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45928685
view 1705
2023.06.01 01:18
https://hygall.com/545357545
빠가붕 잘못 눌러서 삼나더 삭제시킴ㅋㅋㅋ
대충 태섭이한테 감기기 시작한 할아버지였던 내용인듯



태섭이네 카센터에 차를 맡기고 수리한 이후로도 정회장님은 태섭이네 카센터에 종종 방문했음. 고급 세단에 탑승한채 카센터에 온 대만이를 보거나, 태섭이를 관찰했음.
그리고 태섭이는 그런 정회장님에게 살갑게 굴었음.
고집 세고 괴팍한 성정이 조금 난감했지만, 사랑스러운 제 오메가의 할아버지인데 어떡해?? 저 하나만 보고 가족들을 떠난 대만이에게 고맙고 미안했으니 꼭 화해 시키고 싶었음. 화해시키려면 일단 밉보였을 저에 대한 인식부터 고쳐야했으니까.

근데 태섭이 생각보다 정회장님은 좀 귀여웠음. 말투는 툴툴 거리는 투덜이 같았지만, 한 그룹을 오래 끌어온 경영인의 눈 치고 꽤 맑고 솔직한 눈은 저를 생각보다 싫어하는 것 같지 않았고ㅋㅋ 그리고 매번 대만이가 태섭이 따라 카센터 오는 날은 멀찍이서 보고 가는게 안쓰럽기도 하고ㅋㅋㅋ 할아버지는 역시 대만이랑 화해하고 싶은 것 같았지.
대만이 왈, 잘못했다고 싹싹 빌지 않으면 돌아올 생각 말랬다는데...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일단 정회장님께 잘보이고 싶어서 방문하실 때마다 나름 성심성의껏 대접했더니, 어느새 사무실에서 가끔은 함께 점심도 먹는 사이가 되어버렸어. 툴툴 거리는 건 여전했지만, 같이 얼굴 보며 밥 먹는 사이가 되었다는 건 꽤 진전됬다는 거잖아??



오늘 점심은 직원들이 중식을 먹고싶어해서 짜장면이랑 탕수육을 시켰음. 그런데 마침 정회장님이 카센터에 온 거야ㅇㅇ
짜장면을 시킨 곳은 평소 시키는 곳인데 나름 알아주는 맛집이고 대만이도 꽤 좋아했기에 대접하기 썩 괜찮은 거 같았어.

"와이프가 여기 짜장면 맛있었다고 좋아했어요."
"근데 와이프 없이 자네만 먹나?"
"하하, 저녁에 또 먹으면 되죠. 와이프가 원하면 시킬 거예요. 한 번 잡숴보세요."

그렇게 짜장면 좀 먹으려는데 사무실 문이 열리고 대만이가 들어왔음. 집에서 여기까지 걸어왔는지 허리 통통 치는 대만이에게 얼른 다가가 살폈어. 다행히 어디 아픈 곳은 없는 것 같았는데, 아 맞다... 정회장님이 계셨지...?

".... 할아버지, 여기서 뭐해?"

정회장님도 굳은 상태, 늘 솔직한 얼굴이던 와이프는 눈을 땡그랗게 뜨고 있는데 그 표정의 의미를 모르겠어... 대만이가 눈을 굴려 저를 봐. 이 눈빛은 뭔지 알아. 네가 왜 할아버지랑 밥을 먹냐? 젠장 여지껏 할아버지랑 접촉하고 있었던 거 비밀로 했었잖아... 아놔, 나 어떡하지?

"어? 대만이형 할아버지에요?"
"헐, 그러고보니 눈썹 모양이 똑같네?"
"다른 곳은 별로 안닮았..아, 아니지. 두 분 다 잘생겼죠"
"대만이 형 할아버지였는데 아무도 몰랐나봐요!!"

직원들이 떠들기 시작해. 다들 카센터 사모님인 대만이가 결혼 반대로 집 나온 것은 얼추 알았었지만, 그 반대했던 가족이 카센터 VIP가 된 정회장님인줄 몰랐으니까. 태섭이는 이 흐름에 묻어가기로 했음.

"형 할아버지셨어요? 예전에 딱 한 번 사진으로 뵜었는데 깜빡했네요. 어쩐지 낯 익더라... 할아버님,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대만이형 남편이 된 송태섭입니다."

태섭이가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했어. 그러자, 떠들던 직원들도 말을 멈추고 90도로 허리 숙이며 인사하고는 자기 소개를 시작했지. 그리고 정회장님은 여전히 짜장면을 든채 가만히 계셨어ㅋㅋㅋㅋㅋ

하나뿐인 오메가 손주와 재회하는 상상 여러 번 했었지만, 설마 짜장면 들고 이렇게 멋없는 재회를 할 줄이야... 대만이한테 싹싹 빌 때까지 볼 생각 말라고 으름장 놨었는데 체면이 말이 아니야..
그대로 짜장면을 탁자에 탁! 두고 떠나야할지, 반성하고 있는지 확인하러 왔다고 할지... 잠깐 동안 고민했는데, 그간 근심없이 잘 지냈는지 그늘 한 점 없는 얼굴을 가까이서 보니 마음이 놓여. 더 손주 얼굴 가까이서 보고싶고, 제 손주 손도 잡아보고싶고, 임신하고 아픈 곳은 없는지 묻고 싶어져.

근데 차마 말이 떨어지지 않는데, 대만이가 태섭이를 보더니 입을 열었어.

"태섭아, 나도 짜장면 먹고싶어."
"그랬어요? 이거 막 시킨 거예요. 같이 먹어요."

태섭이가 대만이를 데리고 제 자리에 앉혔어. 대만이가 다시 말했어.

"할아버지, 여기 짜장면 맛있다? 호텔 중식 레스토랑보다 맛있는 거 같아. 할아버지도 먹어봐. 여기 왜 있는지는 이따가 얘기하자."

그렇게 말하고는 작게 말했어.

"할아버지, 많이 보고싶었어."