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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1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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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웅이 미국 가는 날이 점점 다가오면서 농구 외적으로 유학 준비하는 스트레스랑 멍청이랑 한동안 헤어져야 한다는 압박감에 캐붕 제대로 일어나면 좋겠음 백호가 곧 따라올 거라 믿지만 백호 주변에 있는 놈들을 못 믿겠음 당장 입장 바꿔서 멍청이가 다른 놈이랑 사귀고 있는데(상상만으로 괴로움) 그놈이 자리를 비운다? 바로 그딴 놈 잊게 해주고 애인 자리 차지해버릴 거임
태웅이 혼자 텔레노벨라 한 편 머릿속으로 갈기면서 눈 이글이글 타오르니까 백호는 눗? 하더니 왜 그러냐? 뽀뽀해 줄까? 하고 오리 입술 삐죽 내밂 백호도 태웅이랑 한동안 떨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싱숭생숭해서 앞에선 괜찮은 척하지만 멍 때리는 빈도수가 잦아짐 결과적으로 한층 더 귀여워졌습니다
도톰한 입술을 집어삼킬 듯 머금으면서 절대 못 줘 생각하는 태웅이...
원래도 거의 하숙생이었으면서 입학 날짜까지 확실해진 이후로 백호 집에 눌러 살며 온갖 커플 템이랑 자기 물건으로 백호 덮어씌우는 거 보고 싶다 백호 원래 흰색 검은색 기본 템 많이 입는데 어느 순간부터 보라색 빨간색 좀 화려한 색상의 나이키 제품이 겁나 늘어남 여기까진 백호도 괜찮았는데 사진도 잘 안 찍는 애가 자기 어렸을 때 사진까지 가져와서 백호 집에 도배를 해둠 이때부터 슬슬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음 어디선가 구해온 해괴한 커플템도 엄청나게 늘었음 어느 날은 반지까지 가져와서 슥 내미는데 아무리 봐도 애들이 커플링으로 나눠끼는 그런 급이 아님 이거 뭐냐 물어보니까 엄마가 나중에 며느리 생기면 주고 싶다고 했던 집안 가보라고 해서 백호가 당장 있던 자리에 두고 오라고 폭발함 근데 태웅이는 왜? 순서만 바뀐 거잖아 아니야? 나 멍청이랑... 너랑 결혼할 건데 너는 아니야? 하고 혼란 가득한 얼굴로 길 잃은 애처럼 서있어서 백호는 얘가 진짜 힘들어하고 있구나 새삼 느끼게 됨

그... 나중에 받거나 뭐 그렇게 할 테니까 일단 두고 와 어머니 도둑 든 줄 알고 놀라시겠다 하니까 태웅이가 엄마 허락받고 가져왔다고 함 백호는 어린 아들 외지에 보내는 것 때문에 온 집안이 다 힘들어서 정상 사고가 안되는 상태구나 생각했음(나중에 이거 듣고 태웅이 가족들 엄청 즐거워함) 결국 태웅이는 끝까지 납득 못했지만 결혼반지는 다시 갖다 두는 걸로 하고 백호가 가오 죽는다고 이런 건 누가 알려줬냐 질색하며 처박아놨던 서로의 얼굴 사진이 커다랗게 박힌 커플티를 하루 동안 입고 데이트하는 걸로 타협했을 듯

근데 그거 백호군단이 백호 놀리려고 태웅이한테 슬쩍 알려준 거임 그리고 하필 또 마주쳐서 백호군단은 바로 뒤집어질 듯이 웃으면서 놀리려다가 방금 전호장도 마주치고 온 백호가 너무 고통스러워 보여서 백호야 연애 재밌냐? 물어보는 걸로 자제했음 어쨌든 얘네가 놀리는 눈이 되어있는 걸 아는 백호는 박치기나 날리고 싶었는데 옆에서 여우가 물끄러미 보며 같이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걸 알아서 벌칙 받는 얼굴로 엉... 재밌다 대답했음 태웅이는 그 대답에 반질반질해져서 들었지? 그러니까 멍청이랑 데이트하는 거 방해하지 말고 빨리 꺼져꺼져꺼져꺼져꺼져 하는 눈빛을 보냈고 백호 군단은 나중에 두고두고 놀릴 생각으로 일단 자리 피해줌
백호는 피곤함이 몰려와 한 쪽 볼이 눌리게 태웅이 어깨에 기댔고 태웅이는 그런 백호의 이마에 입술을 붙이며 만족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