐구요!"

서태웅은 갑자기 아끼던 후배한테 기습(?)뽀뽀도 당했는데 죄송하다던 놈이 나갔다가 땡땡 불은 볼로 금방와서 저러니까 나름 어이가 없었겠지 그런데 얘가 말하는걸 들으니 또 내가 왜 그랬지? 싶었을거야 원래 그렇게 챙겨주거나 만지는걸 좋아하는 성격은 또 아니였으니까 그래서 잠시 생각하다 입을 열었어

"너는... 농구도 잘하고.. 우리팀에 꼭 필요하니까?"

서태웅의 말에 정대만이 멈칫했음 아마 속으로 그.. 그런가? 하는 생각을 하는것 같았지 서태웅은 '저것만은 아닌데'라고 생각했지만 말로 표현하기 힘든 일이라고 생각했지 그리고 안타깝게도 정대만은 제 선배가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았음

"이익... 그건.."

서태웅의 말에 정대만은 잠시 망설였어 억울해 보이는 얼굴이 태웅의 눈을 바라봤지 그러다 그 삐죽이던 입이 한숨을 푹 쉬고 말했어

"알았어요 제가 죄송했습니다 선배님"

그러고는 휙 몸을 돌려 저벅저벅 걸어가버렸지



ㅡㅡㅡㅡ



정대만은 어이가 없었어

"타"

누구 때문에 옷도 제대로 못 갈아입고 나왔건만.
창피함과 속상함에 울적해진채 학교 운동장을 다 건너왔을때쯤 뒤에서 챠르륵하고 익숙한 소리가 들렸을땐 정대만은 그저 '아 왜 하필 같은 길이지' 라고만 생각했어 이게 무슨 쪽인가 싶었을거야 그러면서 빨리 당사자가 지나가기만을 빌었지
그런데 점점 커지던 소리가 느려지면서 옆에서 들릴때쯤, 낯익은 목소리가 "같이가" 라고 말한듯 해서 대만이는 귀를 의심했어 같이? 지금? 지금?? 몇분전에 나 차인거 같았는데?? 그것도 개쪽팔리게 착각해서??? 스스로 이건 환청이라 결론지은 정대만은 고개를 숙이고 걷는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음 문제는 앞으로 가던 자전거 소리가 멈추더니 가는 소리가 나질 않았단거였지
이상해서 고개를 들고 앞을 보니 외사랑으로 결론이 나버린 얄밉게도 잘생긴 형이 자신을 보고서 한다는 말이 "타" 그거였지

"먼저 가세요 안태워주셔도 괜찮.. 습니다"

어색하게 나온 거리를 둔 극존대에 까만 눈썹이 맘에 들지 않는단 듯이 움찔거렸어 하지만 사실 그건 대만이가 알바는 아니였지 아니 1시간전도 아니고 십분도 안되서 이러기 있나.

"너 선밟았어"
"네?"

갑작스런 태웅의 말에 정대만은 순간적으로 제 발을 내려다봤어 아무것도 없는 회색길뿐이였지 다시 고개를 들자 태웅이 말했음

"기습적으로 그러고 가버리는게 어딨어 너 그거 반칙이야"

슬슬 창피함이 가신 정대만은 새삼스레 제 선배의 얼굴을 바라봤어 남들은 서태웅의 생각을 잘모르겠다고 하지만 자신은 알수 있었지 이건 끝이 아니구나

"하루 시간줘 생각해올게"

흔치않게 제눈을 보지도 못하고 제안을 하는 태웅에 정대만은 잠시 생각하는 척을 했어 그러곤 고개를 끄덕였지

"알았어요 형"
"...그리고 오늘은 태워다줄게 타."

태웅의 말에 대만이는 눈을 가늘게 뜨고 두살위 형을 빤히 봤어 하지만 이내 자주 오르던 자리에 올랐지 뭐 오늘까진 같은 환경이여야 이 농구바보형이 좀 알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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