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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4 20:10
오키나와 소년 태섭이 고향 떠나온 지 오래됐고 뭐든 주는 대로 잘 먹지만 가끔은 참을 수 없이 향토 음식이 그리울 때가 있는데 본인이 하자니 영 만족스럽지 않고, 가끔 카오루상이 간단한 건 해주지만 바쁜 엄마한테 부탁하기 미안해서 그냥 참고 사는 거. 비교적 많이 파는 여주 볶음 같은 거나 간간히 사먹음.

그러다가 어느 날은 늦게까지 왁자지껄 농구를 하다가 다들 코트에 벌렁 드러누워 수다를 떠는데, 백호가 배고프다고 라멘 먹고 싶다고 한 걸 시작으로 다들 각각 주먹밥, 오므라이스, 감자칩이며 먹고 싶은 음식들로 떠들기 시작하는데 그거 듣던 태섭이만 멍하니 천장 바라보면서 오키나와 음식들 생각하고 있었음.
그러다가 문득 백호가 섭섭쓰는 지금 뭐 먹고 싶어?하고 툭 치니까 자기도 모르게

당근 시리시리...카츄유...오키나와 두부....

하고 줄줄 불어버리고 아차 하는데

어?나 그거 할 줄 알아. 섬 두부.

옆에서 정대만이 하는 소리에 벌떡 일어난 태섭이 차마 부탁한다고는 못 하고 눈만 피하는 거 대만이가 쾌활하게 만드는 거 귀찮긴 한데 간만에 힘 좀 내볼까!해줬으면 좋겠다

정대만이 요리 잘한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어서 불안해진 태섭이지만 막상 불 없이 굳힌 오키나와식 두부 한 입 먹자마자 고향 바다가 보이는 기분에 그 날 사양도 모르고 왕창 밥 먹고, 많이 해버렸다고 싸 준 두부 한가득 들고 집에 가는 태섭이. 아라랑 카오루상도 이런 게 어디서 났냐고 반가워하면서 도란도란 둘러앉아 먹었으면 좋겠다

이후로도 가끔 정대만이 만든 두부 맛 못 잊어서 계속 연락하고 감사 표시하고 하다가 결혼까지 해버렸으면 한다
느바송이 되서도 가끔 정대만이 문자로
[오늘 오랜만에 두부 만들까?]
하면 보자마자 말랑쪼푸 표정 되서는 누구보다 빠르게 집에 가는 송태섭
동료가 어딜 그렇게 급하게 가냐고 하면 남편이 맛있는 거 해준대서 집에 가야돼! 하고 마저 뛰어가는 거 보고싶다ㅋㅋㅋ

정대만은 어릴 때 오키나와 여행 갔다가 식당에서 먹은 거 너무 맛있었는데 그 미친 친화력으로 주인 할배랑 친해져서 레시피 전수받고 가끔 해먹어와서 ㄹㅇ 오키나와 현지의 맛이었던 걸로


태섭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